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해 전략이 미국의 대선 일정과 깊이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VOA가 1일 전했다.
2020년은 미국에서 4년마다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 미국 대선 레이스의 첫 번째 주요 일정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당원대회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예비선거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다.
미국의 대선전은 2월 초와 중순에 각각 열리는 이 행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일정은 선거유세 등 재선을 겨냥한 정치적 활동에 집중될 전망이다.
대선 기간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회담의 성과를, 민주당은 비핵화 달성 실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셈법이 대선 일정과 깊이 연계돼 있으며, 도발에 따른 압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미 대선에서 북한 의제가 직접적인 유권자의 표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대선 후보 간 외교안보 토론에서 북한 문제는 최우선 현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는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이란보다도 우선순위에서 뒤지며, 한반도에 무력 충돌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미북 대화나 북한 비핵화 문제가 미국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이런 전략적 셈법을 바꾸기 위해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강한 대응을 통해 지지자 결집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북한은 스스로의 위치를 항상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압박에 동요하고 있다고 여길만한 조짐은 없다며, 미 대선을 염두에 두고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셈법 자체가 틀렸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 문제가 미국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에 동의했다.
미국인들에게는 중국과 러시아가 최우선 관심사이며, 북한과 이란 문제는 유럽 관계보다도 관심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베넷 선임연구원은 약 180만에 달하는 한국계 미국인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한반도 정책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다며, 후보 간 박빙의 표 대결 상황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의제라고 덧붙였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대선 기간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경하게 보이기 위해 외과 절제식 타격 등의 무력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무력 사용이 미북 회담만큼이나 대통령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어떻게 표심에 반영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미북 정상이 다시 만날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간 만남을 비핵화 양보에 따른 조건부로 제시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소득 없는 만남을 비판하는 상대 후보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만남 자체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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