"'원전 의혹', 북핵 협상 위험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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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의혹', 북핵 협상 위험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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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시도”

북한과의 협상에 관여했던 전 미 고위 관리들은 한국 정치권에서 제기된 ‘북한 원전 의혹’과 관련해, 추진 의도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도 관련 문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VOA가 4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는 논란에 워싱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인사들은 과거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해 에너지 지원 등 각종 유인책을 테이블 위에 올렸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이다.

전 국무부 외교 관리들은 북한의 합의 위반으로 오래 전 용도 폐기된 원자로 제공안이 ‘원전건설 추진방안’으로 다시 문건화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 경과를 주목하고 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 원전 건설 보도와 주장을 접하고 매우 놀랐다”며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성급히 판단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미 정당성을 잃은 유인책이 북핵 문제가 오히려 악화한 상황에서 재등장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2006년 1차 핵실험은 북한 정권에 어떤 형태로든 원자력을 제공할 근거를 허물어트렸다”며 “어떤 가용한 기술을 이용해서라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너무나 분명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우리는 그때부터 명백히 핵무기 기술 증진에 열중하고 있는 핵무장국 북한을 상대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자 그런 지위를 유지하려는 북한 정권에 누군가 핵 관련 에너지 지원을 제공하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유엔 안보리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 사건을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국의 어떤 정부라도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북한에 원자로를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통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를 이듬해 제네바합의로 봉합한 뒤 북한에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하는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전 국무부 협상가들은 북한에 원전을 지원할 여건이 아니라면서도 한국 정부의 의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북한과 협상을 이끌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는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의 장점이 무엇이든, 그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데 어떤 장점이 있다고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나의 견해는 역사로 인해 ‘오명’을 얻었음을 상기시키겠다”고 전제한 뒤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의 협상가로서, 나는 북한이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를 얻도록 돕는 게 좋은 생각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이 북한의 원전 획득을 지원할 좋은 시기인지 아닌지는 상황에 달려있고, 현재로서 그 상황은 분명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1997년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경수로 건설을 시작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미국 측 수석협상가를 지낸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리스 전 실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며 원전 건설 추진은 애초에 극비로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스 실장은 김정은 정권의 존재 자체를 협상의 장애물로 규정하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북한과의 합의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번 논란으로 더욱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 북한 정권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북한과의 합의 도출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연락창구인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한 외교 당국자들과 핵·미사일 관련 협의를 주도하며 한때 ‘대화파’로 분류됐던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도 북한과의 협상은 어떤 보상책을 내걸어도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1994년 10월 체결됐던 제네바합의가 파기되면서 핵원료 공급원인 기존 5MW 흑연감속로를 대체할 경수로 2기를 짓는 계획이 중단된 것”이라며 “제네바합의가 파기된 것은 북한이 몰래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 개발 여부 검증에 필수인 국제 사찰단과 감시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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