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르트> 믿음이 없는, 완벽하지만 헛점투성이인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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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쿠르트> 믿음이 없는, 완벽하지만 헛점투성이인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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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쿠르트> 포스터^^^
영화의 결말은 다소 싱겁다. 이미 중반부터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그런 뻔한 결말은 이 영화를 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주어지는 제임스의 트릭은 그 싱거움을 해소시켜 주었다. 너무도 뻔한 결말이라고 실망하면서 긴장을 놓았던 탓인지 마지막 트릭이 주는 긴장해소의 만족감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이었다.

인생에서 단 한번의 기회를 잡으라면 그것을 놓아버리겠어? 아니면, 꽉 잡아버리겠어? 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이 즈음. <8마일>의 주인공은 그 기회를 놓아버렸지만, <리쿠르트>의 주인공 제임스는 그 기회를 꽉 쥐게 된다. 그것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좋은 길이든 나쁜 길이든 그는 그 기회를 꽉 쥐게 되고 <리쿠르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스릴러는 시작된다.

오랫만에 스릴 있는 영화를 보는 탓인지, 시종일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 영화는 '레일라'와 '제임스 클레이튼' 그리고 '월터 버크' 교관의 삼각관계를 다루는 듯 조심스럽게만 보인다.

이미, 예고편을 비롯 각종 매체에서 홍보한 것처럼, "액면 그대로 믿지 마라" "누군가 있다! 이 완벽산 조작 뒤에…" 와 같이 아무것도 믿지 않고 영화 속에 몰두하다 보면 이미 "악인"은 초반부터 예측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그 이면에 감추어진 "레일라"의 존재는 긴장의 끈을 결코 놓칠 수 없게 만들었으며 "레일라"와 "제임스"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두뇌싸움은 영화적 재미를 한층 높여 놓았다.

채용인과 채용당한 사람과의 관계는 인생을 역전시켜 놓기도 한다. 한참은 후배였던 사람이 어느 순간, 한참은 선배였던 존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능력 여하'에 따른 것이다. 이 와중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신종 범죄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흔히 '소인배'라고 한다. '소인배'와 '소시민'은 전적으로 다른 성질의 것이다. '소인배'는 자신의 능력없음을 탓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전적으로 '사회'의 탓으로 돌리며, '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의 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하며, '남'이 나를 몰라주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라며 한탄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의 인생은 전적으로 '불행'하며 그리고 '빗나간'세상을 향해 '빗나간'행동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소인배'들을 양산하는 것 또한 '사회'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틀 안에 갇혀 있으며, 틀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관념'이나 '사회적인 통념'을 깨뜨리지 않으면 안된다.

<리쿠르트>에 어떤 법칙 같은 것은 없다. 월터 버크가 제임스 클레이튼을 선발했을 때, 이미 월터 버크는 제임스와의 머리싸움을 시작했으며 그것은 결국 극복할 수 없는 삶의 마지막 전쟁이었다. 스파르타쿠스라는 상대 서버의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콘트롤할 수 있는 프로그램처럼, 월터 버크는 "제임스"와 "레일라" 그리고 "잭"을 마음대로 조정하였지만, 그도 자신의 삶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리쿠르트>에 주어지는 모든 법칙은 <믿음이 없는, 완벽하지만 헛점투성이인 조작> 에 갇혀 있다. 시종일관 치밀하게 머리를 써야 하지만, 정작은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 그렇다고 만끽할 수 있는 스릴을 포기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 정말, 간만에 보는 서스펜스가 넘쳐나는 흥미로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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