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되기 위한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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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되기 위한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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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이랬던 내가 조금 부끄럽다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그 사람 많은 도시에서도 특히나 사람 많은 곳이 노량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노량진은 공무원을 준비 수험생의 집결지이다. 주머니가 가벼워 1800원짜리 식당밥을 먹고, 어쩌다가 2100원짜리 밥을 먹을 때면 손이 떨리는 곳이다.

츄리닝에 생얼은 기본이고, 학원가의 무료 새벽강의는 구름같이 몰려듣는,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 공무원이 되기 위한 관문처럼 되어 버린 곳, 노량진이다. 가끔 노량진역 앞을 지날 때면, 추운날씨에 포장마차 앞에 모여 따뜻한 어묵 국물로 마음을 녹이던 수험시절의 내가, 아직 그곳에 있는 것만 같다.

산림청 임업직공무원이 된지 이제 넉달을 넘어서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붙으면 아침에 영어회화학원을 다니고, 퇴근 후에는 요가를 하고, 하루는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미술학원도 다니고, 배낭여행도 다니고…..”등등 시험 붙기 전에는 이런저런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았다.

공부하는데 많은 동기부여가 됐기에 일기장에, 공부가 안될 때마다 적어놨던 리스트 들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랬던 내가 조금 부끄럽다.

정작 ‘나는 이런 공무원이 되겠다’는 본질적 목표보다, 공무원이 된 이후에 따라오는 경제적 안정, 사회적 신분보장 등에 더 관심을 쏟았던 것이다.

이랬던 나에게 감명을 준 어느 공무원분의 일화가 있다. 이분은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가를 가면, 꼭 손님이 가장 적은 식당만 골라서 들어가신다고 한다. 보통 손님이 많은 집을 찾아가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공무원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개인의 생활습관에서도 일반 경제논리대로 행동하기에 앞서, 먼저 어려움이 있는 곳을 살피고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첫발을 디디는 내게 이상적인 공무원상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아주 짧지만 공무원이 된지 넉달 즈음하여, 공무원 선배님들의 생활과 근무태도를 보고 깨달은 바가 많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결코 단순한 생계수단을 위한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과, 선배들이 그래왔듯이 매사 쉽게 앉아서도 쉽게 일어서도 안 되는 신중해야하는 자리이고, 항상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날 아이 손잡고 놀이공원 한번 못 가봤다고 하시는 20년 경력의 선배님들, 휴일 없이 산불비상대기를 하고 있는 우리 산림청직원들, 밤12시가 넘도록 꺼지지 않는 관리소의 불빛을 보며, 나 역시 10년, 20년 뒤 누군가의 이상적인 공무원상이 되리라 또한 국민들에게 한결같이 사랑받는 믿음직한 공무원이 되리라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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