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와 빈곤층의 확대, 비정규직의 증가, 고령화의 가속화로 기존의 좁은 의미의 복지정책을 넘어 고용, 노동시장, 조세, 재정, 주택, 의료, 교육 등의 포괄적인 사회정책이 절실하고 보건복지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시민 장관의 「사회투자국가」는 현재 보건복지정책의 목표가 되어야할 양극화 극복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사회복지기반이 취약한 한국에서는 성급하거나 부적절한 모델이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된 정책들은 「사회투자국가」를 실현하는 것과도 거리가 먼 것들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내용으로 알려진 ‘아동발달지원계좌’만 보더라도 빈곤아동의 경우 당장의 양육이 어려운 조건에서 미래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투자를 논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이보다는 빈곤아동의 사회적 양육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노후 투자 확대 정책으로 제시된 ‘고령친화형 지역특구’는 최근의 고령화 담론으로 포장된 신자유주의적인 지역개발 정책에 다름 아니다. 전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는데 몇 지역만 ‘고령화 특구’로 지정한다는 것도 넌센스이며 이런 투기성 지역개발이 ‘고령화 대책’이나 ‘노후 투자 국가 정책’으로 둔갑되어 제시되는 것도 기만이다. 이번 발표는 앤서니 기든스가 「제3의 길」에서 소개한 「사회투자국가」의 긍정적 일면, 즉, 단순한 소득보장 뿐 아니라 사회적 배제에 처해있는 취약계층의 역량 강화 및 사회적 배제 극복을 위한 적극적 조치들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애초부터 제3의 길은 없었다. 사회안전망이 극히 취약한 현실에서 사회양극화와 빈곤층의 증가로 인한 사회복지재정의 증가는 당연한 것이다. 빈곤과 저임금·비정규직에 근본적 개선 없이 사회복지재정의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유시민 장관의 ‘미래지향적 보건복지정책 비전’은 애초부터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다. 취임 6개월을 맞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있지도 않는 길을 찾아 헤매기보다 양극화 극복과 사회복지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직접적인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2006년 8월 23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용대)
* 별첨 : 보건복지부의 ‘미래지향적 보건복지 정책방향과 역점과제’ 주요내용과 평가
<첨부>
보건복지부의 ‘미래지향적 보건복지 정책방향과 역점과제’ 주요내용과 평가
1. 경과
○ 21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지향적 보건복지 정책방향과 역점과제’를 밝힘
○ 「사회투자국가」의 비전에 입각하여 하반기부터 4대 역점과제를 우선 추진하는 한편 금년 중에 사회투자국가 비전을 중심으로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힘
○ 보건복지부는 사회투자정책 마련의 배경으로 ‘양극화와 분배구조의 악화로 빈곤층의 증가, 빈곤의 대물림, 노인사회지출비용의 급증, 사후치료중심방식의 한계 등의 문제가 가중되어 복지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략적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들고 있음
○ 4대 역점과제를 추진하는데 내년에 약 30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전망
2. 4대 역점 과제 주요내용
○ 4대 역점과제는
* 아동투자확대, 「희망스타트」와 「아동발달지원계좌」
* 국민건강투자확대, 「생애전환기 전국민 일제 건강진단」
* 노후투자확대, 「고령친화형 지역특구」설치
* 사회투자기획단 구성,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 구체화임
○ 아동투자확대, 「희망스타트」와 「아동발달지원계좌」
- 「희망스타트」 :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희망스타트지원센터 32개소를 설치하여 저소득 임산부 및 12세 이하의 아동가구의 아동에 대한 건강·복지·보육(교육)과 부모에 대한 직업훈련 등을 연계한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
- 「아동발달지원계좌」 : 부모(요보호아동의 경우 후원자)가 한도액 범위 내에서 일정액을 적립하면 국가가 매칭펀드를 지원하여, 18세 이후에 학비·창업지원금 등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제도로, 복지부는 우선 내년부터 요보호아동 3만7천명을 대상으로 국가(월3만원)와 민간후원금을 1:1 비율로 지원하는 방안 검토
○ 국민건강투자확대, 「생애전환기 전국민 일제 건강진단」
- 내년부터 16세, 40세, 66세 연령층의 전국민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건강검진 실시. 기존에 실시하던 건강검진에 연령대별로 예방효과가 탁월한 건강검진 항목을 추가하여 사전건강관리체계로 전환
○ 노후투자확대, 「고령친화형 지역특구」설치
- 노인인구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균형개발법’에 의한 ‘지역개발지구(지역특구)’로 지정하여 특구 내에 노인 서비스를 집중화·종합화시키고 특구 내 토지이용 규제 완화와 인허가 간소화를 통해 민자유치를 촉진. 금년 하반기부터 노인인구 30% 이상의 14개 슈퍼고령지역 지자체와의 공동논의 기구를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공모 통해 특구 지역 선정
○ 사회투자기획단 구성,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 구체화
- 사회투자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기존 제도를 개선·발전시키고 신규과제를 개발하는 한편, 복지부내에 ‘사회투자기획단’을 구성하고 금년 중에 ‘사회투자국가’ 비전을 중심으로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을 구체화할 예정
3. ‘미래지향적 보건복지 정책방향과 역점과제’에 대한 평가
1) 「사회투자국가」기조
- 사회투자국가라는 개념은 앤서니 기든스가 「제 3의 길」에서 ‘새로운 민족국가’의 형태로 소개한 것이며, "국민들에게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에 국가의 보호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인생의 주요한 전환기를 통과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물질적, 도덕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이며, 경제적 부양비를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되도록 사회교육 등과 같은 '인적 자본(humancapital)'에 투자하고 '시민사회의 자율성'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사회투자 전략을 채택하는 국가라고 함.
- ‘사회투자국가’ 개념은 현 정권 내에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에서 주요 기조로 제시하였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번 발표에서 사용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주요한 복지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음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국가형태입니다. ‘사회투자국가’는 국민들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고 평생학습을 통해 노동인력의 적응력과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지속적으로 경제적 참여를 가능케 만드는 모델입니다. ‘사회투자국가’는 성장과 분배는 상충관계가 아니라, 선순환 구조라는 것을 입증하는 모델입니다.”
(2006년 초 열린우리당 당직 선거에서 김두관 후보의 유세문에서 인용)’
- 사회투자 국가는 참여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제창해왔던 ‘경제와 복지의 동반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의 연장선에 위치하면서 복지국가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음. 작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희망한국 21’에서도 정부는 경제성장 중심 패러다임을 성장과 분배 동시 추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음.
- 우선 우리 사회의 복지 현실을 감안할 때, 기존의 경제성장 중심 전략에서 동반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자체는 의미 있는 진전일 수 있음. 하지만 현 정부의 동반 성장 전략은 경제와 분배의 동시 추진을 단순히 물리적인 측면으로만 파악하고 추진하는 것과 거창한 언술적 포장과 실제 정책의 집행이 유리되어 있다는 데 있음. 즉 경제분야는 전적으로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시장주의적, 신개발주의적 경제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그 결과 발생하는 빈곤의 확대, 양극화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으로 분배, 복지 정책을 추진함.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원론적으로는 복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함에도 현실 정책 집행에서는 전환이 아니라 기존의 정책적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는 점임. 이번 발표에서도 사회투자국가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육, 고용정책에 대한 구상이 있어야함에도 그렇지 않음.
- 또한, 사회투자국가를 ‘기존의 소득분배 중심에서 시장에서의 경제활동 능력 강화를 통한 가능성과 기회 분배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할 때 긍정적인 일면도 존재함. 즉 단순한 소득보장뿐 아니라 사회적 배제에 처해 있는 취약계층의 역량 강화, 사회적 배제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모색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음. 그러나 그것을 단지 ‘시장’에서의 경제활동 능력 강화로 축소하여 바라본다면 미국식 복지정책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임.
4. 4대 역점과제 평가
○ 아동투자확대, 「희망스타트」와 「아동발달지원계좌」
- 복지의 주요 정책 축으로 “아동”을 설정한 것은 긍정적임. 특히, 아동빈곤율이 늘고 있고 이 아동에게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뚜렷하게 증가하여 계층 공고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적극적안 정책이 요구됨. OECD 국가들에서도 “아동빈곤의 퇴치”가 중요한 사회정책의 목표로 설정되고 있음
- 희망 스타트 프로젝트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임
- 아동발달지원계좌(CDA)에 대해서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현실성에 대해 의문임
- 저소득층 아동의 경우 문제는 아동이 성인이 되기 전의 시기에 부적절한 양육환경에 머무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임.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열악하여 많은 기회들이 박탈당하거나 적절한 양육방식을 구사하기 못하는 양육자가 존재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 없이 방치되거나 등등. 따라서 저소득층 아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이 양육되는 당시에 적절한 환경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이후 아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임
- 복지부가 평가한대로 저소득층 아동을 포함한 아동정책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생계유지, 학비지원 등 최소한의 단기적 사후적 지원에 머무는 것이며 이에 대한 해답은 기초적인 현금지원 외에 적절한 환경을 줄 수 있는 복지서비스가 대폭 확충되는 것임.
- CDA의 경우 아동이 양육되는 그때 정부와 양육자가 일정한 돈을 적립하여 이후 아동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자는 것임.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더 중요한 건 아동이 자립 가능한 성인으로 되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양육되는 그 시기에 집중할 문제임. 아직 그 시기의 여러 복지서비스가 결여된 상태에서 지금 CDA를 도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음
- 물론 일부 아동의 경우는 CDA가 유의미한 제도가 될 수 있음. 복지부가 우선대상으로 지정한 요보호아동의 경우 의미 있는 제도일 수도 있음. 하지만 시설아동의 경우도 정착지원금을 현재보다 상향조정하면 되는 문제일 수도 있음
- 가정에서 양육되는 저소득층 아동의 경우 ‘돈을 모을까?, 학원을 하나 더 보낼까?’라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 국민건강투자확대, 「생애전환기 전 국민 일제 건강진단」
- 기존에 「학교보건법」에 의한 학생 건강검사(검진), 「산업안전보건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노동자 건강검진,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가입자 및 피부양자 건강검진의 검진 항목 확대가 주 내용임
- 확대된 검진 항목은 생애주기별로 발생 위험이 높은 질병과 관련된 것들로 검진 항목 확대만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음.
- 하지만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발견과 질병의 예방’이라고 했을 때 사전예방체계에 대한 고려 없이 검진 항목만 확대하는 것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선심성 정책으로 볼 수 있음
- 2004년 「학교보건법」의 개정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학생 건강검진은 사후관리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며, 집단 건강진단이 가장 광범하게 시행되고 있는 노동자 건강진단의 경우도 사업주의 건강진단기관간의 결탁에 의한 부정확한 진단과 결과 조작, 사업장내 사후관리 프로그램의 부재, 노동자 건강보호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부족으로 건강진단이 질병의 조기발견과 예방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함.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강진단의 경우도 일회적으로 진행되면서 사후관리는 개인에게 맡겨지고 있는 상황임
- 건강진단 항목의 확대는 보건복지부가 선전하는 것처럼 결코 그 자체만으로는 ‘질병의 사전건강관리체계로 전환’되는 것을 담보하지 못함. 이는 80년대 이후 사업장의 노동장 건강검진 항목은 꾸준히 확대되어왔으나 노동자 건강수준이나 사업장 건강관리수준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음. 이번 발표에서 16세 학생에 대한 건강검진 항목으로 추가된 ‘정신건강진단’의 경우도 검진을 통해 파악되는 불건강에 대한 학교차원의 개선계획과 노력이 없다면 학생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
-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한 사전예방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면 우리나라에 극히 취약한 1차보건의료(학교보건, 노동보건, 지역보건)을 보건복지부가 교육부, 노동부와의 협조 속에 강화하는 것이 필요함.
보건복지부 차원에서는 건강진단 기록을 체계화하는 것과 함께 보건소를 통한 일상적인 국민건강관리를 강화해야함. 특히 일차의료의 핵심인 ‘주치의제도’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함.
○ 노후투자확대, 「고령친화형 지역특구」설치
-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으며 노인인구의 증가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지역의 문제임. 따라서 특구에 한정된 노인정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노인정책의 마련이 필요함. 또한 복지부 발표에서 일차적 대상으로 지목한 노인인구 30% 이상의 ‘슈퍼고령지역’은 대부분 농촌지역으로 이에 대해서는 농업정책이나 농촌노인정책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함
- 따라서 정부가 발표한 「고령친화형 지역특구」는 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노인복지정책으로 보기 어려우며 ‘특구 내 토지이용 규제완화와 인허가 간소화를 통해 민자유치 촉진’이라는 정부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고령화’ 담론으로 포장된 신자유주의적인 지역개발 정책에 다름 아님. 민간자본 중심으로 개발되는 복지시설은 고가로 운영될 것이며 일반 서민들은 접근이 어려운 부유층을 위한 실버타운이 될 것이라 예상됨. 이로인한 노인의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임.
○ 사회투자기획단 구성,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 구체화
-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평가 참조)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