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아름다운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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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아름다운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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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84>이재금 "사랑하고 싶으면"

슬픔 일면 밭이랑에 선다
기쁨 일어도 밭이랑에 선다
포근한 가슴 풀어
냉이 씀바귀 조뱅이 바랭이 소롯이
깨끗한 꿈으로 자라게 하는
낮은 밭이랑에 서면
슬픔도 아름다운 사랑인 것을

휘파람 불며 밭으로 간다

 

 
   
  ^^^▲ 슬픔이 일면 밭이랑에 서라
ⓒ 노루발/우리꽃 자생화^^^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침이 오면 곧 태양이 이글거리는 점심나절이 오고, 노을이 물드는 저녁이 오고, 이윽고 세상의 모든 것을 잠재우는 캄캄한 밤이 옵니다. 산다는 것은 이러한 대자연의 이치와 하나도 다를 바 없습니다. 기쁨이 오면 슬픔이 오고, 사랑이 오면 이별이 오고, 배가 부르면 이윽고 배가 고파오는 것이 바로 사람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 사람들은 종종 이러한 대자연의 이치를 망각한 채 살아가는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저 눈 앞의 이익과 자만에 빠져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그렇게 욕심을 부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또한 조금만 재물을 모으고 명성을 얻으면 그것이 천 년 만 년 갈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여러 분! 자만과 이기심에 빠질 때마다 뒤를 돌아보세요. 찬란하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온몸에 받고 있는 내 뒤에는 무엇이 있던가요. 길게 드리워진 검은 내 그림자가 보이지 않던가요. 그리고 늘 온몸을 찬란하게 비출 것만 같던 그 햇살도 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던가요?

이재금 시인은 타고난 농사꾼입니다. 그는 평생 흙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흙을 떠나서 살 수도 없었던 사람입니다. 그는 밀양에서 태어나 평생을 낮은 밭이랑처럼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 시인입니다. 그는 살다가 슬픈 일이나 기쁜 일이 생기면 곧잘 어머니 품속 같은 밭이랑으로 달려갑니다.

낮은 밭이랑은 그때마다 "포근한 가슴 풀어/냉이 씀바귀 조뱅이 바랭이 소롯이/깨끗한 꿈으로 자라게" 합니다. 밭이랑은 풀만이 아니라 시인의 슬픔과 기쁨도 함께 자라게 합니다. 그래서 밭이랑에 서면 "슬픔도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낮이 없으면 밤이 없고, 하늘이 없으면 땅이 없는 것입니다.

밭이랑에 선 시인의 마음 속에는 늘 휘파람 소리가 납니다. 슬픔이 밀려올 때도, 기쁨이 밀려올 때도 휘파람 소리가 납니다. 왜냐구요? 슬픔의 그늘은 기쁨이요, 기쁨의 그늘은 슬픔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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