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우리나라 부부들은 행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부부가 같이 지내는 문화가 덜 발달되어서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여성들의 관점에서 보면 남성들이 아직도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일수도 있고 그보다는 가정에서의 행복을 함께 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남성들의 시각으로는 여성들이 너무 공격적이고 애정에 대한 요구가 많아서 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는 이기주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객관적 관점으로는 모두 맞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모두 틀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부부가 같이 지내는 문화가 발달되지 못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아내들은 남편들이 집에 와서 컴퓨터 오락이나 하거나 TV만 본다고 불평을 말합니다.

물론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는 것도 불만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많지만 어떻게 하자는 것은 뚜렷하지 못합니다. 남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아내들은 의견이 같습니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가정적 사고가 생물학적으로 잘 발달되어서 일수도 있고, 양육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입장을 잘 대변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들과 놀아준다던지 아내들과 재미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아버지와 놀아본 경험이 없는 남편들은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되는지를 정말로 잘 모릅니다.

남성들은 싫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놀아야 되는지를 몰라서 못하는데, 몰라서 못하는 사람에게 못한다고 지적하거나 왜 안 놀아주느냐고 짜증을 부리면 남성들은 어찌할 줄을 모릅니다.

그리고 자기를 공격하는 것으로 인지합니다. 정말로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내와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아내들은 연애시절에는 잘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목적이 있을 때입니다. 남성들은 목표가 있으면 말을 잘 합니다. 가정에서 아내와 말하는 것처럼 남성들의 입장에서 목표가 없는 경우 많은 남자들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아내와 말을 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곤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아내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겁니다. TV를 보는 것이 그렇게 크게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되는 것을 어처구니 없어합니다.

남편들의 말처럼 여성들이 공격적일까요? 많은 남편들은 아내들을 마음속으로는 아예 ‘싸움닭’으로 생각합니다. 무슨 이유를 대서라고 남편을 공격해야만 속이 시원해하는 인간쯤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렇게도 이유를 잘 갖다 붙이는지, 모든 주제를 가지고 남편을 비난하고 공격할 수 있는 싸움의 달인쯤으로 생각합니다. 보통 남자들은 아내와의 싸움을 정말로 힘들고 어렵게 생각합니다.

세상살이가 너무나도 힘든데 그까짓 사랑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힘이 들어 숨이 턱턱 막히는 사람을 그렇게 들볶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남편들의 항변입니다.

무슨 이유를 대서든, 정 없으면 남편의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를 들어서까지 싸우자는 아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은 술을 먹어서 몸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위한다고 들볶여서 빨리 죽을 거라고 마음속으로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아내들은 싸움닭이어서가 아니라 사랑에 목이 말라 아파서 우는 중입니다. 남편의 건강을 위한다고 공격거리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잘못되어 자신과 아이에게 나쁜 일이 닥칠 것을 두려워서 애걸하는 것입니다. 아내들의 입장에서는 행복한 삶이 바로 옆에 있는데 기를 쓰고 재미없게 살려는 남편 때문에 속상한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남자나 여성 모두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를 서로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 사회는 미흡하지만 조금씩 그 길을 찾아 가고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가는 것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상황에서의 남편과 아내 모두 이해를 받아야 합니다. 누가 잘못이고 누구의 문제인 것을 떠나 우리 두 부부의 문제로 인식하고 싸우고 다투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하여야 합니다. 모든 아내와 남편이 불쌍하기 때문입니다.

부부상담가 김병후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