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15일 한국 방문이 연말시한 전 북한과 협상을 해보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북한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14일 전했다.
미국 측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3일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해 연말 시한 내 미북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 같으냐는 질의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비건 대표의 방한은 연말 시한 전까지 북한과 대화하며 긴장고조를 막으려는 미국 측의 정중한 시도(polite attempt)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최근 북한의 대미 전술은 대화를 거부하고 오직 강경하게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연말시한 전에 미북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연말 시한까지 입장을 바꾸라고 주장해왔고 이에 미국은 만나서 논의하자고 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한 채 미국의 입장 변화만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나서 협상하지 않고 어떻게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알 수 있겠냐며 이를 볼 때 북한은 미국과 협상할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또 이런 북한의 모습은 자신을 포함한 대다수 미국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는 비건 대표의 방한은 지난 11일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병행적, 동시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고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한 것과 함께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은 미국의 이런 협상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의 방한은 한국과의 긴밀한 조율 속에서 김정은이 진심으로 북핵관련 외교를 하겠다면 북한과 외교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유사시를 대비해 군사적 준비태세 유지를 분명히 하면서 이 지역의 평화유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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