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나 수술로 잃어버린 목소리를 음성합성 소프트웨어로 재현하려는 시도가 일본에서 확대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전에 녹음한 본인의 목소리를 이어붙이는 구조로, 후두암이나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환자 등이 활용할 수 있다. 말하는 법을 본인과 닮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익숙한 목소리가 되살아나 주위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풍부해진다며 호평을 얻고 있다.
"통증이 있거나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주변에 알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ALS 환자인 요네자와 가즈야(60) 씨는 삿포로시 니시구의 커뮤니티 FM에서 매달 1회 진행을 맡는다. 투병 생활과 시사 문제가 주요 내용으로,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보이스타'를 사용해 온화한 저음으로 청취자들에게 다가간다.
발병하기 전부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 "목소리로 전달하는 행위의 소중함을 실감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라디오에서는 절묘한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인터뷰에도 도전하고 있다.
보이스타 이용자는 병 상태가 악화하거나 인두 적출 등의 수술을 받기 전에 400~1000개의 문장을 녹음해 둔다. 보이스타는 녹음을 바탕으로 말하는 방식의 특징을 분석해 패턴을 만들어낸다. 컴퓨터에 문장을 입력하면 그 사람의 평소 말하던 방식과 가장 가까운 음을 골라 재생한다.
판매원인 시스템 개발 회사 '휴먼 테크노 시스템 도쿄'의 와타나베 사토시(54) 씨는 다른 회사에 재직 중이던 2007년, 후두암 환자였던 마키 이즈미(향년 60) 오사카 예술 대학 교수(당시)로부터 "수술한 뒤에도 내 목소리로 강의를 하고 싶다"라는 상담을 받았다. 소프트웨어가 완성된 후에 이미 성대를 잘라냈던 마키 교수가 사용해보니 본인 말투와 닮은 간사이 사투리가 되살아났다.
대학 강의에서 활용하자 학생들로부터는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라며 호평을 얻었다. 아들의 결혼식에서도 보이스타를 사용해 인사했다. 아내 게이코(69)씨는 "원래 수다스러운 부부라, 작은 말다툼까지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보이스타의 가격은 녹음한 목소리의 데이터 양 등에 따라 약 36만~95만 엔(약 360만~950만 원)이다. 와타나베 씨는 "더욱 저렴하게, 더욱 본인답게 재현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고 싶다"라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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