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식들에 핵무기 부담 주고 싶지 않다”
김정은 “자식들에 핵무기 부담 주고 싶지 않다”
  • 성재영 기자
  • 승인 2020.09.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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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우드워드 기자, 저서 '격노'에서 밝혀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Rage)’.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Rage)’.

북한 김정은이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자신의 자식들에게 핵무기의 부담을 지게 하고 싶지 않다며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장이 새로 출간한 책에서 밝혔다.

15일 VOA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018년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남에서 자식들에게 핵무기의 부담을 지게 하고 싶지 않다며 비핵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출간된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장의 책 ‘격노(Rage)’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8년 4월 초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 측으로부터 북한이 비핵화할 의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김정은은 “나는 한 사람의 아버지 (I’m a father)”라며 “내 아이들이 남은 삶 동안 그들의 등에 핵무기를 짊어지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책은 밝혔다.

김정은은 또 폼페이오 장관에게 당시 미국과 북한이 전쟁에 “매우 가까웠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양측이 긴장을 더이상 고조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는 데 신속히 합의했다고, 책은 덧붙였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이 책에서 2018년과 2018년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오고 간 편지 27장을 입수했다며, 그 중 25장은 자신의 책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서한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앞서 알려진 “전 세계는 머지않은 미래에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저와 각하의 또다른 역사적 만남을 틀림없이 보게 될 것”이라고 한 김정은의 2018년 12월 25일자 서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8일자로 답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답장에서 “당신의 따뜻한 마음과 생각을 매우 감사히 여긴다”며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 두 나라 간 훌륭한 결과가 성취될 것이라는 데 의심이 없으며,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두 정상은 당신과 나”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 1월 8일에는 김정은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에서 “축복과 성공으로 가득한 세월이 있을 것”이라며, “당신의 나라는 역사적인 번영의 길로 곧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차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보낸 것으로 여겨지는 2019년 1월 18일자 편지에서는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며 “곧 만나자”고 말했다.

책은 이 편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편지와 달리 타자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검정 매직마커 펜으로 손으로 쓰여졌고, 편지 말미에는 ‘당신의 친구 도널드 J. 트럼프 (Your friend, Donald J. Trump)’라고 적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2월 19일자로 김정은에게 보낸 짧은 서한에 싱가포르 회담에서 촬영한 사진 4장을 함께 보내면서, “다음 주에 만나는 것을 기대한다”며 “그것은 위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또 미국이 2017년 북한이 처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대해 전략 미사일 발사로 대응한 것도 서술했다.

북한이 2017년 7월 3일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급 화성 14호 미사일을 발사하자 짐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의 승인에 따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전략 미사일 발사를 지시했다.

당시 언론들은 북한의 ICBM 발사 이틀 후인 2017년 7월 5일 미군과 한국군이 동해에서 실시한 합동 미사일 타격 훈련에서 주한미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과 한국군의 현무-2A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된 것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의 책은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demonstration)와 경고 성격을 띄었던 미군의 미사일이 한반도 군사분계선에서 평행한 길을 따라 위치한 해변에서 발사됐으며, 동해로 186 마일, 즉 299㎞를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거리는 미군의 미사일 발사점을 기준으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 또는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것으로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텐트까지의 거리와 똑같은 거리였다고, 책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미사일 발사 거리는 김정은에게 신변안전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를 전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미국의 미사일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이나 김정은 위원장을 쉽게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정권이 깨달았음을 시사하는 첩보는 입수되지 않았다고, 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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