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박스의 흙, 그리고 ... ⓒ 김유원 기자^^^ | ||
저는 올해로 도시생활 15년째랍니다. 서울로 유학 오면서 버린(?) 시골이 가물가물합니다.
지금 제가 사는 이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보이는 건 아스팔트 길과 콘크리트 주택뿐이군요. 하지만 너무도 잘 길들여져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흙집과 먼지 날리던 그 길이 생경할 정도입니다.
식탁에도 변화의 물결이 보기 좋게 자리 잡았습니다. 열무와 상추에 새빨간 고추장을 부어 쓱쓱 비벼먹던 한끼 식사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피자와 스파게티, 햄버거에 잘도 익숙해졌으니까요.
흙과 사람과 한국은 간데없고, 시멘트와 돈과 미국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길가에 버려진 스티로폼 박스를 주워들었습니다. 그리고 청소용 삽을 들고 이웃집 텃밭에서 흙을 가득 담았습니다.
처남이 사온 고추 모종 네 포기와 상추 여섯 포기를 줄 세워 심었습니다. 저는 이 박스에서 고추를 따먹고 상추를 거두고 싶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흙냄새와 인정과 우리나라를 찾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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