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 실패'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
“北, '경제 실패'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
  • 성재영 기자
  • 승인 2020.08.21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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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외적 요인 해결 없이는 타개책 제한적”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제재와 국경 봉쇄, 홍수의 3중고 속에서 경제 목표 달성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VOA가 21일 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이 경제에 중점을 둔 노동당 대회 개최를 한 것은 경제 발전 정도가 외부 세계에서 생각한 것보다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국경 봉쇄에 따른 북-중 무역량 감소, 지속되는 대북 제재, 최근 발생한 홍수 등 3중고 속에서 경제 운영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당국은 19일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사실상 경제 개발 실패를 인정하면서 내년 1월 열릴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과거 경제 지휘를 비판하며 개선책을 제시한 사례를 고려했을 때,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이 이례적인 움직임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이것이 김정은의 지도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김정은이 집권 후에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보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어떻게 이런 어려움에 대처할 지가 김정은의 지도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향후 몇 개월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의 3중고가 새로운 경제 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거시적 측면에서 김정은이 추진해왔던 경제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마무리되는 5개년 전략의 약점과 어려움을 고려했을 때, 북한 당국이 결국에는 경제 체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정책을 설립할 열망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정책에 관한 예측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당 전원회의에서 계획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언급이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시장 경제 요소를 수용하기 위한 제도 설비 등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김정은이 이번 당 전원회의를 통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큰 변화가 제시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현 시점에서 북한 지도부의 모든 선택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성공하지 못한 기존의 체제를 수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급진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택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 당국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현 과정을 수정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이 대외 정책을 통한 제재 완화 등 외적 요인을 해결해야 ‘근본적인 경제 문제 (fundamental economic problems)’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제재 완화, 여행 제한과 국경 봉쇄 조치 해제, 홍수와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시간과 자원 등이 경제 개발을 위해 필요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내외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당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거나 제도적 문제의 결과로 초래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노동당 대회가 1월로 계획된 점에 주목하면서, 11월 초에 치뤄지는 미국 대선의 일정도 당 대회 개최 시점에 일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뱁슨 고문은 북한의 새로운 정책이 정책 작동에 관한 북한 당국의 자체적인 판단과 11월 초 미국 대선 결과 등 대내외적 변수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뱁슨 고문은 또 미국 대선이라는 대외 일정 뿐 아니라 올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이라는 대내적 행사를 고려했을 때, 내년 1월은 북한 당국이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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