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4재보선을 통해 원내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유시민 의원 ⓒ 유시민의원 웹사이트^^^ | ||
고양 덕양 갑의 국회의원 재 보궐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가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를 제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유시민 후보의 당선은 유시민 후보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 유명인사라는 점과 사실상 여당 후보나 다름없다는 것 등의 이유로 충분히 예상되어 왔었던 사실이기 때문에 그리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의 당선 여부가 아니라 그의 당선이 불러 올 정치적 파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가 소속되어 있는 개혁당은 한 명의 국회의원을 선거를 통해 늘려 현실 정치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기존의 민주당을 대체할 수도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한 유시민 후보의 당선은 수면 아래에서 잠복하고 있는 "노무현 신당" 논의를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유시민 후보의 당선은 우리 사회의 권력 중심이 빠른 속도로 30-40대 젊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신당 뜨는가
유시민 후보가 원내에 진입함에 따라 개혁세력은 한층 자신감을 갖고 정국 운영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노무현 신당"을 말하고 있는 이들도 더욱 힘을 얻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노무현 신당이 뜨려면 현실적인 난관을 넘어야 한다. 우선 최근 일고 있는 "호남 소외론"과 관련 있는 호남 유권자들의 정서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데는 95%에 달하는 지지율로 밀어 준 호남 유권자들과 수도권과 기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호남 출신 지지자들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노무현 신당" 가능성은 아직 낮은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총선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이며, 동시에 국내외적으로 경제 불황, 북핵 문제 등의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있는 와중에 급격한 정계 개편 시도는 정국의 혼란을 야기하고 이번 재보선에서 2개 의석을 챙겨 초거대 야당의 면모를 지킨 한나라당에 공격 빌미만 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참여정부 노선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인사들과 마찰이 계속 빚어지고 민주당 신주류 일각에서 최근 수행하고 있을 당내 구파와 결별할 경우를 가상한 득실계산의 결과가 구파와의 결별이 보다 이득이라고 산출될 경우 노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과 2004년 총선
노 대통령에게 있어 2004년 총선의 의미는 매우 크다. 노 대통령은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에게 상당한 정치적 권력을 배분하기로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자신이 꿈꾸고 있는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내년 총선에서 필히 승리해야 하고 총선 승리 후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인사에게 정치적 권력을 배분해 "개혁"의 고삐를 더욱 바싹 끌어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2004년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노 대통령의 타격은 매우 클 전망이다. 지난 국민의 정부에서는 거대 야당 한나라당의 집요한 저항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상당한 부담을 갖고 국정 운영을 해야 했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과거 국민의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총선에 반드시 승리하여 정국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는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보이며 그 전략의 중심에는 개혁당과 개혁당을 진두지휘하는 유시민 의원이 중요한 위치에 포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 대통령의 총선 필승 전략에 "노무현 신당"이 등장한다면 그 핵심에도 유시민 의원이 서게 될 것이 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한나라당의 승리인가?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를 놓고 어느 당이 승리했는지에 대해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많은 이들은 무승부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일부 보수층은 한나라당이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딛고 2군데에서 승리했으며 이번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역이 모두 민주당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압승"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그들의 견해는 근시안적인 발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의 결정적인 타격은 유시민 후보의 당선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몇 년간 "전투"에서는 승리하고 "전쟁"에서는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나라당이 진정 승리해야 할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전국적인 정치 무대에서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롭고 탁월한 인재를 발탁해야 하는데 현재 한나라당에는 전국적인 정치무대에서 어필할 수 있는 젊은 인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시민 후보를 무력하게 원내 진입시킨 것은 "스타 기근"에 허덕이는 한나라당의 약점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고 유시민 후보의 원내 진입으로 개혁당이 유권자들에게 더욱 알려지고 그 결과 새로운 젊은 정치 인재들이 대거 개혁당 행(行)을 택하는 동시에 개혁당을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들이 개혁당의 가치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어,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만성적인 약점인 젊은 층의 낮은 지지율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타격으로 볼 수 있는 것.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매우 저조했던 것도 "한나라당의 승리"를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매우 저조한 투표율 속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한나라당이 민심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한나라당의 승리는 여당 진영 내부의 문제로 인한 어부지리를 얻은 면도 있다. 가령 양천 을의 경우 민주당의 공천과정과 선거운동 과정의 잡음으로 선거 운동이 원활히 운영되지 못했던 점이 있고 의정부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개혁당 후보가 제각기 출마했던 것은 서로의 표를 깎아 먹는 결과가 되었다.
물론 의정부 지역에서 민주당과 개혁당 후보의 표를 합쳐도 한나라당 후보의 표에 아주 가깝게 근접하지는 못하지만 만일 두 후보간 단일화가 이루어져 선거 자금과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면 의정부 지역에서 여당 측의 승리도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또한 최근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호남 소외론" 역시 한나라당의 "어부지리"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재보선 최대의 승리자는 유시민과 개혁당
^^^▲ 4.24재보선을 통해 원내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유시민 의원 ⓒ 유시민의원 웹사이트^^^ | ||
한나라당의 선거 전략이 과거 대선과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과거 국민의 정부 때의 한나라당의 전략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반 DJ 정서"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은 유권자의 마음 속으로 파고드는 감성적인 이미지 전략이나 합리적으로 현실을 진단해 바람직한 내일의 방안을 제시하는 체계적인 전략보다는 조직에 의존하고 "반 여당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과거의 전략을 다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이번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승리란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며 이번 재보선 최대의 승리자는 유시민 후보와 개혁당으로 봐야할 것이다.
개혁당 지지자들은 "기쁨에 잠 못 이루는 밤"을 한동안 보낼 것으로 보이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걱정하는 열성 지지자들은 당의 앞날을 놓고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속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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