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 정책, "내신제를 폐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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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 정책, "내신제를 폐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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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3불 정책은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

 
   
  ▲ 대입원서접수하는 응시생들  
 

3불정책 논란의 개요

3불정책이란 대학별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정책이다. 사립대총장협의회는 3.22일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不불정책은 대학 경쟁력을 가로막는 대표적 규제이므로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3.21일엔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가 “3불정책은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라고 했다. 3.19일엔 OECD가 “3불(Three Nots)은 대학 독립성을 명백히 제한하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민노총, 전교조를 포함한 좌익세력은 3불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좌익계의 대표주자로 나선 노무현은 이렇게 말했다.

“대학이 ‘잘 가르치는 경쟁’을 하지 않고 ‘잘 뽑기 경쟁’을 하려 한다”, “3불정책 중 본고사가 핵심인데 본고사를 부활해 초중학생부터 입시경쟁에 몰아넣으면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퇴보할 것이다. 입시 경쟁에 치여 무너지는 사람의 수는 얼마이겠느냐”, “3불정책은 절대 무너뜨려선 안 된다. 지금 이만한 과학기술 발전도 평준화를 근간으로 한 공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좌익들의 주장은 이렇다. 특목고는 비싼 과외 받은 잘 사는 집 아이들이 가는 학교이고 일반고는 비싼 과외 못 받는 못 사는 집 아이들이 가는 학교다. 그래서 학교 간 학력격차를 입시에 반영하면 안 된다. 본고사도 사교육으로 대비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 아이들에게 유리한 제도여서 허용할 수 없다. 기여입학제는 돈 많은 집 아이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어서 더더욱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등급제가 고교 서열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대 이태성 입학처장은 “민족사관학교가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거기 10등이 일반 고교 1등보다 내신이 불리하다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서울대가 얼마 전 이공계 신입생 중 고급 물리 강의를 들을 학생을 뽑으려고 치른 시험에서 과학고 출신은 91명 가운데 37명이 그 안에 들었고 일반고 출신은 141명 가운데 단 2명이 든 사실이 있다. 이래서 고교등급제가 필요한 것이다.”

“민족사관고는 대학수준 학력시험인 AP(대학교과목 선행학습) 테스트를 주관하는 미국 기관으로부터 ‘세계 최고 학력’을 인정받았다. 그 민사고 학생들이 올해 서울대에 7명이 합격했지만 외국 명문대엔 80명 넘게 합격할 것이라고 한다. 서울대가 민사고 출신 학생들의 우수성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너나없이 외국 명문대로 진학하는 것이다.”

3불정책이란 무엇인가?

“본고사”는 수능이나 내신 이외에 대학별로 자체적으로 치는 시험이다. 교육부가 전국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는 달리, 대학이 계열별 혹은 모집단위 별로 자율적으로 문제를 출제해 응시자들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고교등급제”란 외고나 과학고 출신 학생의 내신성적을 일반고 학생들보다 높게 평가해 주는 제도이다. 고교등급제란 고등학교를 학력별로 서열화해 대학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즉 특목고와 일반고의 학력 차이를 인정해 예를 들어 같은 10등이라도 다른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기여입학제는 학교에 무상으로 기부하거나 학교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 사람의 자손을 대학의 기준에 따라 입학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미국 등 선진국 대학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필자의 견해: 내신제도 자체를 폐기하자

필자는 본고사만 있었고, 내신제가 없었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이름도 없는 3류 고등학교 야간반을 졸업하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본고사만 있었고 내신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만일 지금과 같은 내신제도가 당시에 있었다면 필자는 사관학교에도 가지 못했고, 미국으로 유학도 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를 현 입시제도에 투영해 보면 내신제도가 학업의 기회를 차단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나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나 학생들과 학부모를 울리고 있는 가장 큰 주범은 내신제도다. 내신제도만 없으면 조기유학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고, 사교육비도 현격히 줄어들 것이고, 학생들도 스트레스에 덜 시달릴 것이고, 학부모들이 노후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교등급은 어디가 1류이고, 이디가 3류인가에 대한 일반적 평판으로 족하다. 조선일보는 3.23.자 사설에서 민족사관학교 1등과 일반 고등학교 1등이 어떻게 해서 같은 선상에서 내신점수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이러한 시각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조선일보 시각에 대해 질문이 있다. 평범한 수준의 고등학교 1등이 민족사관학교의 50등과 맞먹는지 또는 100등과 맞먹는 것인지 누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서울대학 입학시험에서 본고사 성적만을 입학자격에 반영한다면 예를 들어 민족시관학교에서는 100명이 합격할 것이고, 평범한 고등학교에서는 단 1명만 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고등학교의 우열은 이렇게 해서 평판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고교등급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민족사관학교 생들에게 “1등고”라는 프리미엄을 입학시험 점수에 더 추가해주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민족사관학교에서는 101명이 합격하고, 평범한 고등학교에서는 그 1명마저 민족사관학교에 빼앗기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논리에 어긋난다.

따라서 고교등급제냐, 고교평준화냐 하는 것은 모두 내신성적에 고등학교의 프리미엄을 반영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주장으로서,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 할 수 없는 도토리 키재기식 주장들이다. 그렇다면 사법고시에도 내신성적이 반영돼야 하겠는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내신제도의 폐지냐, 유지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여입학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재단의 투명성을 통해 기부금을 모으는 방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대학에 기부를 하고 싶어도 기부한 돈이 의미 없이 소비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마음에 기부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꽤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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