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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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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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원, “당개혁보다는 정치개혁 먼저 나섰어야 했다”

 
   
  김근태 의원“노 대통령,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 김근태 홈페이지
 
 

민주당 김근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뜻이 같은 사람과 같이 하고,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은 "방향이나 뜻에서 노 대통령과 가깝고,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에 차이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근태 의원은 21일 기자와 만나 지난 대선에서의 후보 단일화 과정과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깊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김 의원은 "대선 후 노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며 "노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노 대통령이 정당개혁보다는 정치개혁에 먼저 나섰어야 했다"고 아쉬워했고, 노 대통령의 특검 공포와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라며 "노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향이나 뜻에는 가깝지만, 견해 차이가 있다

김근태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잘 되길 바라는데, 견해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러한 견해 차이에 대해 "건설적인 협력과 토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승리한 쪽으로만 가면, 잘 안 될 것"이라고 신주류 중심의 개혁드라이브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설명했다. 그는 대선 때의 차이에 대해 "노 후보는 후보인 자신을 비롯해 김근태 등과 함께 해서 대선에 이겨야 하지만, 못이기더라도 개혁적이고 쇄신적인 야당을 하면 되는 것으로 봤고, 나는 냉전세력을 대표하는 이회창 후보의 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국민은 단일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했고, 이에 나는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고 봐서 '노 후보가 한번 더 경선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몽준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는 순간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었기에, 그걸 막자는 것이었다"다고 부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았으면,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며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 이 부분에 있어 노 대통령과의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

특검과 이라크전 파병, 노 대통령의 선택 존중해야

김근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방법론상의 차이가 있음을 밝히면서도, "노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과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까봐, 판단과 소신을 밝히고 그후에는 한마디도 코멘트를 안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나는 특검을 반대했지만, 대통령의 공포 후에는 한마디도 안 했다"며 "공포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신사협정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추구한 것이고, 이것은 하나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제 정의와 불의가 대립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정당성과 효율성에 관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특검 공포가 정의와 불의의 문제는 아니다"며 "어떤 게 더 긍정적이냐의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가 특검을 반대했던 것은 한반도 평화의 문제였고, 특검으로 인해 북한과의 대화의 단절과 신뢰의 후퇴는 곤란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라며 "노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개혁 보다는 정치개혁에 나섰어야

김근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 개혁보다는 정치개혁에 먼저 나섰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대선 승리하고 정치개혁부터 주장했어야 했다"고 말하고, 다시 "국민이 바라는 부정부패 척결과 시대의 과제인 투명성을 주장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민에게 선거공영제 강화와 지역주의 극복 등을 함께 고민해 달라고 하고, 그후에 정당개혁을 해달라고 했어야 했다"면서 "그런데 노 대통령은 정당개혁 얘기를 했고, 23명의 의원들이 대선 승리를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고, 국민의 승리다'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등의 얘기를 했다"며 순서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향식 공천제, 정치자금의 투명화, 선관위의 엄정한 관리감독 등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며 "당을 정치개혁의 기준에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연성 갖되 개혁해야

김근태 의원은 개혁 후퇴 조짐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지금 경제 어려우니까 조금 (개혁) 늦추자'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그러나 호경기가 오면 돈 좀 벌고 개혁하자고 할 것"이라며 "유연성을 갖되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정부의 카드사 지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카드사 부도로) 금융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며 "카드회사에 대해 부도처리는 과도하다"고 말해, 카드사 지원에 대해서는 동조했다.

그러나 그는 "부도처리 못하더라도 카드사 경영자와 대주주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비판을 부담스러워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냉전수구 아니면, 다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김근태 의원은 "냉전수구세력이 아닌 사람은 다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이) 넓은 국민연합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깨고 나감으로써 일부 타격은 있었지만, 노-정 단일화로 집결된 국민연합은 그대로였다"고 당시를 진단했다. 그는 "정 후보가 (공조파기로) 상층연합은 깼지만, 하층연합은 약간 손상됐을 뿐 깨지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이) 당선 후나 취임 후에 국민연합을 확장했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그는 또 "상층연합을 확대하지 않으면, 하층 연합이 깨진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민창기(전 국민통합21 후보단일화추진단장) 같은 사람들은 후보단일화에 기여한 사람들"이라며 "1차 공신은 아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단일화에 역할을 한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결여됐다"고 주장하며 이런 사람들과의 '국민연합 확장'을 주장했다.

그는 "대선 승리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고 하니까 민주당 사람들이 거리감을 두는 것이고, 이런 것(국민연합 확장)을 안 하니까 이번 보선에서도 어려운 것"이라며 "냉전수구세력이 아닌 사람은 다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개혁도 이런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여기서 좌절하면, 50년 동안 지속된 냉전수구세력의 힘이 강력하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혁은 변화이기 때문에 단기적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정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깨서 상층정치연합에 훼손이 왔다"며 "단일화공조가 파기되던 날 노 후보가 정 대표의 집에 찾아가고, 다음날까지 '공조유지가 유효하다'고 밝힌 것은 상층연합의 훼손을 파국으로 끌고 가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노 대통령의 넓은 국민연합의 확장을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로의 단일화 원했지만, 최악을 피해야 했다

김근태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자신에게 섭섭해하고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이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한 뒤 '김근태 의원 위신 세워주기 위해 단일화했다'고 했다"며 "노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후보단일화를 본인(노 대통령)이 받아들인 다음에도 내가 노 후보로 단일화되도록 도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섭섭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원은 당시 노무현 후보를 적극 돕지 못했던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5인방(김근태·김영환·이창복·심재권·장기표)이 설득해서 노 후보가 단일화를 받아들였으니까, 노 후보로 단일화하자고 했다"며 "그때 그러자는 입장과 신중하자는 입장으로 나뉘었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신중하자는 쪽은 '후보단일화의 핵심은 정몽준 후보가 참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노 후보로 이동하면 정 후보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는 게 제일 좋지만, 최악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은 단일후보였기 때문

김근태 의원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고맙고, 변화와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의미있는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대통령 된 건 본인에게 자랑이지만, 나에게도 자부심이고 좋은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성공해야 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김근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결정적 승인을 '후보단일화'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해) 본인이 정치적 선택을 잘 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구조적으로 단일후보였기에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몽준 후보가 (단독으로) 후보등록을 했으면, 이회창 후보가 승리했다"고 단정하고 "(대선 승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가 아니라, 단일 후보의 승리이고 국민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 자신으로 단일화 요구에, 김 의원 'no'

김근태 의원은 '냉전수구세력의 집권 저지'라는 일관된 자세로 지난 대선에 임했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후보 입장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과의 합세는 힘이 되기에,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는 (우리를) 반대하는 냉전수구가 아니면, 다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해왔다"며 "8.8.보궐선거 뒤 이인제 의원이 노 후보 사퇴를 주장할 때, '그러면 안 된다'고 했고, 선대위 꾸리는 문제에서도 '꾸려라'고 했고, '후보단일화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 후보가 '자기로 단일화해 달라고 했다'"며 "(정 후보에게) '노 후보는 민주당 국민참여경선 후보이고, 지지율이 낮다고 물러나라는 것은 옳지도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민심은 떠나지 않았지만, 표심이 흐트러졌다
-재·보선 평가 당내 권력투쟁으로 귀결되지 말아야

김근태 의원은 이번 4.24 재·보선에 대한 많은 걱정을 했다. 김 의원은 "민심이 떠나지 않았는데, 표심이 흐트러졌다"며 민주당과 개혁당의 연합공천에 의한 표심의 혼란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개혁에 대해 절망은 아닌데, 열정이 식었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연합공천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민주당 지지자가 헷갈린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혁당이 노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도배를 했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화가 났고, 개혁당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또한 "재·보선에서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을 위한 일정한 성과가 있어야 하고, 발전의 기회가 와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과정을 다 건너뛰는 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선평가도 당내 권력투쟁으로 귀결되지 않아야 하는데..."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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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2003-04-22 06:59:56
맨날 한발 뒤처져서 뒷북만 치더니...

김근태가 오랜만에 할말 시원하게 했네.

누가 그랬던가? 정치는 생물이라고....

정치가가 가만 앉아서 자기에게 유리한 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건 정치가의 자질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김근태가 이제 깨닫고서 이런 말을 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는..................





무대 2003-05-03 07:13:05
정치가로선 상대적으로 드믈게 진솔하게 표현하며 항상 희망을 잃지 않는 인상을 주는 김근태 의원을 좋아한다.

하지만 정치 평론가가 아닌 정치가는 실제 자신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많은 말에 공감을 느끼지만 만일 내가 어떤 사안의 결정을 바랄때면 김근태 의원에겐 맡기고 싶지 않다.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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