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베트남전'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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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베트남전'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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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전은 잊혀지고 찢기고 있습니다.

1984년.
미국은 한 편의 영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패전의 기억,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 그것도 실제로 참전해서지옥의 밑바닥에서 살아나온 일개 사병이 10여년만에 자신의 실제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생생한 이야기였습니다.

TV에서 매일같이 방송했던 영상과 실제로 그곳에서 싸웠던 사람의 현실이 너무나도 다르고 미쳐 날뛸 수 밖에 없었던 사병의 모습을 그 영화는 실감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미국인에게 베트남전은 잊고 싶은 전쟁이지만, 참전한 병사에게 비난을 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그 한편의 영화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모든 원인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일찌감치 베트남전에 대한 논란과 많은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겠지요.

지금의 한국은 어떻습니까?

일단 베트남전은 잊혀지고 있습니다. 30만의 군인과 더 많은 수의 기업체직원 등이 그 시기에 베트남에 있었지만 '베트남에서 전쟁이 있었고 우리나라사람이 참전했었다'라는 정도의 인식만이 남아있을 따름입니다. 아... '우리나라사람이 양민을 죽였다며?'라는 인식도 새로 생겼군요.

물론 아무리 큰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지라도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지금까지도 '휴전'이라는 어정쩡한 상태로 서로를 노리는 한국전쟁도 잊혀지는 판국에 잊혀지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일반대중의 인식이 희미해져도 남아있을 '역사'에는 정확하고 명확한 기록이 남겨져야 합니다.

한국군 보병중대가 독가스를 휴대하고 다니고, 융단폭격이 실시된 후에야 수색을 나가며, 공격을 받지 않아도 무조건 보이는 대로 사람을 죽이고, 나아가 베트남 민족을 말살시키려고 했다.

이런 기록이 메이저 언론사의 기사로 버젓이 발표되고, 그런 기사에 일언반구 대꾸조차 못하는 현실. 적을 본 적도 없다는 소설가가 베트남인들에게 사과를 하고, 박격포와 융단폭격도 구분하지 못하는 기자가 베트남전을 취재하는 이런 현실.

누가 만든 현실일까요?

자신들이 '정의의 십자군'으로 남을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은 참전용사들일까요? 아니면,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기보다, 전쟁의 부분에 매달리는 '양심적(?)'인 지식인들일까요? 배운 자는 그들의 현실을 알려고 하지 않았고, 고통 받은 자는 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지식인들은 어줍잖은 휴머니즘으로 참전용사를 비난하고, 참전용사는 '대의명분'의 뒤에 숨어 모든 것을 지우려 했습니다.

지식인들은 전쟁에 대해서 더 깊은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전쟁을 싫어할수록, 그것을 막으려 할 수록, 전쟁을 잘 알아야합니다. 참전 용사들은 살아있는 동안 제대로 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또한, 전쟁의 본질과 그 비참한 상황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과 이해를 줄 수 있는 영화, 소설등의 매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많은 논란이 있어야 합니다. 한겨레처럼 말도 안되는 기사를 쓰는 것은 논란거리조차 되지 않지만 진실만을 이야기해도 논란이 될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도덕적기준을 세우는 데도 아마 오랜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언젠가 참전용사들은 새로운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전쟁과 동시에 치렀고, 지금도 치르는 그 전쟁 이제 시작입니다. 잊혀져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올바른 역사는 남겨야 하며,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인식도 세워야 합니다.

올리버 스톤이 한치의 가감없이 전쟁의 광기를 바라보았듯이 우리도 현재의 잣대가 아닌 그 현장의 잣대로 전쟁의 광기를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전쟁에 대한 이해와, 후세에도 그럴 수 있는 세세하고 객관적인 기록 그것이 우리세대의 지식인들과 참전용사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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