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일통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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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일통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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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궁은 마한 최후의 피란도성이었다

 
   
     
 

스님이여 청산 좋다 이르지 말게
산이 좋다며 왜 다시 산에서 나오나
먼 훗날 내 종적을 눈여겨보게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

- 최치원이 남긴 입산시(入山詩)에서 -

한반도를 동서로 크게 갈라놓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산줄기 1400km를 지리산(智異山)에서 마무리 짓는다. 누가 그러는데,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줄기를 한번도 건너뛰지 않고도 걸을 수가 있단다. 그 사이에 산봉우리로만 연결되기 때문에 지리산은 따로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부른다나.

지리산의 주봉은 천왕봉(1915m)이다. 그러나 밋밋하게 크게 터 잡은 산세의 중심은 삼도봉(三道峰, 1550m)이다. 전북, 전남, 경남의 삼도를 이곳에서 가른다. 삼도봉 꼭지에 떨어진 빗방울은 어느 쪽으로 갈지 잠시 망서릴 것 같다. 아무튼 삼도봉은 세 개의 도를 함께 타고 있는 모습 삼승(三乘)이다.

마치 세 발 달린 솥, 정(鼎)처럼 서북쪽 반야봉(1732m), 서남쪽 길상봉(1507m), 동쪽 토끼봉(1533m)의 세 봉우리가 삼도봉을 옆에서 떠받치고 있다. 가파른 반야봉 아래 자락에는 달궁 마을이 있다. 또 길상봉은 고원같이 넓은 들판이 펼쳐진 노고단(老姑壇)으로 유명하며, 토끼봉 방향은 연봉이 줄지어 늘어선 끝에 천왕봉이 그 이름처럼 하늘의 왕처럼 자태를 나타낸다.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잘 알려진 서산대사는 젊은 시절 반야봉 기슭의 한 암자에서 정진하여 출가를 결심했다고 한다. 달궁은 그가 기록으로 남긴 전설 때문에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리산에는 온통 전설이 서려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달궁은 마한(馬韓)의 마지막 궁터라는 것이 관심을 끈다.

마한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한반도를 주도했던 부족국가연맹체 같은 정치집단으로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목지국은 대외적으로 54개 연맹국을 대표하는 마한 왕국이었다. 한편 사로국은 12개 진한연맹을 통합하여 진취적으로 신라의 기틀을 잡았고, 구야국은 12개 변한연맹을 가야로 재편하여 그 맹주의 자리에 앉았다.

한강남쪽 기슭에 터 잡고 있던 백제는 처음 마한의 한 연맹체였으나 점점 세력을 확장하여 천안 근처에 왕궁을 세웠던 목지국을 남쪽으로 몰아내었다. 그렇게 되어 지리산 달궁까지 도피한 마한 왕은 이번에는 조공까지 받아왔던 진한에게 오히려 자기 목숨마저 물어봐야하는 초라한 처지가 되었다. 달의 궁이란 뜻의 달궁은 이때 마한 왕이 살았던 궁궐터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달궁 근처에는 그때의 전설이 묻어있는 지명이 여러 남아있다. 달궁의 서쪽과 동쪽 산마루에 정장군과 황장군이 길을 공사하고 지켰다 하는 정령치(鄭嶺峙)와 황령(黃嶺)재, 젊은 여덟 장수가 지켰다는 북쪽의 팔랑치(八郞峙), 성이 다른 세 장수가 지켰다는 남쪽의 성삼(姓三)재가 그것이다.

삼한(三韓)은 일가(一家)이고 백성은 두 마음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673년 김유신은 문무왕에게 삼국이 한 국가이고 삼국민이 한 백성임을 강조하였다. 692년 신문왕은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김유신의 도움을 받아 삼한을 통칭하여 일통(一統)의 위업을 달성한 것을 천명하였다.

최치원(崔致遠, 857~?)은 어릴 때 당나라에 유학하여 18세의 나이로 장원급제했으나, 귀국 후 명산을 유랑하다 신선이 되었다는 신라말기의 문장가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보면 그는 중국의 대륙적 시각에서 고구려=마한, 백제=변한, 신라=진한이란 공식으로 삼국을 삼한이란 맥락에서 파악하였다.

중국의 전국시대의 한(韓)나라는 BC 230년 진(秦)나라에 멸망당한다. 이때 사라진 한(韓)의 명칭은, 우연의 일치일까, 한반도에 나타난다. 이후 중원을 통일한 진은 BC 206년 한(漢)나라에 멸망되었다. 한나라는 한반도에 도호부를 두어 삼한을 78국(54+12+12)으로 나누어 통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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