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그 원인은?
총선 참패, 그 원인은?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20.04.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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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손상대의 5분 논평]
YTN 캡처.
YTN 캡처.

우선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완벽하게 패배하였다. 지역구에서 민주당 163석, 통합당 84석을 가져가면서 향후 비례대표의석까지 포함한다면 범여권이 190석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 사실상 개헌저지선을 막은 것만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패했다.

뭐 아직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 아래 살만 한 것 같다. 누차 말했지만 좀 더 당해봐야 국민들이 정신을 차릴 것 같다. 보라. 앞으로 경제는 더 침체에 빠질 것이고,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며, 나라 빚은 더 늘어가고, 김정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또다시 쏴 댈 것이다. 이제는 이 모든 책임을 문재인 정권 하나가 아닌 어제 총선에서 범여권에게 과반을 훌쩍 넘는 표를 던져준 국민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다. 두고 보라.

사실 어제 지난 4년 동안 내가 뭘 했던 것인지 굉장히 많이 허탈하였고, 같이 태극기를 들고 아스팔트에서 ‘탄핵 무효’와 ‘문재인 퇴진’을 외쳐주신 애국 국민 여러분들께 죄스런 마음까지 들었다. ‘내가 조금 더 목소리를 낼 걸’, ‘내가 우파 단일화를 조금 더 강하게 요구할 걸’ 등등 정말 많은 후회와 억울함으로 인해 잠이 안 올 정도였다.

지금 이렇게 된 상황에서 특정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도 사실 의미가 없어 보일 정도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며 지금 우리가 이렇게 좌절만 하고 있기에는 문재인 정권의 가속페달이 더 가열찰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에도 보수우파 정치인들의 고질병인 계파갈등, 세력다툼, 자리싸움, 안일한 투쟁력을 계속해서 봐왔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는 문재인 정권 발 대형 사건들이 수차례나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은 서로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세력다툼에 눈이 멀었고, 결국 말도 안 되는 공천으로 인하여 시간만 허비하다 선거를 맞이하게 되었다.

즉, 문재인 정권을 향해야 하는 언론플레이를 통합당 내에서 서로 비난하며 언론의 먹잇감이 되어주고 말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았을 때, 지는 공천을 했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무소속후보가 무려 4명이나 당선이 되지 않았는가? 총선을 위해 작년부터 지역에서 노력한 당협 위원장들을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컷오프’시키거나,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총선 후보들에게 표를 주는 애국국민들의 민심을 반하는 공천을 하고서 표를 호소했으니 당연히 공천에서부터 마찰음이 들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자는 바로 유승민이다. 우파 통합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마찰음을 만들었나? 말도 안 되는 요구사항들로 마치 자신의 말대로 안 되면 선거에서 질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지금 상황을 보라. 유승민이 하자는 대로 다 해주고서 받은 성적표가 이렇다. 무엇보다 유승민 본인도 당황스울 것이다. 소위 유승민계로 불리는 이혜훈, 오신환, 이준석, 지상욱 등이 모두 낙선하였기 때문이다. 당선되어 꽃목걸이를 건 사람은 하태경, 유의동, 강대식 정도다.

그렇게 많은 우파 국민들이 유승민과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중도표를 잡겠다며 손을 잡을 결과가 이렇다. 어떻게 유승민과 손 잡아서 중도표 받아왔는가? 오히려 보수 결집이 없었다면 이보다 더 참담한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유승민을 보자. 유세과정에서도 ‘내가 잘났다는 식’으로 통합당 지도부를 향해서 연일 비판을 목소리를 가하지 않았는가? 자기는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했겠지만, 그게 지금 선거유세 과정에서 할 말인가? 그럴 거면 선거유세 뭐 한다고 가는가? 그냥 가만히나 있지. 누차 말하지 않았나? 유승민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부터 통합당의 화근이 될 것이라고. 산토끼는 물론이고, 집토끼도 떠나갈 것이라고 얼마나 말했는가? 결국 이게 결과다.

어제 KBS 개표방송을 보니 박형준은 이번 패배의 책임이 마치 차명진의 막말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물론 차명진의 말에 대해서 나도 100% 감싸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중도 표심 잡겠다’며 유승민을 받아들이고, 말도 안 되는 공천을 하게 둔 당신이 더 책임이 클 것이다. 누가 지금 누구한테 그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인가? 내가 볼 때는 차명진 없었으면 오히려 보수표 결집도 못한 채 선거 치룰 뻔했다.

내가 수 차례 말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내가 잘났다’는 싸움 좀 그만하라고, 지금은 내가 국회의원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내가 얼마나 주장했나? 지금은 나를 뽑아주면 무엇을 해주겠다는 목소리로 선거를 뛰는 것이 아니라 선거고 뭐고 무조건 문재인 정권 게이트 사건에 대해서만 주구장창 외치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총선에서 뛰는 후보들 중 누구 하나 문재인 정권발 의혹에 대해서 부각시킨 사람이 있는가? 무조건 나만 잘났다는 식으로 선거 과정에서도 우파 정치인들끼리 목소리 높이지 않았는가? 그런데 박형준 당신이 지금 누구한테 책임을 묻느냐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우파 국민들이 밤낮으로 뛰어 찾아낸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찾아서 떠 먹여줘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니 봉인 스티커가 바닥에 버려진 채 나뒹굴고, 1번을 찍으라고 대놓고 안내문이 전달되고, 사전투표함이 뚜껑이 열러 음식물 담는 플라스틱 통에 담기는데 그걸 언급한 우파 정치인들이 아무도 없다. 만에 하나 자신이 먼저 언급하면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모두 입 닫았던 것이다. 자신의 뱃지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서 말 못한 채 결국 뱃지도 못 다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오히려 이런 목소리를 낸 후보들에게 제명이니, 자진 탈당이니 같이 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말도 안 되는 ‘중도표’를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오히려 언론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것이다. 제발 하지도 못하는 방어 그만하고, 그렇게 공격을 하라고 했지만 결국 두드려 맞기만 하다가 선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제발 좀 중도층이라는 실체도 없는 세력을 붙잡고 그만 좀 울부짖어라. 이번 총선 결과 보지 않았는가? 전라도를 보라. 그냥 민주당에게 밀어주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중도가 없다. 우파 아니면 다 좌파다. 제발 있지도 않은 중도로 자신들의 세력다툼을 포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러분,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았다. 즉, 아직도 나를 포함한 우리 우파 국민들이 깨어나게 해야 할 국민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누차 말했지만 문재인 정권에게는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권 유지가 더 중요하다. 지난 3년을 보았겠지만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은 그야 말로 ‘선거 주도 국정’을 해왔다. 오로지 총선만을 바라보고 자신들의지지 세력 결집만을 위한 국정운영을 해온 결과가 어제 총선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깝게 그게 많은 국민들에게 통했던 것이다.

사실 내가 더 무서운 것은 이 ‘선거 주도 국정 운영’이 통한다는 것을 저들이 느꼈다는 것이다. 나라 빚이 얼마가 되든 말든, 김정은이 미사일은 한 달에 한 번을 쏘든 말든, 오로지 선거만을 바라보고 자신들의 지지세력 결집만을 위한 국정운영이 통한다는 것을 저들이 느꼈다는 것이다. 이제 정말 저들에게는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못 할 짓이 없게 된 것이다. 보자. 이제는 다음 대선을 위해 인물론을 부각시키고, 좌파 언론들과 손을 잡고서 그 인물이 마치 대한민국을 구원해줄 것처럼 연이은 포장을 하며 문재인 정권 나머지 2년을 보낼 것이다.

여러분, 정말 슬프고 분하겠지만 지금 우리가 이렇게 낙담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는 알지 않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망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깨우친 것은 저를 포함한 우파 정치인, 우파 지식인들이 더 정신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방어막이 되어주기보다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이 더 브레이크 없이 달려갈 문재인 정권과 정면에서 싸울 수 있게 떠밀어야 한다. 어제, 오늘 우파 국민들의 지지로 배지를 단 자들이 자신들의 배지를 때고 싸우지 않으면 다음에는 국물도 없다는 모습을 우리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까지 우파 정치인들이 파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꼴을 봐야하는 것인가?

나부터 나서겠다. 나부터 반성하겠다. 내가 왜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냐는 후회가 다시는 남지 않도록 더 눈치 보지 않고, 더 강하게 나가겠다. 여러분, 도와달라. 지금 우리끼리 누가 잘했다, 못했다 싸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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