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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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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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32> 김남조 “그대 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람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 서양수수꽃다리영어로는 라일락, 프랑스어로는 리라, 라고 불리는 꽃
ⓒ 우리꽃 자생화^^^
 
 

이 시에서 말하는 그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 사람의 얼굴만 떠올려도 가슴이 저리고 이름만 불러도 저절로 목소리가 떨리는 사랑하는 그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아니면 더 나아가 내 고향, 내 부모형제, 민족, 신 그리고 나란 존재를 에워싸고 있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이 시에서 말하는 그대는 바로 나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그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시인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그대란 이름, 그러니까 내가 애 타도록 사랑하는 그 한 사람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내가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나입니다. 그대와 나는 부부처럼 둘이면서도 하나인 것입니다.

"그대의 근심이 있는 곳에" 곧 내가 있고 내가 있는 곳에 곧 그대가 있으므로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새록새록 싹트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곧 나의 사랑의 문도 열리며 "내가 있어 그 빛에 살"아가므로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이 마치 봄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그대가 있고 내가 있음으로 해서,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있음으로 해서 곧 "사람의 뜻을 배"우고 눈물이 나도록 아픈 그리움도 자라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갑자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했던 그 사람의 그림자가 내게 다가옵니다. 그 사람을 간절히 보고 싶은 마음에 갑자기 눈물 한방울이 슬며시 솟아납니다.

이 시는 "왜불러" "고래사냥" 의 가수 송창식씨의 노래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시입니다. 그 나즈막하고도 굵은 목소리를 통해서 속삭이듯 내게 다가오는 그대, 그리고 그대의 큰 사랑의 빛속에서 순식간에 밝아지는 나. 사람들의 영원한 화두 사랑이란 것은 바로 이러한 밝아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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