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일 오전 8시(영국 시간 2020년 1월 31일 오후 11시). 이 시간은 영국이 58년 동안 몸 담아왔던 유럽연합(EU)회원국에서 모든 절차를 끝내고 완전 탈퇴한 공식적인 시간이다. 이를 브렉시트(Brexit=British-영국 + Exit-출구 또는 퇴장의 합성어)라고 한다. 이제 고립무원(?)의 영국이 되는가?
섬나라 근성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섬나라 근성’하면 우선 떠오르는 나라가 ‘일본’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속 좁은 나라’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일본사람들은 ‘섬나라 근성’을 ‘도국근성(島国根性)’이라 표현한다.
‘섬나라 근성’은 영어로는 '인서래러티(혹은 인슈래러티, Insularity)'라고 한다. 사전에는 편협, 고립, 배타성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 ‘섬과 관련된’이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섬나라 근성’은 사전적 의미로 ‘편협 된, 배타적인’ 성질을 가졌다.
일본 도교신문은 1일자 칼럼에서 ‘섬나라 근성’이라는 말의 뜻은 “일본어의 감각에 가까운 반면에 ‘완전하게 퇴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사용법도 있는 것 같다”면서,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이 말을 이용해 “영국인의 섬나라 근성, 외국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성격은 분명히 어리석은 일”(사자와 유니콘-The Lion and the Unicorn-1941년작)이라고 역설했다고 소개했다.
감시사회의 무서움을 예견한 조지 오웰은 지금부터 반세기 전에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립지향의 강함을 논했다.
영국은 3년 반 동안이나 유럽연합 탈퇴 찬성파와 탈퇴 반대파가 팽팽하게 의견이 엇갈리면서 국론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이 같은 두 갈래 의견이 맞물리면서 국민성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웰이 지적했던 고립성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온다.
영국의 국론이 이날 브렉시트를 완료함으로써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섬나라 근성을 부인할 수 없는 국민성이 앞으로 올 연말까지의 ‘이행기간’ 동안 EU와 협정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또 스코틀랜드의 이반도 우려되고 있어 대영제국의 영광이 유지될지도 의문스럽다
그런데 일본이 이 칼럼은 ‘섬나라 근성’을 들이대며 영국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칼럼은 “영국이라는 섬나라 근성에 조금이라고 적극적인 의미가 더해지면 좋겠지만...”이라며 다자주의, 세계주의,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쪽으로 나가지 못하는 영국인의 속 좁은 근성을 탓하려는 듯이 글을 맺었다.
그러나 일본인 정치지도자들의 ‘그 속은 영국의 속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좁고도 좁아 보인다.’ 대영제국의 세계를 향한 확장과 식민지 지배, 일본의 한반도 강점기 등 세력 확장과 식민지 지배라는 측면에서는 ‘같은 섬나라’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후 세계 질서를 유지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아가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많이 다른 점을 보여 왔다.
독일 총리 한 사람이 야우슈비츠 수용소의 ‘죽음의 벽’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한 장의 사진이 세계를 감동시켰고, 또 그 감동적인 언행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끝없는 사죄와 반성, 그리고 끝없는 범죄자 처벌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 한 지도자의 무릎 꿇음이 온 독인들을 당당하게 일어서게 했다.
일본은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 왔다. 과거 일부 일본 정치지도자는 반성을 하기도 했으나 극우성향의 지도자가 장기 집권을 하면서 ‘전쟁 가능한 일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그들은 ‘사죄는 사전에 없는 말“인양 비극의 질곡 속에 있었던 피해자들을 오히려 짓밟는 언행을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전현적인 ’섬나라 근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한 지도자가 꼿꼿하게 서 있으니, 선량한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섬나라 근성, 도국근성(島国根性)’은 역시 영국의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전유물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브렉시트가 영국의 ‘도국근성’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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