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도시에는 상징하는 노래들이 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부산, '목포는 항구다', '목포의 눈물'은 목포, '대전 부루스'는 대전, '안동역에서'는 안동이 바로 떠오르게 된다. 나중에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친근감을 더욱 갖게 해줌은 물론이다. 춘천을 대변하는 국민가요 '소양강 처녀'도 마찬가지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공기가 맑고 북쪽의 소양강 줄기가 봉의산을 필두로 시내 서쪽으로 휘감아 돌면서 분지 속의 풍광이 운치가 있다. 각 지역마다 특징이 있지만 천혜의 도시로 전국적으로 여기만 한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 아름다운 산세와 더불어 감자와 옥수수가 많이 생산되는 가원도에서 특히 닭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을 꼽는다면 춘천이 으뜸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도달하는 춘천은 북쪽으로 화천의 감성마을이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맑은 별을 볼 수 있으며, 국내 최장 유리다리 스카이워크 등이 있다. 남쪽에 인접한 곳으로는 지난날 각 대학 새내기들이 선배들과 통일호 기차를 타고 MT를 자주갔던 가평, 매년 강변가요제가 열렸던 청평유원지 등이 있어 중장년들에겐 낭만의 추억을 소환케 해주며 지금 세대는 솔로 또는 커플, 많은 유튜버들이 맛을 찾고 여행을 겸해 찾는 곳으로 변했다.
특히 남쪽의 가평, 청평, 남이섬 등은 지금도 일반인과 대학생 단체 캠프장으로 자주 활용되는곳이다. 이렇게 춘천과 인접한 지역까지 포함해 북쪽의 소양댐까지 가다보면 둘러 볼 곳이 꽤 많다. 따라서 단순히 춘천만 가는 게 아니고, 1박 2일 정도 일정 잡아 다녀 온다면 이 보다 멋진 여행지는 없을 것이다.
춘천은 기자가 학교 기숙사에서 2년, 학교 앞 하숙집에서 1년 이렇게 3년의 고교시절을 보낸추억어린 곳이다. 육사 예비생도로 불리며 그와 비슷한 모자에 회색교복, 구두를 단정하게 신었던 70년 말렵의 모습들. 열 일곱 어린 나이에 기숙사에서 엄한 규율 속에 동기들과 의젓하게 생활했던 장면이 머릿 속에 아련히 떠오른다.
춘천을 떠나 서울서 대학 다니며 군대 다녀오고 직장생활 등 서울사람 된지 어느덧 40년. 자주 가진 못하지만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들러보는 평생 나만의 국내 여행지로 첫 번째 코스가 됐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 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가수 김태희가 불러 국민의 마음을 애틋하게 만들었던 소양강 처녀 가사다. 60세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가슴에 작은 설레임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삭막했던 감성을 다시 일깨워 주기에도 충분하다.
자동차로 서울에서 춘천가는 코스는, 서울 출발 - 경춘양양고속도로 진입 - 가평휴게소 - 남쪽에서 좌측 코스로 춘천시내 진입. 시내를 들렀다면, 북쪽 외곽으로 빠져 소양댐 선착장 - 청평사. 소양호 선착장에서 배편으로 청평사를 다녀 오려면 얼추 1시간 반에서 2시간은 잡아야 한다. 배는 30분 간격으로 띄운다. 여기서 다시 춘천시내로 들어와 소양강 처녀상 및 스카이워크 - 공지천 및 조각공원 순으로 잡으면 된다. 서울 - 춘천 코스를 1박 2일로 잡으면 중간에 남이섬까지 한결 여유롭게 다녀 올 수 있다.
춘천은 겨울엔 로맨스가 있고 여름엔 낭만이 흐르는 곳이다. 철로는 강변을 따라 지나간다. 옛날의 '칙칙폭폭' 이나 '덜그럭 덜그럭' 소리는 없지만 한없이 조용한 열차는 승객을 나른함에 빠져들게 만든다. 차창으로 흐르는 녹색의 푸르름과 청명한 하늘의 구름은 스케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열차여행의 묘미는 무엇보다 중간에 내려서 가고픈 코스를 둘러 보는 것이다. 춘천역에 도달하기 전 김유정역에 내려 폐 철로를 걸어 보는 것은 자동차 여행과는 또다른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그럼, 지금부터 먹거리 많고, 볼 곳 많고, 즐길거리 많은 춘천에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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