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역사학회' 언제 깨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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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역사학회' 언제 깨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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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읽어주기와 책장사 행태를 벗지 못한 '역사학 대회'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서울대학교 인문학대학 5 ~ 8동에서 역사학대회가 열렸다. 매년 열려 왔던 대회지만 최근 역사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자리였다.

"역사 속의 '타자(Others)' 읽기"를 공동주제로 하여 열린 이번 역사학대회는 기존 시대분과 학회와는 달리 한국사부, 서양사부, 동양사부, 과학사부, 고고학부, 역사교육부, 미술사부, 경제사부, 자유패널로 나뉘고 한국사부에는 한국사 연구회(고대부터 조선까지를 다룸), 한국역사학회(근대와 현대사)의 발표가 속해 있다.

목차만 봐도 명실상부 우리나라 역사학 관련 대회에서는 최고의 권위와 상징을 가지고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지방의 대학들은 학생회 차원에서 청강을 하기 위해 학생들을 모집해 오기도 하고 한편 이날만을 기다리는 역사학도들도 많다. 그러나 그 대회의 명칭이 아닌 내용적인 면만을 따지고 보면 그 대회가 정말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많이 든다.

잠자는 학회와 잠들어 있는 참석자

이번 학회는 기존의 역사학회에 비해 규모가 크다. 전국 최고의 발표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연구 자료를 발표 하는 것에 있어서는 전국 최악이었다. 누런 종이로 된 책을 피고 앞에서 한 사람이 읽어 주는 일반적인 내용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빔프로젝트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시각적인 접근은 시도도 하지 않았고 몇몇 분과에서만 슬라이드를 사용할 뿐.

그럼 역사학 관련 분야에서는 그냥 책만 읽어 줄 수밖에 없을까? 필자는 그렇다고 강하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내용도 프리젠테이션을 이용한다면 청강을 하는 사람과 호흡할 수 있기에 더더욱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논문에 있는 원문을 제공하여 줄 필요가 있을 경우 프리젠테이션의 경우는 그 원문을 제시 하여 해석을 해줄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시도 되지 않았다.

또한 발표 시간 내내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읽어 주고만 있는 발표자들도 존재 했다. 그럼 이날 발표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한글을 못 읽어서 발표자가 읽어 주는 것을 들어야 했던 것인가? 차라리 요점만 이야기 하고 연구의 문제점과 성과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아침 시작할 때 읽기 시작하여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외에는 책만 읽어 주는 상황에서 안자고 앉아 있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과학적인 접근법

세미나도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정확히 말해 시각적인 이용일 것이다. 일반적인 세미나가 나눠준 자료집을 가지고 읽어 주는 데 최근 몇몇 학회에서는 빔프로젝트를 이용 프리젠테이션으로 설명을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인문학의 특수성상 어쩔 수 없이 지면 설명을 해야 한다고 할 수 있으나 같은 내용일지라도 프리젠테이션을 이용 각종 도표와 원문들을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는데 굳이 지면(자료집)만 읽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책장사와 같은 진행

역사학대회를 참석하려면 반강제적으로 자료집을 사야 한다. 13,000원인 이 책이 없으면 발표회에서 고개 숙이고 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자료집을 읽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을 한다면 책이 안팔릴수도 있기에 지면으로 된 내용을 읽어 주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 자료집만 있다고 해서 발표장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3,000원에 이르는 자료집은 논문 원문이 아닌 간추린 것이기에 일부 발표문의 경우는 별도의 돈을 들여서 사야 한다. 이러한 논문은 대략 2,000원~5,000원 정도에 이르는데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각 분과 마다 모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분과 아니 대부분의 분과에서는 이런 식이기에 문제점으로 지적할수 있을 것이다. 모든 분과의 책과 자료집을 사려면 적지 않은 돈을 들여야 한다.

역사학대회를 책장사를 하기 위한 자리로 보게 하는 것은 끝날 무렵 바겐세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자리인지는 모르지만 막판에 13,000원의 자료집을 10,000에 할인하여 팔기도 했는데 이익을 보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면 정가대로 받으면 되지 굳이 원성을 들으면서까지 세일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런 상황을 연출하면서 책장사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강하게 말할수 있을까?

역사학회에 바라는 점

한국사만 보더라도 국내에는 크고 작은 학회가 수십 개에 이른다. 이런 학회들이 타 학회와 교류가 없기에 이번 역사학대회는 명실상부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였을 것이다. 또한 가장 큰 학회이기에 중소학회에서는 이 학회의 운영방법을 따라 갈 것이다. 역사학을 배우기 위해 온사람에게 책이나 팔고, 진보적인 방법으로의 도전도 없이 무료한 책읽기의 방식은 버려야 할 것이다.

역사학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함께 하고 또 쉽게 알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역사학은 역사학도라는 사람들의 것이 아닌 우리 국민과 후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라는 학문의 특수성이 있어 특수한 사람들이 연구 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역사학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 이 가장 큰 모임이 그 자리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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