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약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이를 통해 권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VOA가 28일 전했다.
북한은 지난 26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김 위원장과 리설주,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김경희의 공개 활동은 2013년 9월, 김 위원장과 함께 정권 수립 65주년을 기념해 조선인민내무군협주단 공연을 관람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김경희는 같은 해 12월 남편 장성택이 ‘반당반혁명 분자’로 처형된 이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현재 겪고 있거나 미래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김경희를 재등판시켰다고 말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김경희가 김정은이 당 전원회의에서 대미 강경노선과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등장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노선 천명 이후 지도부 결집을 꾀하고 있는 김정은에게 오랫동안 잘 알려진 김경희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스 국장은 북한 지도부 내부에 새로운 인물을 통해 조직을 개편하려는 김정은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경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가 정권에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고스 국장은 김경희가 재등장한 주된 이유는 ‘어려운 시기’를 앞두고 김 씨 일가의 통합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엘리트 계층의 신임을 잃는 등으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고모인 김경희에게 정통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지난 1~2년 사이 너무 많은 실패를 했고, 이 때문에 김씨 일가의 가족적 배경을 이용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 분석관을 지낸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이사는 최근 북한이 ‘좀 더 전통적인’ 강경노선으로 회귀하는 가운데 김경희가 재등장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김경희의 재등장은 권력을 공고화하려는 김정은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경희의 재등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족적 연대와 개인적 복권의 가능성과 함께, 김정은을 통해서만 이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고모 김경희를 재등장시킨 것은 정권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가 인사 문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폴락 선임연구원은 남편인 장성택 처형 이후 김경희가 김정은의 가까운 자리에 배석한 것을 통해 북한 시스템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경희가 향후 어떠한 정치적 역할을 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어떠한 직접적인 위협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김경희의 재등장은 김정은 정권의 ‘재정당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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