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검증된 '픽사'의 선물〈니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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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검증된 '픽사'의 선물〈니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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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훈훈한 '가족애'의 영화

^^^▲ <니모를 찾아서> 포스터
ⓒ 2003 Pixar^^^
올해 또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온 픽사의 다섯번째 애니메이션인 <니모를 찾아서>가 얼마 후면 그 베일을 벗는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털북숭이 주인공 셜리와 귀여운 외눈박이 마이크의 모습이 아직 다 가시기도 전에 우리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깊은 해저의 세계로 인도 할 녀석들은 물고기 말린과 도리이다.

항상 픽사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가져다준다. 지금은 비디오의 앞머리나 DVD의 서플로만 볼 수 있는 픽사의 창립 단편들은 모두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많이 달랐다. 그것은 컴퓨터를 사용한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대한 확신이 가져온 새로움이었다.

그러나, 곧 그들의 확신은 첫 장편이었던 <토이 스토리>의 흥행 성공으로 ‘사실’로 공인받기에 이른다. 때문에 스필버그가 참여한 드림웍스와 폭스사의 또 다른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픽사가 발표한 작품들은 독특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인간들의 손이 미처 닿지 않는 세계에 대한 소외(토이 스토리)를 말한다거나 남들과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의 손을 들어 줄 때(벅스 라이프)에 우리는 가멸찬 희열에 빠지곤 하는 것이다.

결국, 그 작품들이 전적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가족애’이다. ‘가족’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분명하고도 확실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집단이다. 때로는 그 애정이 위험에 빠진 친구를 구한다거나 부대끼며 살아가는 무리 안에서도 우리는 한 울타리에 서 있는 ‘가족애’를 느끼곤 하는 것이다.

<니모를 찾아서>는 바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하고도 재기발랄한 가족영화이다. 조그만 클라운 피쉬 말린은 아들인 니모에게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애정이 강한 아빠이다. 어느 날, 이러한 자신을 과잉보호 하려는 아빠의 말을 무시한 채 니모는 인간들이 타는 보트를 구경하러 가고야 만다.

그러나, 니모는 곧 스쿠버 다이버에게 잡혀, 열대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치과의사의 수족관으로 향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말린은 선량한 블루탱 물고기인 도리를 만나 아들 니모를 찾아 나선다. 그 여행 중에 만나게 된 바다거북 크러쉬와 채식주의 상어 브루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애타게 아들을 찾으려는 말린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이 기상천외한 여행을 돕는다.

3D 애니메이션이 가장 구현해내기 어렵다는 ‘물’속 세계를 아기자기하게 그려낸 <니모를 찾아서>는 흡사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실적인 장면들이 많다. 이는 영화 속 수중생물들을 생동감 있고 리얼리티하게 그려내야겠다는 픽사의 결심을 보여주는 듯 하다. 또한, 징그러운 식인상어라고만 알고 있던 백상어의 이미지를 단박에 날려 벌릴 수 있는 채식주의자 상어 ‘브루스’의 모습이나 유유히 바다 속을 노니는 ‘크러쉬’는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착한’캐릭터의 전형이다.

이러한 캐릭터들의 전환은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원동력으로 기인한다. 또, 자식의 행방을 찾는 말린의 모습에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 기지는 이번에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부성애’를 전면에 드러내놓고도 결코 교훈적으로 마무리하려고 하지 않는 지극히 새털같은 영화라는 점이다.

그것은 자연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리 없는 ‘일깨움’을 줌과 동시에 전작들에서 보여주고 있는 흐름에 위배되지 않는 선을 긋게 된다. 그래서, 또 한번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앉아 말린이 이야기하거나 니모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들을 입 밖으로 되뇌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경쟁사를 너무 의식한 것인지 비주얼한 화면의 색채와 동선에 대해 그 어느 작품보다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그것은 물론 관객들에게 커다란 선망의 대상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혹은 일종의 자기 과시욕일 수도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이번에도 픽사가 주는 선물은 제대로 배달된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 왜냐하면, <니모를 찾아서>가 또 한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일깨움’의 영화가 되더라도 그것이 결코 ‘훈계’가 아닌 ‘재미’로 다가올 수 있는, 관객들에게 이미 검증된 픽사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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