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외보 '독자와의 대화'를 읽고
조선일보 사외보 '독자와의 대화'를 읽고
  • 편집부
  • 승인 2002.08.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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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8월 4일자로 '독자와의 대화'라는 '사외보'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그 '특별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그 첫 '별지'를 읽는 기분은 그렇게 쾌하지 못하다. 우선 그 특별지가 나오게 된 배경과 성격부터 살펴보자.

현재 조선일보는 정부와 '전쟁'을 벌이는 한편으로 각종 시민단체들과 친여신문, 그리고 방송르로부터 무차별 협공을 받고 있다. 빠져나갈 구멍도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가 언론이 아닌 일반기업이었다면 벌써 백기를 들었을 법한 상황이다.

여기서 조선일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십자포화로 쏟아지는 협공에서 조선일보를 방어해야 하는 것은 결국 조선일보 자신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최근 조선일보 지면이 자사 방어 위주의 논리로 메워지고 있었던 것은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본질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자사 위주의 편집권 행사라는 보다 근원적인 시비와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친여언론과 방송으로부터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이런 사항과 관련해서였다.

이번 '사외보' 발행은 바로 이러한 현금의 상황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신문 지면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던 조선일보 반대 운동이 오프라인 운동, 즉 민노총 등이 가세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는 데 따른 위기의식의 반영인 셈이다.

오프라인 곳곳에 "안티조선" 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조선일보로서도 어떻게든 자사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은 편집권의 남용 곧 기사의 편파성 시비를 불러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기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 여기서 조선일보는 자사가 가진 특성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방식을 택했고 그것이 바로 '사외보'의 발행으로 이어졌을 터이다. 8월 4일치의 '사외보'가 담고 있는 내용은 이런 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2면으로 제작된 사외보의 앞면에는 "요즘 TV,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 조선일보만 집요하게 공격... 일부 시민단체 시위는 계속 방영..."이라는 조선일보 전성호 기자의 '울분'과 '자괴'를 담은 기사가 거의 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고, 뒷면에는 전여옥의 "나를 아찔하게 했던 '그때 그 기자'"라는 기사와 kbs 김재형 PD의 "오늘 아침도 조선일보로 시작했죠"라는 조선일보 찬양 기사가 한 면을 거의 이분하면서 실려 있다. 모두 조선일보의 지면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일방의 주장을 전하는 기사들이었다.

이같은 별지를 통해 조선일보가 얼마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첫 호를 읽어본 느낌은 조선일보가 아직도 사태의 본질에 다가서질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별지를 읽은 기분이 쾌하지를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언론개혁 움직임이 일고 정부가 '전쟁'을 선포하면서 전면에 나서고 일부 시민단체와 친여언론 그리고 방송이 거기에 일제히 한 목소리로 화답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마녀사냥식' 언론개혁 운동에 나는 반대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나는 먼저 조선일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동안 나는 기왕의 언론일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조선일보의 경우에는 특히 더했다. 나는 조선일보가 지닌 우익성향의 이념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내가 지닌 이념과의 차이 여부를 떠나 그것은 충분히 존중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안티조선 진영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우익성향 성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도 이런 사정에서이다. 그것은 명백히도 편집권에 대한 간섭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조선일보에 더 부정적인 것은 그 논조가 다른 신문에 비해 유달리 일방의 이익에만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고 미디어가 갖는 특유의 파워를 반대세력 죽이기의 선전도구로 이용한다는 점에서이다. 이 양자에 사용되는 방식이 공히 논리가 아닌 선동성이고 그 결과가 철저하게 빈익빈 부익부에 종사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개혁 움직임에 내가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조선일보에 우호적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상대적인 입장일 뿐이다. 현 상황에서 보다 큰 문제는 조선일보가 아니라 소위 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의 비개혁적 성향에 있다고 여겨지는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이전의 조선일보 반대 입장과 동일한 맥락에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조선일보의 이번 별지에 대해 부정적이다. 별지를 내기에 이른 그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조선일보는 성찰과 반성의 모습을 먼저 보여야 했을 것이다. 시민 모두가 바보는 아니다. 조선일보 반대 운동이 이유없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은 아닐 거라는 이야기다.

조선일보 사외보 첫호에서 보게 되는 것은 그러나 어설픈 자기 주장과 조선일보에 대한 찬양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조선일보에 묻고싶다. 이것이 조선일보의 한계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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