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DMZ 대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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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DMZ 대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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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손상대의 5분 만평]

지난달 29일과 3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시간의 방한이지만 큰 뉴스거리를 만들어 놓고 떠났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분석, 갖가지 추측, 나름대로의 상상, 개인적 희망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를 휘감는 트럼프 기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진행된 미·북 회담을 계기로 마치 한반도 평화가 코앞에 다가온 것처럼 홍보하고 있고, 좌파 언론들은 문재인 중재역할론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이 같은 희망은 한방에 끝날 수 있다. 그것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방문과 북한 김정은과 전격적으로 DMZ 회동을 한 것은 한꺼번에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자 성공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국 방문과 김정은과의 DMZ 회동은 철저하게 준비된 내년 대선을 앞둔 선거전략 차원이라는 점이다.

첫째는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르면 언제라도 끌려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쇼설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로 확인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국제관례상 국가 정상 간의 만남이 절차에 따른 공식 제안도 아닌 트위터로 성사되는 예는 드물 것이다. 이런 예가 빈번하게 이뤄진다면 굳이 어려운 절차를 거칠 이유가 없지 않는가.

결국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이용한 돌발 정상회담은 김정은 불러내기를 통해 “김정은이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준 것이다. 즉 김정은이 트럼프에 항복하고 두 손 들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새는 어떠할지 몰라도 역시 북한은 미국의 한 수 아래이자 트럼프의 전략과 전술에 계속 말려들고 있다는 것을 세계만방에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회담에 김정은을 불러놓고 퇴짜를 놓은 것이나, 이번에 트위터를 통해 밖으로 불러낸 것이나 김정은으로 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에 완전히 놀아난 것이다.

그런데 보기에는 즉흥적인 것 같지만 이것이 지난달 29일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으로서는 2차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한쪽으로는 무역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김정은을 안심시키면서 문재인을 이용해 이 같은 이벤트를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즉흥적 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전술로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 증거는 지난달 30일 남북미 모두가 역사적 사건으로 치켜세운 미·북 정상 회동에도 불구하고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적대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이날 미국이 적대행위에 집착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간의 대화를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점점 더 (북한에 대한) 적대적 행위에 필사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대표부는 북한이 제재 한도를 초과해 정제유를 거래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과 미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모든 북한 해외 근로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한 서한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대표부는 그러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쉽지 않게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적 분위기를 훼손하려는 미국의 고의적인 시도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이 서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에게 전격 회동을 제안한 지난달 29일 발송된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절묘한가. 같은 날 미 정부는 ‘북한이 제재 한도를 초과해 정제유를 거래하고 있으며 모든 북한 해외근로자는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한을 발송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문서가 아닌 트위터로 김정은에게 전격 회동을 제안한 것이다.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지난달 29일 발송된 미국 정부의 서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제안에 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비핵화와 관련한 문재인의 패싱이다. 문재인과 청와대는 계속해서 ‘멋진 중재자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을 계속 강조하다 보면 결국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문재인은 영원히 변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겉으로는 문재인의 중재자 역할에 점수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김정은 비즈니스로 수석대변인 소리를 듣는 등 자꾸만 고춧가루를 뿌린 격이 돼 이참에 확실히 제외시키겠다는 전략이 보인다.

사실 문재인 정권은 이번 트럼프 김정은 회담 성사 전에 어떻게던 문재인 김정은의 남북회담이 먼저 성사되기를 바랐다.

문정인 특보가 6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한반도포럼 주최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 세미나에서 한미정상회담보다 앞서 남북정상회담이 먼저 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정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G20 정상회담 전에 오든 후에 오든 올 때 맞춰 최소 1주일 전이라도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원포인트로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뭘 말하겠는가. 문재인과 김정은이 먼저 만나 거기서 기본 틀을 잡아놓고, 미국에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를 듣고 그것을 문재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도 내심 이런 절차를 바랐지만 트럼프는 이를 무시했고, 김정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판문점에서 3사람이 만났지만 문재인은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 절정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진행된 미·북 회담에서 문재인을 옆방에 둔 채 트럼프 김정은 두 사람만의 회담을 한 것이다.

여러분도 잘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북한은 이번 회담 전까지도 문재인을 향해 “오지랖 떨지 말라”고 할 정도로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런 김정은이 왜 문재인을 패싱하고 트럼프를 직접 만나러 왔겠는가. 비핵화 관련한 담판에서 문재인의 역할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미북 회담 전 남북회담은 불가능한 것이 되면 결국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재인은 괄호 밖의 조연 밖에는 역할이 없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오겠나. 필요할 때는 문재인을 지렛대로 이용하고 직접 나서야 할 때는 ‘팽’해버리는 행동을 할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권은 지원자 역할에 그치거나 조연도 앞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참 생각 없는 회담을 추진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이번 판문점 만남을 통해 미·북 정상 간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키로 한다는데 일단 입을 맞췄다.

문재인 정권은 조만간 남북회담 추진을 위해 조만간 북측과 비공개 접촉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놓고는 미국과의 직거래로 나설 것으로 보여 남북 관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미북 진행 상황에 뒤이은 후순위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정도는 아는지 청와대 입장을 보면 미북 비핵화 협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것 같다.

셋째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다. 미국은 무역만이 아니라 북한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하는 일거양득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전략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미북 판문점 회동에서 김정은에게 평양 주재 미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 개설을 제안했던 것에서 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평양 주재 미 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하며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뭐겠나.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미국이 ‘평양 주재 미 연락사무소 개설’을 하면, 미국의 총이 중국의 목을 겨냥하는 것이 되며, 북한도 미국에 함부로 할 수 없는 족쇄가 된다는 측면에서 쉽게 답변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도 미국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든 북한을 이용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해소해보려고 하는데 김정은이 미국 쪽으로 끌려가려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20일 G20 정상회의에 앞서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전략적인 것으로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을 보여주고,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관련해 도움을 얻으려는 것 아니었겠는가.

중국은 그러다보니 애써 트럼프 김정은 만남을 축소한다. 중국 CC-TV는 지난달 30일 오후 메인 뉴스에서 트럼프 김정은의 판문점 회담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일자 3면 왼쪽 최 하단에 6줄 기사로 간략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만남을 다뤘다. 여기에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정치 쇼’라고 평가 절하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러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달래기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한다. 웃기는 것은 김정은이 대미 압박카드로 시진핑과 푸틴을 만나놓고는 트럼프의 트위트에 끌려 나가 판문점에서 미북 회담을 열렀으니 중국과 러시아가 속이 부글부글 끌지 않겠는가.

이것을 김정은의 현란한 양다리 외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김정은이 트럼프의 마법에 완벽히 걸려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트럼프의 리모컨 안에 갇힌 형국이다.

똥줄이 탄 북한은 어쩔 수 없이 미국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는 보도를 내보낸다. 북한은 지난 달 20일과 21일 5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부터는 중국과 러시아 관련 보도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 거의 매일 보도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했다”고 중국과의 인사 교류 소식을 전한다.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노동당 외곽단체로, 통상 대남 담당 조직으로 분류돼왔는데 이례적으로 방문 소식을 보도한다.

노동신문은 또 같은 날 “알렉산드르 포민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국방성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다”며 “인민무력성이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한다.

이어 “연회에는 인민무력성 부상 육군상장 김형룡 동지를 비롯한 조선인민군 장령, 군관들이 참가했다”며 “김정은 동지와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건강을 축원하며 잔을 들었다”고 전했다.

사실 러시아 군부 인사의 평양 방문은 북·러 간 군사·안보 협력 논의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북한의 전력으로 본다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 관계를 관리하는 측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세 마리 토끼 잡기의 트럼프 전략으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DMZ 회동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둔 선거전략 차원이라는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 내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김정은과의 DMZ 회동을 성사시킨 것은 이번 회담이 즉흥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둘 다 만남을 고대하고 희망하고 있지만 행정적 절차, 안전 문제, 경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만남이 이뤄지면 굉장히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사실 행정적 절차, 안전 문제, 경호 문제는 즉흥적으로 이뤄지기가 어려운 것 아닌가. 김정은의 경우는 안전문제와 경호문제 때문에 비행기도 타지 않는 인물이지 않나. 사전에 뭔가 조율이 이뤄졌음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선거전략 차원이라는 분석은 판문점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오산 미 공군기지로 이동해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광경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장녀 이방카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소개하면서 농담을 던지는 여유, 미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회동 결과가 생산적이었다고 말하는 자평, 주한미군 사령관은 물론 사연이 있는 장병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친밀감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는 미국인들은 대선 유세전을 생각했을 것이다.

여러분.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깜짝 이벤트를 연출했다고 보는가. 트럼프는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대선후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 언론들이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쏠린 유권자들의 눈을 돌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게 맞을 것이다.

CNN 등 비판적인 매체들까지도 이번 트럼프 김정은 회담을 높이 평가했으니 트럼프의 도박은 일단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트럼프의 이번 판문점 회동이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일단 표면적으로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성과라고 본다.

하여간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북전략 변화의 신호’이건 ‘미 유권자에 환상을 심어준 TV쇼’이건, 무엇보다 김정은이 목숨은 트럼프 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보여 준 트위터 호출만큼 그의 대선 가도에 단비를 뿌린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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