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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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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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63>채광석 “스승과 제자”

 
   
  ^^^▲ 삿갓나물아이의 마음에 무지개를 심어주세요
ⓒ 우리꽃 자생화^^^
 
 

우리 집 네살박이 수왕이는 애비더러 호통을 친다
이노오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안팎 깡패
저보다 두 살 많은 외사촌 현신이한테 엉기며 터지며
싸움이라면 제법 길이 트여
툭하면 이놈 저년 갈겨대기에
시시하게 티격태격 닭싸움질 즐겨서야 되겄느냐
사내란 모름지기 이노오옴!
호기롭게 일갈하는 법이니라
선동한 것은 바로 나였다

이 시를 읽으면 윌리엄 워즈워드가 쓴 무지개란 시가 떠오릅니다. 그 무지개란 시 속에는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라는 글이 들어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윌리엄 워드워즈는 왜 아이가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을까요.

우선 무지개, 란 시를 한번 읽어 볼까요. 아래의 시는 필자가 우리 정서에 맞게끔, 일부 손질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시를 번역한 그대로 옮겨 놓으면 시 본래의 맛은 사라지고, 시의 껍데기만 읽게 되는 것이니까요.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마냥 뛰누나.
내 인생 시작할 때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노라.
늙은 때 또한 그러할 것이고.
아니면 죽을지노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는 내 하루 하루가
자연이 되기를 바라노라.

워즈워드는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보면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습니다. 워즈워드는 소싯적이나, 어른이 된 지금이나, 아니면 늙은 때에도,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뛸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무지개를 바라보고도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이는 곧 죽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80년대 민족.민중문학을 주창한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이었던 채광석은 "네살박이 수왕이"를 통해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외사촌 현신이와 싸우는 아들을 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내란 모름지기 이노오옴!/호기롭게 일갈하는 법"이라고.

그 뒤부터 "우리 집 네살박이 수왕이는 애비더러 호통을" 칩니다. "이노오옴!"이라고. 바로 아버지가 가르쳐 준 그대로 따라합니다. 그렇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텅 빈 백지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색깔을 칠하느냐에 따라서 원색 그대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미인과 천재는 일찍 죽는다고 했던가요. 1948년 7월 11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 태어난 채광석은 1987년 7월 12일, 마흔의 나이로 이 세상을 훌쩍 떠나고 맙니다. 그것도 마포구 아현동에서 길을 건너다가 달려오는 차에 치어서 그렇게 떠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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