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색병꽃지금 내 고향에선 삼색병꽃이 피어나고 있을까 ⓒ 우리꽃 자생화^^^ | ||
고향은
노고지리가 초록 빛 꿈을 꾸는
하늘을 가졌다.
폴폴 날리는 아지랭이를 호흡하며
실냉이도 자라고
할미꽃 진달래 송이송이 자라고
태고적 어느 신화의 여신이 속삭였다는
사랑의 밀봉(密蜂)의 울안처럼
왱왱 풍성하다.
언덕을 지나고 시내를 건너고
봄의 노래 맞아
고향으로 간다.
고향은
아직도 내 마음에
너그럽다.
고향... 고향은 어떤 곳을 말할까요. 그리고 출생지와 고향은 같은 뜻일까요? 한때 고향과 출생지의 말뜻을 놓고 논란이 일어난 적도 있었습니다. 고향의 사전적인 의미는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입니다. 그리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을 말합니다. 하지만 출생지는 그와는 다릅니다. 출생지는 단지 내가 태어난 곳을 말합니다.
언뜻 들으면 그게 그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향과 출생지는 분명히 다릅니다. 옛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과 출생지가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자신이 태어난 곳이 곧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이며, 자신 또한 어른이 되기까지 성장한 곳이니까요.
하지만 팽이처럼 팽팽 돌아가는 요즈음 세상에서는 한곳에 오래 정착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옛날의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 제도로 바뀐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현실이 그러하다 보니 나는 어디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도 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경우 고향이 어디라고 말해야 할까요. 그러한 사람은 호적상으로는 부모님의 고향이 바로 자신의 고향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호적을 떠나서,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자란 곳이 고향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오래 살았던 곳을 흔히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정지용 시인은 고향에 대해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산꿩이 알을 품고/뻐꾸기 제철에 울건만,//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뿐이라고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마음 속의 고향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고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마산 오동동에서 태어난 '우수의 황제' 김수돈은 "고향은/노고지리가 초록 빛 꿈을 꾸는/하늘을 가졌다"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고향에선 "폴폴 날리는 아지랭이를 호흡하며/실냉이도 자라고/할미꽃 진달래 송이송이 자라고" 있습니다. 고향은 마치 "태고적 어느 신화의 여신이 속삭였다는/사랑의 밀봉의 울안처럼/왱왱 풍성"한 곳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쓸쓸할 때나 허전할 때면 마음이 먼저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언덕을 지나고 시내를 건너고/봄의 노래 맞아/고향으로" 달려갑니다. 고향은 언제나 아버지의 품속처럼 드넓고,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올리기만 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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