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넘어 개성 송악산 자락이 보이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산 56번지. 남방한계선으로부터 불과 5㎞ 떨어진 이곳 7000㎡의 공간에 적군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1, 2묘역으로 나뉜 적군묘지는 1구역엔 북한군이, 2묘역엔 중공군(당시)과 북한군이 묻혔다. 원래는 1968년 1.21사태를 도발한 김신조의 124군 부대 무장공비들의 가묘가 있던 곳이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7월 제네바협약 제120조 등에 따라 전국에 산재한 적군묘를 모아 조성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적군묘이다.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에 유해 송환을 제의했고 그 뒤 589구의 중공군 유해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선양의 항미원조열사릉에 안치됐다.
이곳의 북한군 유해는 모두 843구. 6.25 당시 사망한 북한군만 아니라 김신조 일당 30명, 1987년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하고 자살한 김승일, 1998년 남해안에 침투했다가 사살된 공작원 6명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 그간 관리를 맡았던 국방부가 경기도에 시설 관리를 요청했고 도가 이를 수용해 현재는 경기도가 관리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곳을 인도적·평화적 차원에서 단장하면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며 ‘평화의 상징’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북한군 제1 묘역’에서 ‘제6회 평화협정기원제’와 ‘제2회 반제자주통일열사 추모제’가 열렸다.
노수희 범민련 서울연합 의장은 이날 “조국 통일의 한을 안고 누워 계시는 영령들이 그 한을 푸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김일성 김정일을 잇는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사적 노력으로 세계 평화의 날을 이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관계자는 지난 6일 한 인터뷰에서 “아무리 남북화해 시대라지만 우리 부모·형제를 죽인 북한군들의 묘를 혈세를 들여 관광지로 만들려는 것은 국민 감정상 너무 이르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희중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파주지부장도 “북한은 천안함 폭침 등 무려 8만여 건의 대남 도발과 50만여 건에 달하는 휴전협정을 위반했다”면서 “북한의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 묘지에는 전후 남한으로 침투했다가 사살된 무장간첩들 묘도 있다”며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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