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 사랑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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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사랑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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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35>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내가 너가 되고 너가 내가 될 수만 있다면
ⓒ 살갈퀴/우리꽃 자생화^^^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어느날 당신과 내가/날과 씨로 만나서/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우리들의 꿈이 만나/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나즈막하게 소리 내어 이 시를 읽으십시오.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도 넘게 읽으십시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꼭 한 사람의 이마가, 눈동자가, 콧날이, 입술이, 볼이, 그리고 꼭 한 사람의 모든 것이 마음으로 만져질 때까지.

아름다운 시입니다. 아니 시가 아니라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사랑의 시루엣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습니다.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어느 겨울인들/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그렇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 앞에서는 그 어떤 것들도 결코 걸림돌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 누가 말했던가요.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에는 완전한 사랑은 있을 수가 없다고요. 하지만 이 시 앞에서는 이제 그 말이 필요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것이 곧 완전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눈에 어둑한 그늘이 지도록 애타게 사랑하는 꼭 한 사람과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시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는 꿈속에서도 잊지 못하는 꼭 한 사람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시입니다. 하지만 눈을 뜨도 보이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사랑하는 그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이 시에서 시인은 그 어떤 아름다운 꼭 한 사람에 대한 감정만을 절절이 노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인은 그러한 감정들의 집합체를 분단으로 쪼개진 우리 나라의 현실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는 바로 북한과 남한입니다. 시인은 남한과 북한의 완전한 사랑을 위한 그날을 오늘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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