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0주년 맞은 극단 산울림, 해외 최신 문제작 한국 초연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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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50주년 맞은 극단 산울림, 해외 최신 문제작 한국 초연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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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이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20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 <앙상블>을 선보인다. 30대의 젊은 작가이자 배우인 파비오 마라(Fabio Marra)의 <앙상블>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어머니와 두 남매, 세 식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연출은 2008년에 무대에 올린 <방문자> 이후, 11년 만에 고향 같은 산울림으로 돌아온 심재찬 연출가가 맡았다. 이자벨라(어머니), 미켈레(아들), 산드라(딸), 교사(클로디아) 역에는 각각 배우 예수정, 유승락, 배보람, 한은주가 캐스팅됐다.

산울림은 그동안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시몬 드 보부아르 <위기의 여자>,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방문자>, 알베르 카뮈 <이방인> 등과 같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문제작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을 맞은 올해 역시, 해외 번역극의 지평을 넓혀온 그간의 행보를 이어가며 현재 유럽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 파비오 마라의 대표작 <앙상블>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앙상블>은 가족의 구성원이 지적 장애를 겪고 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갈등과 애증의 양상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장애를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시선, 그리고 희생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임을 되새겨주는 귀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가족의 품 안에서 함께 소통하며, 하나됨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앙상블>의 매력은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을 현실적이고 담담한 어투로 풀어냄에 있다. 익히 예상 가능한 신파나 감정선에서 비롯된 자극적인 대화가 아니라 간결한 구어체의 대화가 반복되는데 이때 진부하지 않은 묘사와 표현, 상황 설정이 현실성을 더하며 오히려 무대 위에 신선함을 자아낸다. 또 자칫하면 희화화되거나 가벼워질 수 있는 장애의 표현에 있어 신중함을 기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며 작품에 진정성을 더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아들 미켈레 역을 맡은 배우 유승락의 재발견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그의 연기를 기대해봄직 하다.

<앙상블>의 작가인 파비오 마라는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앙상블>을 초연으로 선보였다. 당시 관객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와 호평에 힘입어 2017년에는 파리에서 재공연을 가졌다. 이때 직접 미켈레(아들)를 연기한 파비오 마라는, 2017 프랑스 ‘몰리에르 상’ 민간 연극 부문 최우수 여자연기상과 신인 남자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파비오 마라의 수상은 불발되었으나 극중 이자벨라(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카트린 아르디티(Catherine Arditi)가 <앙상블>로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으며 화제작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앙상블>의 작품성과 화제성이 인정받은 것은 프랑스뿐만이 아니었는데 아비뇽에서 인정을 받은 후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체코, 폴란드 등의 나라에서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공연되어 오고 있으며 올해 여름에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관객과 다시 한 번 감동적인 재회를 가진 바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로 시작해 연극계 저변확대와 레퍼토리 발굴에 힘 써온 산울림의 기획력과 열정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앙상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이어 또 한 번의 레퍼토리 발굴에 성공할지 지켜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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