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도 전화만 잡았다 하면 한 시간? 잉꼬부부(9)
스크롤 이동 상태바
그 집도 전화만 잡았다 하면 한 시간? 잉꼬부부(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힘들다', '어렵다', '속상하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말 없는 남편, 말 많은 아내-

전화만 잡았다 하면 1시간 이상 통화를 하던 아내가 어느 날 전화를 받더니 30분만 통화를 하고 끝냈다. 그 옆에서 신문을 보던 남편이 깜짝 놀라며 아내에게 물었다. "아니, 오늘은 무슨 일이야? 30분 만에 전화를 끊다니!" 그러자 아내가 대답한다. "잘못 걸려온 전화였어요." …남편은 아내가 너무 말이 많다고 불만, 아내는 남편이 너무 말이 없다고 불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하루에 20,000단어를 말하고 남성은 7,000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일단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많은 말을 하는 셈이다.그러므로 당연히 아내가 보기에 남편은 거의 '벙어리'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하면 이렇게 반론을 해오는 아내들도 있다."그렇다면 제가 세 마디 말을 할 경우 한 마디 정도는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 남편은 그것도 하지 않아요."

우선은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밖으로 나가 일을 하는 남자들의 경우, 그나마 하루치 사용 단어인 7,000단어를 직장에서 다 소비하고 돌아온다. 그렇기에 집으로 돌아오면 사용할 단어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 종일 집에 남아있던 부인은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소비하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000단어 정도다. 그러므로 저녁시간에 마주앉은 남편과 아내의 언어스코어는 10,000 : 0 이 된다는 뜻이다.

-왜 이렇게 아내와 남편은 다른 걸까?-

그것은 남편이 지니고 있던 아내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거나 하는 선택과 기호의 차이가 아니라 두뇌 기능의 차이에 있다. 원시시대에서부터 진화해 온 남녀의 뇌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기능을 각자 잘 할 수 있도록 발달해 왔다.

아기를 잘 키우고 가정을 돌보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던 여자들의 뇌는 의사소통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쪽으로 기능이 발달했다. 여자들은 말 못하는 갓난아이의 표정과 몸짓과 울음소리를 읽고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척척 알아서 해결해줄 수 있어야했다. 또 그러한 유언 무언의 대화를 통해 엄마와 아이사이에서는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결국 그런 끈끈한 유대감이 여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여자에게 있어서의 말은 '감정의 전달'과 '관계의 유지'에 있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원시시대의 남성들은 먹이추적자, 즉 사냥꾼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그들의 두뇌에는 바람의 방향, 동물 발자국의 위치, 나뭇가지의 각도 등등의 정보를 잘 처리하여 동물을 추적한 뒤 그것을 정확히 명중시켜서 잡는 기능을 지닌다.

결국 여성의 뇌가 말과 감정을 위한 뇌라면, 남성의 뇌는 공간지각을 위한 뇌, 문제 해결을 위한 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내가 어떤 하소연을 해도 남편의 대답은 한가지다.'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남편에게 있어 언어는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무슨 불만을 말하면 남편들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해결이 불가능한 푸념을 늘어놓으면 남편의 뇌는 정상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아니 그런 말을 왜 나한테 하지?'하는 의문만 갖게 된다는 뜻이다. 아내가 바라는 건 공감과 이해인데, 남편은 '나한테 왜 저 얘기를 하는 걸까? 내가 돕지 않아서 힘들다고 비난하는 걸까?'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고 느끼면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이 남성의 특징이다. '아니, 밖에서 계속 공격을 받으며 힘들게 지내왔는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처인 집에 들어와서도 공격을 받아야 하는 거야?'하며 화를 내는 것이다.

-결국 아내와 남편이 이렇게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부간의 대화가 늘어날 수 있을까? 과연 둘 사이의 대화는 가능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우선 서로 남녀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남편은 부인이 문제해결이 아닌 공감을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들어주려는 맘을 가져야 하고, 부인은 남편의 침묵이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남편들은 맘을 열고 부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

'힘들다', '어렵다', '속상하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아내가 불만을 호소할 때 많은 남편들은 마치 자신이 무능해서 불행하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내의 의도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럴 때 필요한 말은 '많이 힘들었구나.' '화가 났구나', '어, 그랬어?'라는 공감과 이해가 섞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내도 남편에게 이야기할 때에는 시간계획을 세우고 얘기의 주제를 분명히 알려주는 게 좋다. 해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익명 2006-06-18 18:35:24
머리가 나쁠수록 말이 많은 법이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