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그대에게. 잉꼬부부(3)
스크롤 이동 상태바
주파수를 그대에게. 잉꼬부부(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휴가 즐겁게 보내는 부부간 대화기법

-여름휴가 즐겁게 보내는 부부간 대화기법-

회사원 A씨(39.남)는 8월 중순 3박4일 일정으로 잡은 휴가계획을 앞두고 한 가지 걱정거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에 있었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 때문이다. 당시 평소 가족모임을 자주 가져 온 대학동창 4가족이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같이 떠났다.

가족들이 익히 알고 지내온 터라 첫 날은 모두가 즐겁게 보냈지만, 둘째 날 저녁 예기치 못한 일이 터졌다. 아내와 사소한 문제로 몇 마디 싫은 소리를 주고받은 것이 거친 말싸움으로 변했고, 급기야 심각한 부부싸움으로 확대돼 일행 전체의 휴가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사태의 원인인 '사소한 문제'란 남편의 습관과 관련된 아내의 농담 한마디였다. A씨는 아내의 농담 속에 평소 자신을 무시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 순간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고, 아내는 "남자가 그깟 농담에 정색을 할 정도로 속이 좁으냐?"며 물러서지 않았던 것.

A씨 가족은 다른 가족들의 양해를 구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집에 도착해선 서로가 '앞으로 여름휴가는 절대로 같이 안 간다'며 더 큰 부부싸움을 벌인 뒤 상당히 오랫동안 후유증이 계속됐다.

한가족 단독 또는 몇 가족이 단체로 피서지를 찾아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종종 부부간에 말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는 많다.

오히려 집을 떠나 있는 상황이기에 일상생활 보다 심신이 피곤해지기 쉬워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에도 지나치게 예민해져 언쟁이 생길 소지가 많다. 따라서 이런 피서지에서의 부부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세심한 대화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부부문제 전문가인 이종헌 원장(정신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여름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부부간의 효율적인 대화기법을 알아본다.

첫째, '야외(野外)니까…' 하는 생각으로 모든 언행을 용서받으려 하지 말라.

장소만 바뀌었지 일상생활에서와 똑같은 서로간의 언어예절이 필요함을 잊지 말고 상대방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둘째, '남자니까…' 또는 '여자니까…' 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대화를 나눈다.

남편은 '집도 아니고 밖인데 남자의 위신도 있고, 여자는 남자 의견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과 반대로 부인은 '그동안 집안에서 힘들었으니까 밖에서는 여자는 대우를 받고 배려도 받아야 한다'는 등의 사고방식을 모두 버린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가능하다면 이를 받아들여 준다.

셋째, '직장을 떠난 오랜만의 휴식이니까 나는…' 하는 생각과 말투는 절대 금물.

내가 피곤하면 배우자도 피곤하다는 것을 명심한다. 남편만이 직장생활을 하던, 맞벌이 부부이든 피서지에선 모두가 쉬고 싶다. 따라서 각자 해야 할 일을 서로에게 미루는 경향이 많다. 상대방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조심스럽고 차분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나는 꼭....” “절대로....” 란 단어는 휴가를 엉망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당신 배우자의 주파수에 맞추어라. 누구나 휴가 시에는 하고 싶거나 하기 싫은 것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만을 강하게 고집하는 것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휴가 때만이라도 평상시 자신만의 취향을 고집하지 말고 모처럼 배우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해 보라. 자신의 배려에 의해서 배우자 역시 당신의 주파수를 찾게 된다.

다섯째, '당신 성격이 원래...'라는 표현으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지 말라.

즐거운 휴가 여행 중에 제기된 사소한 문제 자체가 서로의 성격문제 부분으로 확산되어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억제하여야 한다. 순간적인 감정 조절 노력이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잘못된 대화방식에 의한 부부간 갈등 확산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즉, 부부갈등은 일반적으로 사소한 문제에 대해 서로 간에 다른 생각을 가짐으로써 시작되는데 이때가 사소한 문제 인식의 단계이다.

이어 성격문제 단계인 두 번째 단계로 확산되는데 이때는 사소한 문제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서로의 성격부분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단계는 부부관계성 단계로서 미래에 대한 부부관계의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출 때 일어나며 부부는 왜 그들이 서로를 괴롭히면서 여기에 같이 있는지 의아해하기 시작하며 괴로워한다.

갈등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논쟁이 사소한 문제 인식의 단계에 한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쪽이 성격문제 단계로 넘어가면 상대도 바로 같은 방법으로 반응하게 되고 일단 이렇게 되면 원래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게 되면서 부부간의 성격에 대하여 끝없는 소모적인 논쟁만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평상시 부부 서로 간에 상대방 말의 의미를 잘 포착해 내는 것'을 부부갈등 억제 기본원칙으로 제시하고 "이런 노력이 부부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A씨 부부의 경우는 부부사이의 사소한 문제에 대한 잘못된 대화방식이 평상시에 잠재되어 있던 부부간의 모순된 이해와 사고방식에 불을 붙여 엄청난 갈등과 싸움을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