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상, 그카다 죽을 끼다. 잉꼬부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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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그카다 죽을 끼다. 잉꼬부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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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리버리 해라

-어떤 물음-

만난 지는 19년, 결혼한 지는 11년, 남매 둘.
남편은 혈액형 AB형, 시누 4명 가운데 외동아들이며,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대학 1학년 때 만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한 가지 생각나는 건, 삶아 빤듯한 새하얀 걸레와 향긋한 냄새가 났던 자취방이 기억나지요. 참 깔끔한 성격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그땐 그냥 선후배사이였고 말수가 워낙에 없어서 별로 친하지 않았으니까.

더구나, 이 사람이 증오하는 여자의 전형이 딱 나 같은 사람이었지요. 나는 짧은 커트머리에 4계절 오로지 체육복에 운동한다고 여기저기 온몸에 땀 냄새 풀풀 풍기고 다녔습니다.

근데 이 무슨 인연인지 긴 시간(8년) 우여곡절 끝에 결혼했지요.
결혼 전에 이사람에 대해서는 지겹도록 겪었던 터라 크게 열정도 실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직장에서 인정받길 원하고, 연예인은 최진실이 제일 예쁘다고 하는 사람이지요.

성격은 지극히 평범한 것 같은데, 하는 행동은 전혀 평범하지 않아요. 무슨 일에 목표가 생기면, 옆가지를 다 치고 앞만 보고 전진하는 타입입니다. 한참 어디에 빠지게 되면, 가족, 친구 모두 뒷전입니다.

예를 들면, 언제 승진시험이 있었는데, 직장업무를 마치고 집에서 새벽2~3시까지 공부하기를 6개월 이상 하더니 결국은 과로로 15일을 입원했습니다. 아기 등에 업고 입원한 남편 병문안 갔더니, 시험공부 방해된다고 병원오지 말래요. 간호사에게도 꼭 필요한 일 아니면 병실에 자주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네요.

결국은 50:1의 경쟁을 뚫고 승진했지요. 컴퓨터관련 자격증 여러 개, 공인중개사, 토익시험 850점, 자산관리사 자격증, 회사에서 연수원을 보내면 그 연수원에서 밤을 새며 공부를 해서 기어이 상 하나를 받아야 하지요.

문제는 근 10년을 이 생활을 하다보니, 무슨 목표를 세울 때마다 나는 남편 없는, 아이들은 아빠 없는 식구들이 되고 맙니다.

그거 아시나요? 상대적 상실감...

요즘은 내가 선생님 눈치보는 초등학생이 된 기분입니다. 한달 쓴 가계부 검사, 아이들 성적과 공부하는 태도에 대해 나는 비판 아닌 비난을 들을 까봐 전전긍긍, 청소검사, 빨래검사, 신발장사...

사실 가정일이 사소한 것에서 트집을 잡으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인데, 오늘은 또 뭘로 야단맞을 것인지 은근히 퇴근시간 되면 초조해지지요. 식사도 퇴근하고 5분 이내에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하구요. 아이들도 아빠 퇴근시간되면 긴장하지요.

그렇다고 폭언하거나 폭행하지 않습니다. 아주 조용히 신랄한 한마디를 하고 얼음같이 차가운 얼굴에 침묵으로 우리 식구들에게 형벌을 가하지요.

본인이 이런 성격이라서 그런지 우리식구들도 자신의 잣대로 평가를 합니다. 자기개발하지 않고 안주해서 사는 것 같은 내 모습이 곱게 보일 리 없지요.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나도 결혼해서도 몇 개의 자격증도 땄는데, 그것도 부족한 지 요즘은 자꾸 공무원시험 준비하라고 성화입니다. 내 반응이 시큰둥하니까, 또 침묵으로 사람을 불편하게 하네요. 기어이 또 따라야 할까요?

-어떤 답변-

숨 막혀 어찌 사시나요? 남편분 참 무섭네요. 이기적이구요. 세상에서 부부사이가 젤루 편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찬 밥 먹을때도 있고 따신 밥 먹을때도 있고 때론 라면으로 떼울대도 있는거지 지금이 조선시대야? 고려시대야? 사감샌님과 학생도 아니구...이 검사 저 검사...정말 그렇게 사세요 놀라겠네?

부부는 독립된 인격체가 만나 서로 의지하면 사는 것인줄 알았는데 오라버니와 사는것 같네요 보기에 두분다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당신은 아내 이면서 독립된 인격의 객체인데 남편의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도록 강요받고 있으니 얼마나 고통이 많을까요.

세상의 인간관계는 나로부터 출발하니 남편과의 관계도 그렇게 만든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니 이제는 정식으로 그관계를 상하관계에서 평등의 관계로 복원하는 노력을 하세요.

그렇게 말하세요 나는 당신의 부인이지 동생이 아니라고. 그리고 부인의 위치로 오려면 남편의 상식의 기준과 부단히 대결하고 싸워야 할것같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가는 부인의 위치로 오겠지요.

-확실한 답변-

"독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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