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진보(進步)
스크롤 이동 상태바
뒤로 가는 진보(進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구화된 진보는 '또다른 진보'인가?

 
   
     
 

구한말 개화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김옥균의 삼일천하가 그러하고 김홍집의 갑오개혁이 그러했다. 그러나 모두 참담한 좌절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그들의 시국관은 정확했다. 개혁의 필요성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개혁은 실패했다. 왜였을까? 철없던 어린시절 필자를 따라다니던 의문이었다. 그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있지만 필자의 결론은 민심의 외면이었다.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권은 모래성일 뿐 언제 무너질 것인가라는 문제만 남을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그들 개화파들은 백성을 외면한 개혁을 백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행했다. 이른바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무시하고 홀로 진도를 나가는 교사는 의미가 없다. 그 대표적인 예로 단발령이 그러하다. 반 만년 동안 이어온 머리를 어느날 갑자기 깍으라 함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그 필요성을 끊임없이 계몽하여 의식전환을 시도해야 했고 의식전환에 시일이 걸린다면 그동안 버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방법은 길거리에서 강제로 머리를 깍는 방법을 택하였다. 그 결과는?

 
   
     
 

이제 지금의 시국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자. 먼저 진보는 없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4.19를 거쳐 5.16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반국민의 의식에는 좌익과 우익이 있었을 뿐 진보란 말은 생소했다. 이 정부에 이르러 진보라는 말이 두각을 나타내고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하는가? 그들은 무슨 주장을 하는가? 필자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하나의 움직임을 정리해보자.

 
   
     
 

대충 큰 줄기만 추려서 이러하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국민 대처방법은 무엇이었는가? 반대하는 자들을 수구꼴통으로 궁지에 모는 일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저 필요성에 대한 형식적인 계몽만 있었을 뿐 어느날 갑자기 멀쩡하던 조선일보가 공격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국민들은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더구나 북한의 조선 비난 이후에 연이어 일어난 일이라 국민들이 경계를 함은 더욱더 당연하다 하겠다.

그 와중에도 그들은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안티조선을 부르짖으며 조선과의 전쟁불사를 외치던 여당 대통령후보가 조선일보 언론탄압중지를 외치며 단식까지 하던 이를 시장후보로 추대하려는 촌극을 벌이는가 하면, 조선과의 인터뷰를 감행한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고 안티조선에 참여한 서울시장후보를 공격하는 촌극을 연출하기에 이르른다. 이쯤 되면 안티조선인지 모당 지지모임인지도 불분명해진 노릇이니 대국민 설득력은 이미 한여름 땡볕에 동사(凍死)했다고 봐야 한다.

더더구나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라는 곳에서는 이른바 주사파로 알려진 한총련을 버젓이 참여시켜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키는 우를 범함을 볼 때 필자의 입장에선 할말을 잃게 된다. 한 가지의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다른 주장들 역시 개화파 시대에서 그리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러니까 필자는 진보가 이때껏 진보하지 못했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새로운 진보라는 진보진영의 정체가 드러난다. 우리 국민이 알고 있던 진보가 아닌 전혀 새로운 개념의 진보가 그들의 본모습임을 보여주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괴상한 언론플레이라 하겠다. 진보진영의 미디어라 할 수 있는 매체 중에 오마이뉴스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어보겠다. 이미 그 매체의 문제점은 내부비판이 반대진영의 비판수위에 이르를 정도이니 그 문제점은 덮어두기로 하자.

어느날 광복회장의 인터뷰기사를 싣는다. 그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친일청산 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지금 와서 친일의 근거를 밝히긴 모호하다. 해서 이젠 용서하는 게 옳지않나?" 대충 이런 내용인 듯하다. 그 다음날로 여인철기자라는 자의 안하무인 반박글이 올라온다. 광복회장 사퇴하라는 어이없는, 정말 할말을 잃게 하는 글이 올라온다. 그뒤 벌떼같은 비난글들이 올라온다. 광복회장을 비난하는 기사가 며칠 동안 계속해서 올라온다. 할말을 잃게 할 정도의 글들이다.

여기서 한가지 심각한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일단 그 논조에 옳고 그름은 따지지말자. 그 여인철기자 나름대로의 소신이라고 하자. 문제는 그 기자가 민족문제연구소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곳이 바로 친일청산을 하기 위해 만든곳이 아닌가? 그럼에도 구태여 광복회장을 연계시키려는 이유는 정당성을 얻기 위함이다. 곧 정당성이 없음을 의미하는 건 아닌가? 그래서 시도한 방법은 여론몰이로 광복회회장을 그쪽 사람으로 갈아치우려 함인가? 다른 목소리 나오면 또 때려잡을 건 분명한거고. 그럼 왜 자기들끼리는 못하는 걸까? 분명 친일 인명사전편찬도 그들이 밀어붙였지 않은가? 무엇이 두려운 건가?

한가지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일을 할 때 무슨 각오로 하는 걸까? 무명소졸에 불과한 필자도 글을 쓸 때엔 웬만한 각오로 글을 쓰고 있음에야 그들은? 혹시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고 비계 낀 뱃살을 거북해하며 글을 쓰지는 않는가? 친일청산에 의한 뒷감당이 두려워 지지세력 뒤에 숨어 그들을 선동하는 건 아닌가? 뒷탈이 생겨도 할말을 만들어 놓겠다는 의지가 명백해보여 하는 말이다.

그 옛날 독립군들은 지지세력도 없는 벌판에서 홀로 목숨 걸고 싸웠다. 그렇다면 친일청산을 하려면 최소 그 절반의 의지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 듯한 명분으로 현혹시킨 지지세력이라는 권력을 이용한 목적 달성은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진보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필자의 눈에는 그들의 하는 양에서 수구와 기득권이라는 헛것이 자꾸 보이니 하는 말이다.

그 기자의 미군 여중생 압사사고의 단장의 미아리고개 헤프닝을 봐도 뱃살이 거북한 듯하다. 급기야 같은 진영의 논객이 조롱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야 더더욱 그러하다. 예를 들어 봤듯이 지금 진보의 형상은 묘하게도 하는 일마다 수구의 형상을 띠고 있다. 필자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결국 새롭게 생겨난 또 다른 진보이거니 애써 정리할 따름이다.

다음의 예가 좌익과 우익이 있던 시절 좌익 진영에서는 극좌가 없었다. 좌익의 뒤에 극좌가 숨어 있음이다. 지금의 진보에서도 좌익과 극좌가 사라진 것이다. 진보의 뒤에 좌익이 숨고 그 뒤로 극좌가 더 깊이 숨어버렸다. 그리고는 그저 진보로 뭉뚱그려진 모양이다. 이 역시 필자는 처음보는 현상이다. 역시 또다른 진보거니 할 뿐이다.

구한말 개화파들의 확실한 명분과 분명한 개혁노선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외면해 실패했을 지경인데 지금의 정체불명의 진보는 그것마저도 불분명하고 그들이 손대는 일마다 사회적인 거부세력을 속속 양산해내고 있으니 그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외국의 누군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지금은 전쟁이 끝났다 전쟁이 끝난 지금 필요한 것은 지도자이지 투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지금이다.

지금의 진보는 여전히 투사들이다. 6월 항쟁의 그들이고 학생운동 때의 그들이다. 그들은 전쟁이 끝난 지금 그때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전투에 임한다. 진보는 세대교체도 없는가 보다. 그들의 활동은 조금의 변함없이 그때의 방식이다. 아니 한 발자국 더 나가긴 했다. 그때의 그들은 이제 어느듯 수구의 모습을 하고 그때의 방식으로 전투를 독려한다. 그렇다. 지금의 진보는 확실히 뒤로 가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