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에라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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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에라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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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필 선수, 한국축구 미드필더 라인의 차세대 기대주

3월, 용인대학교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통령배 축구대회 조별 예선 3차전 건국대와 한양대의 경기. 건국대 한 선수가 유독 시선을 집중시킨다.

올 해 금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 건국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중인 신입생 박기필(19). 1학년생으로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주전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그의 역량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87cm의 큰 키에 74kg의 체중으로 키에 비해서는 다소 왜소한 체격조건이지만 역대 수비형 미드필더중에 거의 최장신인데다 탁월한 센스를 바탕으로 영리한 수비를 펼친다. 또, 후방에서의 볼 배급 능력과 함께 전방으로 연결시켜주는 예리한 패스는 그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비형 미드필더(보란치)는 현대축구에 있어서 비중 있는 역할을 차지한다. 팀 전술의 중심에서 주로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봉쇄하는 임무를 맡으며, 역습을 전개할 때에는 볼 배급 루트를 맡아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는 팀 내 살림꾼이다. 강인한 체력은 기본이며 공수와 패싱력, 완급 조절 능력등을 두루 갖춰야 소화해낼 수 있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월드컵을 통해 김남일이 완벽하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으며, 비에라(프랑스), 둥가(브라질), 이나모토(일본), 반 봄멜(네덜란드)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다.

건국대 김철 감독은 "체격조건을 기본적으로 갖췄고, 경기를 읽는 눈이나 킥력은 아주 훌륭해 따로 나무랄데 없다. 우리 학교에 기필이를 스카우트하면서도 얘기했었지만 파워와 근성을 집중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며 '미완의 대기'로 박기필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박기필은 광주남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 처음으로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광주남초등학교에는 아버지 친구분이 코치 선생님으로 계셨는데 초등학교 3학년때 축구가 하고 싶어 막무간에 떼를 써봤지만 아버지께서 '아직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조금만 참으라고 하셨어요. 2년을 기다린 후에야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할 수 있었죠."

당시 박기필이 데뷔했던 포지션은 센터포워드. 이 후 광주북성중과 금호고를 거치면서 중앙 미드필더와 지금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포지션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중학교 때 소년 체전에서 처음으로 입상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고등학교 때도 워낙 전통적으로 고종수, 윤정환선배등을 배출한 명문 학교인데다, 제가 있을 당시에도 수원에 있는 (고)창현이형이나 같은 학교에 (전)효준이까지 워낙 선수층도 탄탄해서 대통령배, 전국체전, 금석배등... 많은 우승을 했었어요. 물론 다 기뻤고 기억나지만 중학교때 소년체전만큼의 감격은 없었어요. 지금 까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고 영원히 있지 못할 것 같아요."며 당시의 감격을 회상하기도 했다.

금호고 3학년 재학 당시 박기필은 아시아학생선수권에 대표로 뽑히며 난생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보기도 했다.

"정식 대표팀이 아닌 학생선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싱가폴에 갈때 잔뜩 긴장하고 갔었는데 동남아선수들이 참 거칠게 플래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기를 부렸죠. 지금도 기억에 선한데 예선에서 베트남이랑 붙을 때 거친 파울을 했다가 퇴장을 당해버렸어요."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나가 퇴장을 당했던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그에게 쑥스러워하는 일상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승부사의 기질이 잠시나마 엿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동고동락했던 모든 친구들이랑은 지금도 자주 연락하면서 안부도 주고받고 잘 지내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당시 배재고 소속이었고 지금은 고려대에 가있는 (이)현진이랑은 더욱 각별한 친구 사이가 됐어요."라며 "원만한 성격 탓인지 늘 동료들은 물론이고 선후배들과는 좋은 관계로 지낸다"는 김감독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호고 시절 전성기로 표현될 정도로 좋은 경기를 펼쳐 보였던 만큼 대학에 들어와서는 달라진 점이 많다고 한다.

"우선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말 그대로 축구를 즐기면서 했었는데 지금은 정말로 모든 연습이며 경기가 다 실전처럼 느껴져요.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는데 우선은 팀 전술이 고등학교때는 저랑 효준이랑 더블 보란치로 나섰기 때문에 힘도 덜들고 부담도 적었는데 지금은 스위퍼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가 두 명 몫을 뛰어야 한다는게 무척이나 힘들어요. 그래도 대학팀이랑 경기할 때는 그렇게 힘들걸 잘 못 느끼는데 잘 짜여있는 프로팀이랑 연습게임을 가지면 정말로 힘들어요."

금호고 시절에는 4-4-2의 전형적인 시스템을 사용했던 반면, 현재 건국대 전술은 상대팀에 따라 4-3-3이나 4-4-2의 변형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기필 한 선수만을 두고 있다. 그에 대한 체력적인 부분이나 경기 운영에 있어서 부담이 본인에게는 가중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면서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쉴 새 없이 소리를 질러 선수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며, 팀의 커뮤티케이션을 형성하며, 그리고 위치를 수정하는 것 등을 책임져야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모두 선배들이지만 경기장에서는 선후배가 따로 없어요. 우선적으로는 감독님이 지시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희들 자체가 우선적으로 그게 편해요. 선배들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으로는 선배들 중에서도 팀에서 9번을 달고 있는 김형범(2학년) 선수랑 잘 맞는 편이에요. 형범이형이 스피드도 있고 돌파력이 좋기 때문에 제가 찔러주는 볼은 거의 안 놓치죠."

유난히도 킥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그에 모습에서 순진한 플레이보다는 터프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비라인에 앞선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적정한 터프함과 투쟁심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제공권 장악 능력은 물론이고 경기를 읽는 시야와 킥력까지도 갖춰야 한다고 봐요. 헤딩이나 킥에 있어서는 누구한테도 안 뒤질 자신이 있는데 감독님께서도 매번 순발력이 늦다고 지적을 하시곤 해요. 근성이나 파워도 많이 부족한 편이고요. 파워를 보강하고는 있는데 열심히 해봐야죠."

현재 박기필은 춘계연맹전에서 건국대를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구슬땀흘리며 맹훈련을 거듭 하고 있다.

"우선 당장 우리 학교가 춘계연맹전에서 우승하는게 목표겠죠. 열심히해서 태극마크는 꼭 한번 달아보고 싶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J리그에도 진출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고요. 제 좌우명(부지런한 사람이 되자)을 걸고 정말 열심히 노력할테니 많은 성원과 격려 속에 관심 가지고 지켜 봐주세요."

프랑스의 비에라처럼 탄탄하고 노련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앵커맨(Anchor Man:수비형 미드필더)이 탄생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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