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함락 위기의 바그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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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함락 위기의 바그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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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함락 위기의 바그다드

(서울=연합뉴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서 발생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몽골군에 이어 700여년만에 다시 외세에 의해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쿠웨이트 북부 국경을 넘어 이라크내로 북진하던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인접지역까지 진격, 수도 함락을 위한 최후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는 것.

인구 550만명의 바그다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두 강 사이에 있는 땅'이라며 메소포타미아라고 이름지었으며 최초의 도시국가, 최초의 법전, 최초의 설형문자 등을 만들어 내며 화려한 인류 문명을 꽃피운 고대문명의 발원지다.

그러나 동시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 3개 대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특성때문에 끊임없는 침략과 전쟁을 겪은 '고난'의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기원전 3500년경 슈메르인은 이 지역에 최초의 도시국가를 세우고 설형문자를 만드는 등 문명을 꽃피웠으나 이는 기원전 1900년경 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사라졌다.

이후 바그다드는 서기 762년 오스만 터키의 아바스왕조가 이곳을 수도로 정한 뒤 성벽으로 둘러싸인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로 융성해 왔다. 유럽이 혼란과 무지속에 퇴행하던 중세 암흑시대에 바그다드의 이슬람 학자들은 그리스 고전을 아랍어로 번역했고 기하학을 창시했으며 걸작 문학작품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1258년 칭기즈칸의 손자 훌레구 칸이 이끄는 몽골군이 처음 바그다드를 침공함으로써 이 도시의 황금기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훌레구가 이끄는 20만 대군은 그에 맞서 성문을 나선 2만명의 터키 기병을 간단히 제압하고 1주일간의 포위 끝에 바그다드를 함락시켰다. 몽골 침략군은 도서관을 약탈하고 사원에 불을 질렀으며 귀중한 예술품들을 닥치는대로 파괴하고 약탈하는 한편 수십만명을 학살했다.

1500년대에 이르러 몽골군이 조상의 땅인 중앙 아시아로 물러가자 바그다드는 이번엔 오스만 터키와 페르시아를 거점으로 한 시아파 이슬람 제국 세파비드의 각축 대상으로 전락했다.

오스만 제국의 술레이만 대제는 그로부터 16년 뒤 바그다드를 장악해 100여년간 터키에 복속시켰으나 한때 페르시아에 넘어갔다가 1638년 다시 오스만의 무라드 4세 가 탈환해 그 후 1차대전 때까지 계속 오스만 제국으로 남아 있었다.

터키가 독일과 동맹을 결성한 뒤에는 영국군이 바그다드를 침공해 왔다. 이들은 지금 미.영 동맹군과 똑같은 방식으로 바그다드를 향해 남쪽으로부터 진격했으며 찰 스 타운센드경은 1914년 11월 바스라를 손쉽게 점령한 뒤 강을 거슬러 북진해왔다.

1917년 3월 타운센드경이 이끌었던 병력의 4배나 되는 영국군은 이라크인들의 환영 속에 바그다드에 입성했고 1932년 이라크가 독립할 때까지 지배했다.

1979년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 오른 이후 이라크는 80년부터 8년간 이란과 전쟁을 벌였고 90년 8월에는 쿠웨이트를 침공해 걸프전을 촉발했다.

이같은 피침의 역사로 인해 고궁과 성벽, 이슬람 사원 등 바그다드 시내에 남아있는 이슬람 유적들도 훼손의 위기에 직면했다. 바그다드 시내에는 28개 전시관으로 구성된 중동 최대규모의 이라크 박물관이 있고 무스탄시리야 학교는 아바스 왕조때인 1232년에 세워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인류학자들은 미.영 연합군의 진입으로 바그다드 시내에서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귀중한 문화유산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 2003/04/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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