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외 계층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기부천사가 있다. 소아암 환아를 위해 소중히 길러온 머리카락과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손수 만든 마스크를 기부한 날개 없는 천사의 주인공은 육군 제1군수지원사령부 수도군수지원단 급양대 김홍 대위.

김 대위는 지난 5년간 총 3회에 걸쳐 1m(2016년 40cm, 2018년 35cm, 2020년 30cm)가 넘는 머리카락을 소아암 환아 가발제작을 위해 기증하였고, 퇴근 후 짬짬이 만든 면 마스크 총 500개(소아용 150개, 청소년용 150개, 성인용 200개)를 2회에 걸쳐 보육원에 기부하였다. 이밖에도 적십자, 국제 구호개발 기구, 소아암과 어린이 화상환자를 위한 기부금까지 매월 15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 몸이 아픈 아이들에게 특히 마음이 쓰인다는 김 대위는 꼭 돈이 아니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찾고 싶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헌혈이 제한되자 소아암 환우를 위한 가발제작용으로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작은 몸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것도 힘든 데 탈모로 정신적 고통까지 받는다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던 김 대위는 그야말로, 기부를 위해 머리카락을 길렀다.

암 환자용 가발은 파마와 염색처럼 멋을 내기 위해 하는 시술은 일체 하지않아야 한다. 뿐만아니라 혹시 모를 생활 속 모발 손상을 막기 위해 긴 머리카락을 드라이기가 아닌 자연 바람으로만 말리고, 튼튼한 머리카락을 위해 꾸준히 단백질도 섭취하였다. 5년간의 정성스러운 노력으로 최근 3번째 기부를 하고 4번째 기부를 위해 다시 머리를 기르고 있다.

이러한 기부 활동은 2016년 체력증진을 위해 가입한 사이클 동호회의 ‘자전거 기부’에 동참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고장이 나거나 타지 않는 자전거를 모아 새것처럼 고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등하교용으로 기부하는 활동이었다. 그렇게 춘천 소재 보육원인 애민원과 인연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애민원 아이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긴 김 대위는 논산으로 부대를 옮기게 되자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3월에는 입학식 선물을, 5월에는 어린이날 선물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그렇게 매달 10~20여 만원어치의 선물을 5년간 꾸준히 보냈다. 기부금을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가방, 신발, 잠옷, 동화책 전집 등 손수 고른 선물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올 초,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의 등교가 미뤄졌다. ‘입학선물 대신 무엇을 보낼까?’ 고민하던 김 대위는 기초생활수급자인 할머니가 직접 만든 마스크를 동사무소에 기부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임관 전 의상제작을 공부한 김 대위는 직접 마스크를 제작하여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는 벌, 나비, 로봇 같은 캐릭터가 있는 천으로, 중학생 이상 여자아이들을 위해서는 꽃무늬로, 애민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성인용까지 총 3가지 사이즈와 다양한 디자인으로 맞춤형 마스크를 제작하였다. 또 내부에 필터를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여 활용도를 높였다. 이런 김 대위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 현재까지 안전하게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다.

애민원의 정인철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으로 구입처를 찾기 어려웠고,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정책의 면제 대상에도 선정되지 않아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김 대위님의 마스크 기부 덕분에 다행히도 사각지대에 있던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를 잘 견디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대위는 이러한 기부 활동에 대해 “군인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사명으로 특히,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아프고 어린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내가 기부한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과 손수 만든 마스크를 쓸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행복하다”고 기부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