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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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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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의 화살'은 남녀가 발산하는 ‘기’ 개념으로 설명

올해 스물 여덟살인 웹 디자이너 L양. 재작년에 처음 생리불순으로 우리 한의원에 찾아왔었는데, 집이 근처인지라 가끔씩 놀러와 수다를 떨곤 한다.

“결혼은 생각 없어? 얼굴도 예쁜데 왜 남자 친구를 안 사귀는 거야?”

내가 이렇게 묻자 L양은 샐쭉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전요, 첫 눈에 뿅 가는 남자랑 결혼할 거예요. 아무랑 결혼하기는 싫다구요.”
“첫 눈에 반하는 사랑?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해?”
“그럼요.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L양이 돌아가고 나서 난 생각에 빠졌다. 정말 그런 사랑이 존재할까? 너무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지 않을까?

그러나 한참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첫 눈에 반하는 사랑, 꼭 있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 프랑스인들은 이것을 ‘벼락의 화살(le coup de foudre)이라고 한다. 벼락에 맞는 사람이 얼마나 드물겠는가. 순간적인 매혹에 빠져 사랑을 시작하는 건 복권에 당첨되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가 만났을 때, 이상하게 처음부터 끌리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냥 눈빛만 오갔을 뿐인데도 좋은 느낌이 들거나, 첫 만남인데도 말이 아주 잘 통하는 경우 말이다.

그것은 여자가 발산하는 기(氣)의 파장과 남자가 발산하는 기의 파장이 서로 잘 맞기 때문이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은 바로 이 ‘기’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기란 대체 뭘까?

기는 생명의 원천이다. 우리 몸의 안팎을 돌면서 생명력을 유지하게 한다. ‘기가 세다’, ‘기가 살았다’, ‘기진맥진했다’, ‘기가 팍 죽었다’, ‘기운이 난다’ 등등의 관용어구를 생각해 보라. ‘기력이 다했다’는 말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가.

사람 하나를 놓고 보면 그것은 ‘기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코로 하늘의 기를 마시고(호흡의 기) 입으로 땅의 기(음식물의 기)를 먹기 때문이다. 몸 속으로 들어간 기 중에서 탁한 것은 가라앉아 몸 내부를 관장하는 영기(營氣)가 되고, 맑은 것은 몸 바깥을 감싸는 위기(衛氣)가 된다.

맑은 기, 즉 위기가 충만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운을 쉽게 느낀다. 무협영화에서 무사들이 눈을 감고 돌아앉아서도 자객에게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것은 이 위기가 살의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고로 맑은 기를 가진 사람은 사랑에 쉽게 빠진다. 물론 아무하고나 사랑에 빠진다는 건 아니다. 자신의 기가 전달되었을 때 긍정적인 기운으로 반응하는 사람에 한해서다. 그리고 나의 기가 발산하는 파장과 상대의 기가 발산하는 파장이 서로 딱 맞을 때, 그 때 비로소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파장이 잘 맞는다는 것은 태극 무늬를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빨간색이 늘어날 땐 파란색이 줄어들고 파란색이 늘어날 땐 빨간색이 줄어든다. 음의 곡선과 양의 곡선이 서로 자연스럽게 물고 물리는 태극무늬. 나의 파장이 들어갈 땐 상대의 파장이 나오고, 상대의 파장이 들어올 때 나의 파장이 나가는 것이 바로 ‘서로 잘 맞는’ 파장이다.

파장의 곡선이 함께 올라가거나 함께 내려가면 서로 충돌을 일으키기 쉽다. 설사 처음에 호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티격태격 갈등을 일으킨다. 자석도 N극과 N극을 마주 보게 하면 서로 밀어내고, N극과 S극을 마주 보게 하면 딱 달라붙는 것처럼 말이다.

전기가 통하는 짜릿한 사랑에 빠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내 몸의 기를 맑게 하는 작업이다. 내 몸의 기가 맑고 투명할수록 상대방과의 교감이 잘 되기 때문에 단번에 전기가 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아침 30분씩 명상이나 기공 체조를 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몸에 독이 되지 않는 것으로 골라 섭취한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그것이 체내에서 대사가 이루어져 뼈가 되거나 살이 되거나 피가 되거나 기가 되고 쓸모 없는 것은 배설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몸에 이롭지도 않으면서 배설도 안 되는 것이 있다. 방부제나 화학 약품 같은 것이 대표적인 독. 몸에 이로운 것을 찾아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 기를 콘트롤하는 것은 마음(心)이다.

“마음이 기를 움직이는 것이 9/10이고, 기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1/10이다. 고로 마음과 기는 장수와 졸병과 같은 관계다.”

맹자의 ‘호연지기’ 편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 맑은 기를 기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한데, 스트레스가 많으면 마음이 어지러워 기가 제대로 순환될 턱이 없다. 평소 자기에게 맞는 ‘스트레스 안 받는 방법’,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연구하고 계발할 것.

기공 체조나 명상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동트는 새벽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해가 중천에 뜬 시각이라도 상관없다. 아무 때나 정좌를 하고 조용히 호흡에만 몰두해 보라. 기공에 관한 책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도를 닦는 사람만 기공을 하는 게 절대 아니다.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체조 정도로 보면 좋다.

이렇게 기를 맑게 하는 훈련을 통해 ‘기감(氣感; 기의 감응)을 높일 수 있다. 기감이 높아지면 상대방이 나를 향해 뿜어내는 기운을 쉽게 알아채게 된다. 그야말로 벼락의 화살이 나에게로 맹렬하게 달려올 때, 똑바로 그 화살을 쳐다볼 수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스런 눈길로 쳐다보는데도 둔감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기가 맑지 못해서 그렇다. 정말 단 하나의 소중한 사랑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깨닫는다면 그것만큼 비극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 그게 사랑이었을까? 그 땐 왜 몰랐을까?”

때늦은 후회는 절망만 안겨줄 뿐이다.

항상 온 몸이 맑은 기운으로 충만해지도록 노력하라. 긍정적인 사고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가지도록 하라. 그렇게 살다보면 사람에 대한 애정이 충만해지면서 어떤 사람이 내게 좋은 느낌을 주는지, 나는 어떤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갖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를 해서 몸매를 가꾸고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바탕이 바로 맑은 기운이다. 사랑을 찾는 데 들이는 노력도 레벨이 따로 있다는 사실.

단, 벼락의 화살은 일방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 나 혼자 화살을 맞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만 화살을 맞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가 바로 ‘외사랑’.

하지만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은 쌍방이 동시에 맞는 화살이다. 이왕이면 함께 움트는 사랑을 하자. 가끔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끌리는 상대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한 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마음을 갈고 닦아야 벼락의 화살을 맞느냐구? 그건 당신 자신밖에 모른다. 활시위는 바로 당신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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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2006-03-22 01:55:12
첫 눈에 반 하는 사랑 그것 참 좋은 것이지요.
허나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됩니까? 혹시 이박사님은 해?보셨는지요?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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