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연설, 언론보도 부정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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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연설, 언론보도 부정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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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괴리와 남의 탓 인식’ 지적 많아

 
   
  ▲ 연설중인 노무현 대통령  
 

23일 오후 10시부터 시작해 시간이 부족하다며 1시간을 채워가며 행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 대한 한국 언론들의 사설 제목도 다양하면서도 대통령이 원할만한 제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신년연설에 대한 사설의 제목은 주로 “공감하기 어렵다, 자화자찬(自畵自讚), 구름 위, 피해의식(被害意識), 개헌, FTA집착”등과 같은 부정적 단어들이 제목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사설 이외의 기사에서도 제목은 사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대통령 신년연설 ‘민생위기 넘겼다’ 국민정서와 차이(동아일보), 노대통령 최대 정적은 ‘언론’, 화두는 ‘언론 탓’(데일리안), 노, 야당 언론 저주에도 경제는 성공적, 설득력 있나(이데일리), 역주행 경제인식(조선일보), 서민 삶 더 나빠진 이유, 양극화 탓?(중앙일보), 노대통령 임기 말의 마이웨이, 타협보단 낫다(데일리 서프라이즈)”등으로 한국의 언론들이 뽑아낸 제목들이다.

대통령의 대 언론 인식을 바탕으로 하면 “한국 언론은 모두 다 무뇌집단인가?”라고 묻고 싶을 정도다. 대통령은 아마도 구름 위에 있던가 아니면 지하의 깜깜한 방에 있던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러한 반응들이 나타날까?

한국 언론에 나타난 사설 제목과 주요 골자를 일부 발췌해본다.

[경향신문] 공감하기 어려운 노대통령의 신년연설

참여정부의 지난 4년의 공과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다. 민생, 경제, 사회 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잘했고, 잘되어 가고 있다는 식의 노대통령의 자평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서민 경제 침체, 최악의 실업률, 도저해진 사회 양극화 등에서 나타나는 여러 지표들은 분명 참여정부의 한 실정(失政)을 증거 한다. 이른바 ‘좌파신자유주의’로 운위되는 정체성의 혼선, 인사에서의 잦은 실책, 그리고 노대통령의 말로 인해 빚어진 과도한 언어비용과 사회적 갈등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을 배가시키고 지지율을 폭락시킨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국민일보] 자화자찬 일관한 대통령 연설

노 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잘 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민생파탄’이라고 비판하는 야당과 언론을 강하게 비난했다.

작금의 민생문제는 김영삼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것임을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시름이 얼마나 깊은지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양극화 심화와 부동산 값 급등으로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과거 어느 정권 때보다 큰 데도 대통령은 지금이 가장 낫다고 했다.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동아일보] 구름위의 대통령

대통령의 말은 한마디로 지금의 민생고가 자신과 이 정권의 잘못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민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반성을 기대했지만 들은 것은 자화자찬과 핑계뿐이다.

그는 “역대 정부는 무리한 경기정책으로 많은 후유증을 물려줬지만 참여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올라버린 집값, 땅값으로 인한 후유증은 제쳐두더라도 저성장 기조와 금융위기설까지 나오게 하는 가계부채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스스로 한미 FTA 반대파 설득을 위해 국민과 대화 한번 가진 적이 없다. 이제라도 확고한 신념과 결단으로 FTA 하나라도 완결 짓는 게 평가받을 길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인색하고, 무(無)오류의 망상에 빠져 모든 것을 야당과 언론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 딱하다.

[조선일보] 대통령에게 야당과 언론이 없었더라면

국정연설대로라면 이 나라는 지금 노 대통령 치하에서 太平聖代(대평성대)여야 마땅하다.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은 노 대통령과 측근들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열린우리당조차 이 정권 4년의 실패와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했다. 지금 집권당의 간판으로는 정치적 내일이 없다고 절망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現(현) 당의장, 前(전) 당의장, 現(현)원내대표, 前(전)원내대표들까지 모두 집권당 脫出(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은 “여러분, 내일 아침 일부 언론을 한번 보라. 생방송이라 많이 왜곡하지는 못하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보고들은 것과는 다른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까지 했다. 市井시정에서 멱살잡이 하듯 하는 이 말에서 저주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야당과 대선주자들을 비난한 말들은 마치 여당 대선 운동처럼 들렸다.

대통령은 “정치에서 국민의 불신과 적대감을 모으는 것만큼 수지맞는 것은 없지만 나라는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 4년간 해온 일이 국민을 편 갈라 불신과 적대감을 모아온 것이다. 어젯밤 연설도 바로 그런 내용이었다. 대통령 말대로 지금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1년간 또 얼마나 시달려야 할지 암담하다.

[서울신문] 노대통령 피해의식 벗고 민생 주력을

노무현 대통령의 어제 신년연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주고 있다. 경제와 민생에 주력할 뜻을 밝히고, 특히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강조한 점은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반면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과거 정권에서 파생된 것으로 돌리고, 야당과 언론을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었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연설 곳곳에서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을 드러냈다. 야당과 언론이 국정실패, 민생파탄으로 몰아붙이는 바람에 민생·경제가 더 어려워졌고, 부동산 문제도 반대와 흔들기 때문에 한 번에 잡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노 대통령은 후보 당시 공약했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지 않고 적정한 성장을 이룬 듯 주장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여러 문제를 노출한 남북관계와 안보 분야에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허물을 외면하고 남 탓만 해서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노 대통령은 연임제 개헌의 당위성을 또 역설했지만 그 역시 민생·경제를 제쳐둔 채 매달릴 일은 아니다.

[세계일보] 개헌에 매달리며 국정 전념할 수 있나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신년 특별연설에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4년을 평가하고 올해 국정 과제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을 설명하면서 ‘대통령 4년제 연임’ 개헌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21세기 국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개혁은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하며, 헌법 개정 문제도 그러한 맥락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추진을 반대하는 국민 대다수와 야당의 목소리를 거듭 외면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 과제로 양극화 해소를 통한 민생 문제 해결과 성장 잠재력 강화 등을 제시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국가발전전략을 강조했는데, 개헌 문제로 국론을 분열시켜 놓고 이 같은 국정과제를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한겨레] 개헌과 FTA 집착 말고 민생해결에 전념해야

양극화를 민생이 어렵게 된 근본 원인으로 진단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사회 안전망 구축, 균형 발전, 남북관계 개선” 등 종합적인 처방을 내리는 데 그치지 말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 한 해 민생 해결에 전념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개헌 추진 의사를 거듭 밝힌 데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두고서는 자신의 임기 안에 이루겠다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 개방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내용 하나 하나가 앞으로 수 십 년 또는 그 이상 우리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유무역협정은 협상을 연기하거나, 모든 의사 결정 자체를 아예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연설에서 줄곧 언론을 탓하고 걸핏하면 언론을 반격한 것도 거슬리는 대목이다. 일부 언론의 무차별적인 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 등도 언론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역사의 평가에 연연해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언론의 비판에도 대범하기 바란다.

이 같은 언론들의 반응을 대통령은 짐작했을까? 노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10시간만 주면 아주 상세하게 국민들에게 직접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아까운 1시간 동안 공중파 전파를 소비하고 말았다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열거한 언론의 반응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는가.

부디 지금부터라도 현실과 괴리된 발상과 인식을 버리고 현실 천착에 온 힘을 기울여 성공은 못하더라도 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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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il 2007-01-25 03:32:03
Wonder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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