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21일 오전 9시 30분 검찰에 출두한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두는 네번째지만, 서울중앙지검에서의 조사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 포토라인 혹은 삼성동 사저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뇌물수수, 제3자뇌물수수, 공무상 비밀누설 및 강요미수 등 모두 13가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검사)은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 중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연관된 대기업 뇌물수수 혐의와 인사권 남용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 중 이번 소환조사에서 검찰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수수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혐의를 모두 부인할 경우 구속수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옮긴 날 전 청와대 대변인 민경욱 의원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도 "모든 결과에 대한 것은 내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혐의가 중형이 불가피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그동안의 전면적 혐의 부인 발언 "엮었다", "기획된 것이다" 등의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된다.
진퇴양난, 딜레마에 빠진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팀이 어떤 묘수를 찾아낼지 대한민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아침이다.
그동안의 수사과정을 살펴보자. 검찰 1기 특수본은 지난해 11월까지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며 박 전 대통령의 8개 혐의를 포착했다. 대부분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기업들과 연관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다. 대통령의 강요로 대기업들이 재단에 총 774억원을 출연했다는 것.
이후 특별검사팀은 수사 개시일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하며 삼성 출연금의 대가성을 파헤쳤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영진 5인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33여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정한 청탁이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한 지원여부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다만, 특검이 공범으로 지목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다시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의 출연에도 대가성이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첫 대상은 SK였다. 특수본은 지난 16일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고위 경영진 3인을 소환한 데 이어 18일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펼쳤다.
검찰은 SK의 재단 출연금이 지난 2015년 8월 최 회장의 광복절 특사에 대한 대가가 아닌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이 조사하고자 하는 부분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두 재단의 실질적인 공동운영자였다는 의혹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KD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최순실 개명 후)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 역시 사실상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두 재단을 공동운영했다고 결론내렸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부인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 역시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8인과 순차 공모해 9500여명에 달하는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토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김상률 전 청와대 교문수석,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공모해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등 문체부 인사의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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