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다시 한번 돌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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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여, 다시 한번 돌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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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25> 박성룡 “교외.3”

 
   
  ^^^▲ 양지꽃풀숲 곳곳에서 노랗게 피어난 양지꽃은 누구의 애타는 그리움인가
ⓒ 우리꽃 자생화^^^
 
 

바람이여,

풀섶을 가던, 그리고 때로는 저기 북녘의 검은 산맥을 넘나들던
그 무형(無形)한 것이여,
너는 언제나 내가 이렇게 한낱 나뭇가지처럼 굳어 있을 땐
와 흔들며 애무(愛撫)했거니,
나의 그 풋풋한 것이여.
불어 다오,
저 이름 없는 풀꽃들을 향한 나의 사랑이
아직은 이렇게 가시지 않았을 때
다시 한 번 불어 다오, 바람이여,
아 사랑이여.

이 세상에는 눈으로 보이는 것들도 수없이 많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몸은 눈으로 보이지만 마음은 결코 눈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눈빛과 얼굴표정, 숨소리, 몸짓 하나에까지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살펴보아도 그 사람의 마음을 모두 읽어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단지 그 사람의 여러 가지 표정과 동작을 통해서 일시적인 생각을 조금 읽어낼 뿐입니다. 그래서 옛 말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 속은 알 수가 없다, 라는 그런 속담이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바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바람은 우리들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기도 하고 때로는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흙먼지를 둥글게 감아올리기도 합니다. 우리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 마음도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란 것이 사람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화가 나게 하기도 합니다.

이 시에서 나오는 바람은 내가 그토록 사랑한 여인이기도 하고, 봄이기도 하고, 전지전능한 그 무엇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이지도 않는 그 무엇이 "풀섶을" 지나가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저기 북녘의 검은 산맥을 넘나들" 기도 합니다. 또 그 무엇은 한때 시인이 "한낱 나뭇가지처럼 굳어 있을 땐/와 흔들며 애무" 까지 해준 "나의 풋풋한 것이" 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게 다시 말을 겁니다. "불어다오,/저 이름 없는 풀꽃들을 향한 나의 사랑이/아직은 이렇게 가시지 않았을 때/다시 한번 불어다오" 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바람에게 마지막 한마디 유언을 남기듯이 이렇게 외칩니다. "아 사랑이여" 라고.

이 시에 나오는 바람을 봄바람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이내 글자 속에서 연분홍 봄 내음이 물씬 묻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시를 읽을 때에는 시어 하나 하나가 가지고 있는 속뜻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시 또한 글자는 눈에 보이지만 그 속내는 우리들 마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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