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한 단어 암기. 영어를 익히는 데 있어 문법이나 회화, 시험문제는 유명 강의를 통해 얼마든지 빠르게 익힐 수 있지만, 어휘력이 받쳐 주지 못하면 유명 강의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단어 학습 솔루션으로 학생들과 부모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어학원이 있다고 해 직접 만나 봤다. Young School 어학원의 이은영 원장을 통해 노하우를 들어보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영어를 즐겁게, 또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이 화두는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언제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챈트나 노래로 된 영어책들은 정말 많다. 하지만 영어 단어를 한국어와 함께 숙지할 수 있는 챈트는 워드파이가 처음이다. 그리고 유일하다.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힙합이라니!
한국에서 ESL(제2언어)로 영어를 배우는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어다. 아이들은 한국어 시선으로 영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실력은 영어를 배우는 데도 중요하지만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데도 중요하다. 한국어 실력이 높을수록 교과서에 대한 이해가 높다. 반대로 한국어 실력이 낮을수록 교과서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교과서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학교 공부에 흥미를 갖기는 어렵지 않을까? 영어 학습의 토대는 모국어 실력이라는 이론은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논문과 영어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에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워드파이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활용 되는가
워드파이는 대단히 중요한 단어 학습법이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형태적으로 무관한 2개의 언어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게임으로 연결하여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논리인데, 문제는 이 단순한 논리가 썩 잘 먹힌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틈만 나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병아리 같은 자녀들이 hypocrisy 위선, orbit 궤도, geometry 기하학 등 뭐 이런 단어를 노래로 흥얼거리는 걸 상상해 보자. 어느 부모가 기특하지 않겠나. 억지로 시킨 적도 없는데. 학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하니, 학원을 운영하는데 이보다 좋은 소재도 없다.
어떻게 해야 자녀들의 영어실력을 높일 수 있나
우리는 그동안 이론은 번드르르한데 아무런 효과도 없는 학습법을 테블릿에 담아 가열 차게 광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워드파이는 과학적 근거를 끌어들일 필요조차 없다.
즉시 발화로 표현되니 복잡한 지표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체험하지 않고는 설명만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젠데, 이것은 필자가 학부모 설득에 고생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워드파이는 어떤 학생들에게 더 어울리나
워드파이는 초등학생들에게 더 잘 어울린다. 초등학생만 효과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이 초등학생들과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 중에는 타인 앞에서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걸 꺼려해서 당체 입을 열지 않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리낌 없이 재잘거리는 초등학생들이 더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은 워드파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노래를 하다보면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 워드파이의 장점은 공부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영어는 정말 재미있는 거야!’라는 긍정적 인상(positive impression)을 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친밀하게. ‘긍정적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어렸을 적 형성된 인상은 평생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워드파이 율동까지 하면 더욱 좋겠지만,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크다. 노래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 노인들의 경우 수십 년 살던 집은 못 찾아 와도 그보다 더 오래전에 배운 노래는 그대로 기억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는 워드파이 덕분에 초등학생들이 고등단어를 술술 외우는 친구도 있고, 철자까지 정확하게 쓰는 친구들도 있다. 다른 한편 기초가 부족해서 알파벳도 제대로 못 쓰는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조차도 노래순서로 나오는 영어단어를 한글로 쓰는 것은 다들 너무 즐거워하고 잘한다.
어떤 사람이 “유명하지도 않고, 학부모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워드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왜 힘들게 학부모들을 일일이 설득하느냐”고 물으면, “평생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한다.
한편 이은영 원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통번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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