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는 암흑의 대륙 아프리카의 정점에 카이로는 그렇게 서 있다. 그렇다. 카이로는 아프리카의 일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 아프리카는 지구표면 육지면적의 25퍼센트를 차지하고 하지만 인구는 2억6천43백만으로서 세계인구의 10분의 1도 안된다. 1 평방킬로미터에 인구밀도는 평균 7인꼴로 극히 회박한 사막의 대륙이다. 뿐만아니라 태양이 작열하는 불모의 사막은 산 땅이 아니고 흡사 죽은 땅에 다름 아니다.
땅이면서도 땅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는 땅아닌 땅인 것이다. 만약 이 불모의 사막을 녹색의 초원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이 이루어진다면 폭발점에 다다르고 있는 세계의 인구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세기의 복음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아프리카는 백인이 흑인을 착취한 제국주의의 피의 제단이다. 남부 아프리카는 금과 다이아몬드의 보고로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99퍼센트와 금의 50 퍼센트가 이곳에서 산출된다.
세계 자본주의의 촉수가 여기에 집중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흑인은 백인에게 땅을 빼았겼고, 노동력을 바쳤다. 백인의 아프리카 지배는 오욕과 무도無道의 역사다. 유럽의 양심 슈바이쳐는 백인이 흑인에게 지은 죄악을 대신 속죄하기 위하여 람바레네에서 흑인에게 사랑과 헌신의 봉사를 베풀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백인의 피몯은 손을 깨끗이 씻으려면 몇 사람의 슈바이쳐가 더 나와야 할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흑인들은 무지의 잠에서 깨어나서 힘차게 일어서고 있다.
암흑의 대륙에 새 아침의 광명이 밝아오고 있다. 잠자던 자가 눈을 떴고, 눌려 살던 자가 일어서고 있다. 오랜 세월을 압제와 굴종의 사슬에 얽매여서 살아 온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자유를 외치고 독립을 찾고 인권을 부르짖는 고함소리가 날로 드높아 간다.
아시아의 자각과 아프리카의 궐기는 세계정치의 중요한 국면이다.
아프리카는 미개와 문명이 함께 살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은 아직 미개한 흑인의 아프리카요, 그 이북은 문명한 백인의 아프리카이다. 카이로는 물론 그 후자 중에서 으뜸인 이집트의 수도다. 인구 450만명의 도시, 완전한 근대도시다.
인류최대 힘의 예술 피라미드
세계의 7대불가사의 중 유일한 현존물, 피라미드를 보기위해 카이로에 들렀다. 시간은 사람을 멸하게 하지만 피라미드는 시간에 도전한다는 설화가 뇌리를 스친다. 그렇다! 사하라 사막에 우뚝 솟아서 나일강의 흐름을 말없이 굽어보는 유구한 문명의 기념탑, 그것이 멤피스의 피라미드다. 피라미드는 고대왕조의 권위와 영화, 위대함을 자랑하는 역사의 거창한 기녑비이다. 피라미드는 미의 예술이 아니고 힘의 예술이다. 건조시의 높이 143.5미터, 기변 215.25미터.
사람이 죽은 뒤, 한 시기가 지나면, 우미優美의 육체를 찾아 온다. 그 육체가 썩지 않고 그대로 깨끗이 보존되어 있으면 그 영혼은 자기의 육체 속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다시 살아나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영혼이 자기 육체를 다시 찾아왔을 때 그 육체가 썩었거나 또는 파괴 손상되어 어느 것이 자기의 육체인지를 알아보지 못하게 되면 그 사람은 영원히 죽고 만다.
이러한 운명관의 필요에서 이집트의 미이라가 생겼다. 아울러 미이라를 견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 피라미드가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피라미드는 그들의 생사관 즉 영원히 살려는 생명의 욕구에서 생긴 것이다. 나는 피라미드의 가장 중심부에 들어가 보았다. 일어서면 머리가 닿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벌벌 기는 자세였다. 중심부에 쿠푸왕의 관을 안치한 방이 있다. 벽의 돌과 돌 사이엔 큰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다.
환기통이라고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북으로 뚫린 구멍으로는 북극성의 별빛이 새어들고, 남으로 뚫린 구멍으로는 남십자성 별빛이 스며들어, 두 빛이 미이라의 이마에서 서로 합친다고 한다. 현묘한 시적 세계를 연상케 한다. 안내인이 시키는 대로 "야호! 하고 소리를 길게 질렀다. 나의 소리는 심산유곡의 깊은 메아리처럼 피라미드 속을 길게 울린다. 불가사의한 음音이였다. 카이로 여정의 하이라이트였다.
피라미드 밖으로 나오자 눈이 부신 광채, 여전히 열풍은 후덥다. 이슬람교국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일부다처주의로 남자는 네 사람까지 아내를 거느린다. 여자는 거리를 활보할 수 없고 집안에서도 제일 깊은 방에서 거처한다. "빠르다제도"탓이다. <카이로Cairo>란 도시명은 아랍어로 "승리의 거리"란 뜻이다.
"나일강의 홍수가 관개灌漑하는 곳, 거기가 카이로다. 엘레판타인의 이쪽에 살면서 나일강의 물을 먹는 자, 그가 카이로 인이다" 아몬신의 이 잠언은 카이로를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인류문화사의 시발점에 서서 무정무심할 수 없는 상념에서 한 동안 빠져 나올 줄 몰랐다. [다음은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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