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왜 이렇게 개판인가?
정치가 왜 이렇게 개판인가?
  • 성재영 기자
  • 승인 2019.04.25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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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손상대의 5분 만평]

흔히 정치는 생물 같아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오늘의 동지가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배신자를 왜 안고 가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정치 같이하자고 손을 잡는 이유를 잘 모르실 것이다.

또 속까지 다 빼줄 것 같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등을 돌리고, 그것도 모자라 등에 배신의 칼을 꼽는 경우도 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 인지도 모른다.

진짜 정치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가지신 분들을 많을 것이다. 아무리 정치가 이런 산고를 겪으면서 성장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는 70년 전의 그 모습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어찌된 것이 우리정치는 다당제 정치의 폐단을 끝내고자 양당저치를 만드나, 양당정치의 폐단을 끝내고자 다당제 정치판을 만드나 결과는 같다. 항상 시끄럽고 결투뿐이다.

정치의 핵심 역할이 뭔가. 이해가 다른 진영 간의 충돌과 갈등을 조정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고, 국회의 존재 의미라는 것 정치인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자신의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됐다. 눈만 뜨면 보이는 것이 서로 편을 갈라 싸우면서 국민들을 ‘내 편, 네 편’으로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원흉이 되어 버렸다.

바로 대결 정치가 망국의 병이 된지 수십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정치인들은 그것이 병인지 모르고,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고있는 줄도 모른다.

대한민국 정치는 양당이건 다당이건 어떤 정치체제가 되어도 물고 뜯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협치가 끼어들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금 보라, 이런 폐단을 없애보겠다는 명분 하에 튀어 나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또한 초장부터 난타전에 사생결단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말이 좋아 대결정치를 협치정치로 바꾼다고 하면서도, 더 격렬한 대결정치가 되고 있으니 웃기는 것 아닌가. 바로 국민은 없고 각 당의 살기만 찾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인 것이다.

정치개혁이 뭔가.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 핵심 아니겠는가. 그런데 민심은 온데간데없고 당심과 개인주의만 남았다.

흔히 말하는 민주정치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다수결 주의’를 기초로 하는 양당제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합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다당제의 모델이다.

양당제는 수의 논리에 의한 대결정치의 위험이 크다면, 다당제는 토의와 타협에 의한 합의의 정치를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두 가지 모두 실패했다. 양당제를 하니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싸움질이고, 다당제를 하니 케스팅보트니 뭐니 해서 야합만 일삼는 행동을 했지 않은가.

지금 패스트트랙만 보더라도 그 폐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다. 민주당은 문재인의 사법개혁에 동력을 실어주기 위한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바른미래, 민평당, 정의당은 선거구제에 목숨 걸면서 적당 선에서 야합한 것이 아닌가.

대결 정치의 근원이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에 있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망국적인 대결정치를 끝내자고 하는 사람들이 꼼수를 부리니 더 큰 대결이 벌어진 것 아니겠는가.

지금 세계적인 추세는 다당제에 기초한 합의제 모델로의 이행이 맞다. 하지만 다당제는 토의와 타협에 의한 합의의 정치, 즉 정책대결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인들의 개과천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론 정치가 발달한 나라 중에는 양당정치 구조를 띠고 있는 나라도 많다. 우리나라가 이런 양당정치를 따라 해도 안 되는 이유가 뭐겠나. 바로 정치 시스템이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에 의회정치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체제가 굳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각 지역에서 선출된 실제 그 지역의 대표가 중앙정치로 진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철저하게 중앙당이 통제하는 우리나라의 시스템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양당정치건 다당제 정치건 시스템을 보완 또는 수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는 지금의 한계를 한 뼘도 못 넘어설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미국의 청문회 등을 보다 보면 선별된 인재들은 철저하게 국익과 국민을 기반으로 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책과 관련 없는 스캔들이나 게이트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를 하는 선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 만 우리나라 청문회를 보면 정 반대다. 정책이나 제안 등은 뒤로 제쳐두고 오로지 스캔들이나 게이트, 아니면 신상털기 같은 것에만 모든 시간을 낭비한다.

물론 스캔들이나 게이트 박수 받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와 완전히 분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그런 사람들을 추천하지도 않겠지만 스스로 나서지도 않을 것이다.

왜 정당이 정책정당화가 돼야한다고 말하겠나. 그래야만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고, 일하는 정치인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다시피 미국은 매일 같이 청문회와 정책토론회, 정책제안 세미나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처럼 정치인들이 어깨 힘이나 주고 외유성 장기 출장이나 다녀올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금이라도 각 정당은 정치인들은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정책정당화에 올인해야 한다.

이것이 현재의 정당들이 가지고 가야 할 중요한 미래의 지향점이 되지 않는다면, 100년이 가도 대한민국 정치와 정치인들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는 심각한 위기다. 어쩌면 위기를 넘어 정치적 시한부 상태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거 누가 고쳐야 하는가. 병든 당 병든 정치인 스스로가 고쳐야 한다.

우리 정치를 잘 한번 보시기 바란다. 어떤 당이 됐건 집권하면 야당은 무조건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하고, 꼬투리를 잡고, 국정의 발목까지 잡는다.

왜 그러겠는가. 잘한다고 하면 표가 쏠리니까 잘해도 못한다고 물고 늘어져야 하는 것이다.

바로 표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는가. 이건 여당이 잘하면 야당에게 집권의 기회가 오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안 되는 구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즉, 한 표라도 이기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가 있는 한 여야는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원흉이고, 우리 정치가 철저한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영남당, 호남당, 충청당, 친문, 비문, 친박, 비박 등을 앞세워 지역 간 계파 간 조직체를 갖추고 오로지 표를 긁어모으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 집단체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집단체가 아니라 ‘계파정치에 매몰된 이권집단’으로 비난받아 왔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유권자의 가치관이나 이익이 다양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여전히 양자택일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 보면 양당정치의 극심한 대립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를 이 꼴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 폐단의 원흉을 제거하는 측면에서도 다당제 정치형태가 바람직한 것은 맞다.

물론 이론적으로 볼 때 양당제는 원활한 정권교체와 정치적 안정에 유리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았듯이 합의의 도출보다는 두 개의 선택지를 놓고 사생결단으로 극한투쟁을 벌이는 꼴을 보여 왔으니 지금 국민들 까지도 둘로 갈라져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한민국의 양당정치는 항상 극한대립의 정치를 야기했고, 그 대립은 여야의 대결로 발전돼 결국엔 정부를 마비시키는 행태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지금 대립을 보이고 있는 패스트트랙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겠는가. 나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고 본다.

바로 양당정치의 폐단을 끊고자 했다면 패스트트랙 추진은 순수해야 했다. 진짜 국민을 위한 생각이었다면 여야 4당의 합의에 꼼수를 뺏어야 한다.

한번 보자. 패스트트랙에서 논의 중인 선거법 개정은 대의민주주의 선거제도, 권력 구조, 그리고 의회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는 검찰의 권한을 ‘옥상 옥’으로 만드는 꼴이고, 문재인 정권이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반대파를 처단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될 공산이 크다.

즉, 야당이 의석 몇 개 더 얻으려고 여당과 야합해 선거법과 공수처를 바꿔먹는 꼴일 된 것입니다. 뭔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이것은 여야 4당이 합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지정안(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주장에 잘 나타나 있다.

오 의원은 “저는 누구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바라왔지만 선거법만큼은 여야합의로 처리해왔던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여야 할 만큼 현재의 반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또 “누더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저의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면서 “저는 이후로도 제대로 된 공수처 설치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선거제 개편안의 도출과 국회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바로 오 의원의 말 속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반쪽이고, 공수처 법안은 제대로 안 된 법안임을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오 의원 때문에 사보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사보임은 사임(맡고 있던 일자리를 그만두고 물러남)과, 보임(어떤 직책을 맡도록 임명함)의 줄임말입니다. 정치로 보면 국회 상임위원 자리 사직토록하고 다른 사람을 채우는 것을 말한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반대를 선언한 오 의원을 국회 사개특위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현재 불법 강제 사·보임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러니 다당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토의와 타협에 의한 합의의 정치를 가능하게 한다는 다당제가 지금 자당의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의원을 사보임까지 해가면서 다른 당과 야합을 하려는 것 이건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까 당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당이 의석수 몇 개 더 얻을 생각에 여당과 한통속이 되면 어쩌자는 것인가.

여당이건 야당이건 건전한 견제역할을 넘는 정치적 공세도 문제지만, 적어도 여당이라면 야당의 건전한 비판과 이유 있는 비판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들의 잘못은 무조건 아니라고 닭발 내밀고, 남의 허물은 피가 나도록 잘근잘근 씹는 그 버릇으로는 큰 정치를 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 비즈니스 때문에 놓치더라도 여당인 민주당이라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나 국가 이익의 집약에 신경 써야지 허구 한 날 ‘보수궤멸’, ‘100년 집권’, ‘260석’ 같은 타령만 하고 있으면 어쩌자는 것인가.

여야 4당이 진정으로 정치발전과 국민을 위한 선구구제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원한다면 먼저 이른바 ‘몰 빵 투표’행태부터 없애야 한다.

전라도표 싹쓸이 같은 지역구도에 의한 득표가 있는 한 선거의 비정상적 관행은 그대로 존속 할 것이기에 지금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실패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지금 패스트트랙을 찬성하는 여야 4당이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알려드릴테니 잘 들어 보라. 여야 4당이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패스트트랙이 아니라 정치에 지역색부터 걷어내고, 인물과 공약, 정당의 정책에서도 지역 색과 관계없이 투표를 하는 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번성하고, 민주적이며, 안전하고, 부패가 적은 훌륭한 협치’의 국가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가 바로 덴마크다. 이 나라는 자그마치 의회에 총 10개 정당이 활동 중이다. 이 중에는 우파성향 정당이 5개, 좌파성향 정당이 5개다.

정당 2개도 시끄럽고 5개도 시끄러운 우리나라는 왜 ‘경제적으로 번성하고, 민주적이며, 안전하고, 부패가 적은 훌륭한 협치’ 국가가 못 되는가.

그 이유는 덴마크의 경우는 10개의 정당이 활동하고 있지만 다당제 하에 형성된 ‘타협과 합의의 문화’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투쟁과 남을 헐뜯는 문화’만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국회는 평정심을 찾고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그 시간에 백척간두에 서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줄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재발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그런 나라의 국회의원들이 되지 마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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