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듭 연말 시한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실제로 미북 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했다고 VOA가 29일 전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거듭 강조하는 ‘연말’을 미북 관계의 실질적 분기점으로 꼽았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지난 1년 가까이 상당히 지속적으로 ‘시한’에 대해 위협해왔다며, 이를 북한이 제시한 실제 ‘시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내년에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돌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그 전에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이 거듭되는 ‘연말 시한’ 언급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보면,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지만, 북한은 제재 완화에 대한 자신들의 바람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할지라도 북한으로서는 그런 입장이 아닐 것이라고 갈루치 전 특사는 말했다.
그러면서, 미북 간 남은 시간이 없어 보이지만 ‘양날의 검’과 같은 미북 관계가 다시 두 나라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외교적 성공’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상황이 나빠지면 안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자신들의 위협에 트럼프 대통령이 약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미국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 북한의 셈법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더 꺼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며, 북한이 모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지금의 교착 상태가 이어진다면 북한은 지난 2017년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과 같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협상 시한을 정해 놓지 않은 미국, 한국과 달리, 공식적 시한을 밝힌 북한은 초조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퍼 연구원은 북한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까지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결속을 강조하며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 나가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퍼 연구원은 앞으로 3개월 내 미북 실무 협상 재개를 포함한 확고한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2020년 미-북 관계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탄핵 등 정치적 문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실무 협상의 진전을 전제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정상회담을 보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5일 ‘스톡홀롬 실무 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갖고 나올 것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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