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그리고 앤티조선운동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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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그리고 앤티조선운동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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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조선! 고개를 돌려 그대들의 뒤를 보라.

사실 요새 '앤티조선진영에 대한 비판'은 과거와는 달리 영 재미가 없다. 별다른 논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기세도 많이 약화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본시 허약해진 상대를 보면 같이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강준만으로부터 출발되었으나 결국 강준만으로 수렴된 조선일보 비판논리는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는 받았으나 대다수 국민 혹은 신문독자들의 무관심 속에 에너지를 급격히 잃어가도 있는 것이다.

사실 강준만의 논리는 객관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주관의 감정적 배출물이었다는 측면에서 당초부터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강씨는 조선일보의 성격을 설득력있게 규정하는데 실패했고 운동초기 일부 열광적인 추종자들의 존재의미를 과대평가하여 마치 다된 밥인양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논리는 동지를 규합하는 수준이었을뿐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데는 거의 아니 완전히라고 해도 좋을만큼 무용했다.

원래 조선일보에 증오를 품었던 사람들은 단 한가지의 논리만 있어도 스스로 설득되는 법이다. 강준만은 이걸 모르고 자신의 논리가 대단한 것으로 착각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범한 결정적인 실수는 조선일보에는 독자들의 의견이 녹아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분리하기 어려운 조선일보와 그 독자들의 함수관계를 억지로 분할하려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실수는 조선일보 독자들의 분노를 샀다.

생각해보라. 나와 생각을 공유하는 신문을 못된 존재로 매도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라. 인물과사상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근거 허접한 인물과사상에 대한 비판은 상당히 불쾌한 계기에 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과연 그렇지 않은가? 강준만이 나오기 전에도 조선일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있어왔다. 강씨는 그들에게 그럴듯한 논리만을 제공했을 따름이다.

강준만은 또 본인은 이론가로 남고 다른 사람이 행동대장으로 나서 돌격대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가 뛰워주고 있는 인물이 가령 진중권 같은 사람이다. 나는 강준만의 과도한 진중권 띄워주기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중권이 중앙일보에 썼던 <이문열과 젓소부인의 관계>라는 칼럼은 중앙일간지용으로 보기에는 여러 가지로 결격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준만은 '논리학 교과서에 실린 명문'이라고 칭찬하는 코메디를 연출하여 조소가 넘쳐나는 뭇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불어 논리에 있어서도 결코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는 진중권의 글을 종종 인용해줌으로써 진씨의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동에는 지득히도 소극적인 강씨를 대신하여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인물은 이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 거의 발악적으로 구호를 외쳐도 지나가는 시민들은 '옆집 ◇가 ◇는 정도'로 생각할 따름이란 말이다.

언론사 세무조사는 앤티조선운동세력을 오히려 홍위병 비슷하게 전락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상당수 국민들은 굳이 이문열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권력과 한패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음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 아닌가 한다. 앤티조선진영 사람들의 결정적인 실수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운동방식이 너무 '건방졌다'는 점이다. 표현이 다소 거칠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들은 넷상에서 조선일보 옹호자 내지는 선의의 중립자들을 무차별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의 품위와 운동의 당위성을 스스로 저하시켰다. 시민운동은 大義를 위해 의견이 다른 사람을 내편으로 설득하는 운동이며 그 어느 운동보다도 강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원칙을 중시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철저히 망각했던 것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조소를 날린 가치도 없는 정의독점주의에 사로잡힌 그들의 오만과 무례는 중립자를 친조선일보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들은 지금 다 타들어 가는 불꽃을 되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이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그 한계만이 보다 또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지적기반이나 도덕성 측면에서 조선일보나 그 독자들과 비교해서 정말 쥐뿔도 나을 것 없는 자들이 아무리 설쳐봐야 그건 성공적인 시민운동을 담보할 수 없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언론개혁운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더욱이나 희박하다할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언론개혁을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권력에 의한 언론탄압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강준만을 비롯한 앤티조선운동진영은 그들이 정말 궁극적으로 언론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끌고 온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시도해야 한다. 전언론기관을 대상으로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언론개혁논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결코 주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주관의 객관화만이 그들의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것만이 에너지가 고갈되어 거의 빈사상태에 이른 조선일보 비판운동을 참다운 언론개혁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앤티조선운동은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시민운동영역에 있어서 오히려 개혁대상임을 증명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제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시민 없는 시민운동'은 '정신나간 자의 넋두리'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앤티조선운동진영이여! 고개를 돌려 그대들의 뒤를 보라. 아무도 따르지 않는 그 허접한 몰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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