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크로드 시리즈 저자 박선협 기자 ⓒ 박선협 기자^^^ | ||
정신精神의 심볼인 동시에 인도문화를 집약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 강 유역에서 힌두교와 불교 등 갖가지 종교가 탄생하였던 것이다. 7 세기에 인도를 여행한 현장玄奬은 간지스 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넓이 3~4 리里, 동남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곳은 폭 10여리가 넘는다. 물빛은 늘 푸르고 흐름은 길고 넓기만 하다. 괴이한 동물은 많더라도 해害를 가해 오진 않는다. 물맛은 감미롭고, 부드러운 모래가 흘러 넘쳐 강가에 둑을 이뤘다. 이 강을 '복福의 물'이라 일러 죄를 산더미처럼 쌓더라도 이 강에서 목욕하면 사赦함을 받고, 물 속에 들면 하늘에 태어나 복을 받는다.
죽어서 유해를 이 강에 투입하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굽이치는 파도를 타고 역류하여 혼백이 다시 생명을 얻는다한다.'
간지스 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강 언덕이 아득하여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폭이 넓다. 자갈을 가득 실은 범선이 강 한복판을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배 위엔 맨몸의 사나이가 할일 없이 엎드려 자고 있다.
정적이 감돈다.
인도인의 혼魂의 고향인 이 간지스 강 유역에는 몇 갠가의 신성한 장소, 성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간지스 강 중류의 '베나레스'는 힌두교 최대의 성지이다. 간지스 강은 여기서 'L'자 모양으로 구부러들면서 남쪽에서 북동으로 흐른다. 물 흐름이 커브에 부딪혀 한 차례 역류하는 것처럼 보인다.
히말라야 눈 녹은 물을 모아 흘러 온 간지스 강의 물은, 여기서 히말라야를 되돌아보면서 최후의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단숨에 벵갈 만으로 몰려든다고 인도의 안내인이 들려주었다. 필자는 석양에 물들어 황금색으로 빛 나는 간지스 강을 바라보며 차를 달렸다. 그리하여 성지 '베나레스'에 들었다. 해는 기울어 깜깜하다.
베나레스 성지
이튿날 아침 4 시에 일어나 홍차 한잔을 마시고 '베나레스' 거리로 나섰다. 아직 때 이른 새벽인데도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길 양쪽에는 담배 가게, 사진 점, 약방, 과일 점, 꽃집, 시계포, 양복점, 전기상등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빵집, 값싼 목걸이 등 선물가게가 판을 벌여놓고 통행인을 향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작은 길은 어느 길목이든 간지스 강가와 통하고 있다. 사람들은 작은 길을 통하여 강가에 설치된 목욕탕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긴다. 일출을 바라보며 목욕하면 특히 공덕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벽인데도 사람들이 이렇듯 몰려드는 것이다.
힌두교도에 있어서 목욕은 없어서는 안될 신성한 의례며 그 역사 또한 오래다. 특히 '베나레스에서 목욕하면 사후엔 하늘나라에 태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계절에 따라서 다르지만 하루에 약 1 만인, 제례祭禮때는 30 만 명의 인파가 목욕을 위해 모인다는 것이다.
'베나레스'의 간지스 좌안左岸에 60 개를 넘는 목욕탕이 4 킬로미터에 걸쳐 줄을 잇고 있다. 목욕탕 위는, 지금은 숙사가 되고만 옛 성주의 관館이나 사원이 보인다. 목욕탕은 계단식으로 되어 수면에 돌출하고 있으며, 수위가 변화하더라도 목욕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수량이 많은 여름에는 건물 옆까지 물에 잠겨, 계단이 물밑으로 푸욱 잠기고, 목옥탕에서 다른 목욕탕으로 옮기는 데 보트를 사용해야 하지만, 물이 적은 겨울이면 계단의 밑둥까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신자信者는 먼저 사원에 참배하고 나서 계단을 내려가 목욕한다.
목욕탕에도 유서가 깊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잇는 모양으로 혼잡스러운 곳, 한적한 곳이 따로 있다. 인기 있는 곳에서 목욕하면 복락福樂이 넘쳐난다는 이유 때문일까, 빨강이나 노란 색의 장식 꽃을 잎사귀에 올려놓고 몽당 촛불을 밝혀 물에 띄운다. 남자는 팬티 한장, 여자는 사리Sari~인도 여성의 의복~를 입은 채 양발을 물에 담그고 힌두의 신에게 기도 드린다.
단순히 양손을 합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격한 목소리를 내며 복잡하게 손을 휘젓는 행자行者도 있다. 물 속에서 3 회를 돌고 그때마다 태양을 바라고 기도하는 등 기도방법도 가지가지다. 양손으로 간지스의 물을 떠 올려 얼굴을 씻는다. 양치질을 하고 귀를 행구며, 몸울 문지르곤 물에 뛰어든다.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다시금 기도한다.
목욕이 끝나면 새로운 의복으로 갈아입고 젖은 의복은 그곳에서 세탁한다. 세탁하고 있는 옆에서는 또 다른 신자가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한다. 이 물이 위생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간지스의 물은 오로지 '성수聖水'이기 때문이다. 목욕탕에는 간지스 강물을 퍼내어 밀봉한 금속의 작은 캔을 팔고 있는 상점이 있어, 힌두교도는 이것을 사 가지고 돌아가, 죽는 사람이 생겼을 때는 '말기末期의 물'이라 하여 사용한다. 임종이 가까워지면 이 물을 천에 적셔 혙 바닥에 바른다.
힌두교도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묘를 세우지 않는다. 보통은 시체를 화장한 뒤 그 재를 간지스 강에 뿌린다. 목욕탕 부근의 숙사宿舍에는 '베나레스'에서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 그들은 다소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 연줄을 구하여 이 곳까지 와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죽은 자들은 ,들것처럼 된 두개의 대 위에 남자는 백白, 여자는 적赤포장으로 둘러싸여 화장 전용의 목욕탕으로 운반된다.
그리하여 일단 간지스 강물에 적신 뒤 쌓아 올린 장작 위에 누이고 불을 당긴다. 화장전용 목욕탕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기가 끊일 줄을 모른다. 노천露天이기 때문에 강변이나 배 위에서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그날 아침 필자에게 배 위에서 목욕장면을 촬영하고 있노라니 강변으로부터 보트 한 쌍이 이제 마악 떠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보트에는 흰색으로 덮인 사체가 눞여져 있다. 옆 사람에게 물어보자 그 사람은 성자이기 때문에 유체는 화장하지 않고 그대로 간지스 강에 흘려 보낸다는 대답이었다. 보트가 강 중앙에 이르자 한 사람이 곱게 싼 유체를 벗겨 강에 버린다. 싱겁고 맥빠진 듯한 소탈한 방법이다. 유체는 물거품을 일으키며 가라앉았다.
보트를 젓고 있는 사람도 함께 탄 사람도 유체가 잠긴 장소는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강변으로 돌아갔다. 주위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불과 4~5 분의 짧은 일이었지만 이처럼 간단히 인간이 버려지는 것~물론 인도에서는 성스런 간지스 강에 돌아가는 것은 만인의 바람이기 때문에 '버린다'는 말은 적당하지 않을런지도 모르지만~을 보는 것은 처음 있는 경험이었던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
인도의 결혼식
그날 밤 필자는 죽음의 세계에서 일전一轉하여 화려한 삶의 세계를 들여다보기로 하였다. 인도 상류사회의 결혼식에 초대되었던 것이다. 인도의 결혼식은 신부집에서 거행된다. 집은 빨강이나 푸른 전구로 장식하며 초대 손님용의 커다란 텐트를 친 정원에서는 악대가 축하 멜로디를 연주하여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신랑 신부는 3 개원 전에 맞선을 보았으며 이내 결혼 날짜를 정했다. 서로 얼굴을 맞대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란다. 인도의 상류계급에서는, 결혼상대는 부친이 결정한다. 따라서 결혼식에서 장본인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는 일도 그다지 진기한 일만은 아니다. 식은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신랑은 팡파르를 선두로 꽃 자동차를 타고 신부집에 당도한다.
4~5 년 전 까지만 해도 신랑은 말을 타고 왔다지만, 최근엔 간략화 해서 자동차를 사용하게 되었다 한다. 신랑일행이 가까이 오면 폭죽을 터뜨리고 신부 측 가족이 문 앞에서 신랑을 맞이한다. 신부는 아직 자태를 보이지 않는다. 정원에 깔린 꽃 모양의 융단을 신랑이 밟고 지나가면 신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비단사리Sari에 손, 발, 목, 귀에는 보석을 장식했다.
두 사람이 천천히 다가서서 서로의 목에 꽃 목걸이를 걸어 주자 주변으로부터 일제히 박수가 터졌다. 초대객이 두 사람 가까이 다가가 축복의 한 마디를 건넸다. '쟈디 무발크호'~결혼을 축하합니다!~ 결혼식은 계속되었다. 신랑 신부는 별실에서 바라문~힌두교 승려~의 설교를 듣는다.
'아내가 목욕하러 가고 싶다면 거절하지 말거라'
'양친을 잘 모셔라'
'바람을 피우지 말아라'
바라문의 설교가 한 고비 돌아가면 신랑 신부는 서로 옷소매를 붙들어 매고 성화聖火주위를 일곱 차례 돈다.
이것은 '사브다바디의 의식'이라 하여 내세來世까지 부부의 금술琴瑟이 굳건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힌두교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다. 최후로 신랑이 신부의 가르마 밑 이마에 기혼이 되었다는 것을 표시하는 빨강 색을 칠하는 것으로 식은 끝난다.
시간은 어느 새 한 밤중이다.
신랑이 자기 집에 신부를 데리고 오는 것은, 다음 날 아침이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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