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전사자 발생..위기감속 미군 전방캠프
(바그다드남쪽150km이라크중부사막=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간밤 교전 중에 또 한 명의 병사가 희생됐다. 여단 내에서 벌써 세번째다"
31일 오후(현지시간) 기자가 속한 미 육군 제101공중강습사단(AAD) 제1전투여단(BCT)이 배치된 이라크 중부 안 나자프 인근 베이스캠프내 지휘부 막사에서 병력 지휘관인 드웨인 갬블 중령은 선임장교들을 불러모아 놓고 거친 목소리로 이렇게 경고했다.
이날 새벽 교전상황은 안 나자프 북서쪽 도로로 정찰을 나간 일부 병력이 이라크 병력과 맞닥뜨리면서 일어났다고 마크 호튼 대위는 설명했다. 호튼 대위는 임시 막사 안에서 쉴새없이 들려오는 라디오 무전에 '로저, 로저'라고 응답하면서 "정신을 놓았다간 이런 일이 또 생길 지 모른다. 아직 본격적인 진격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자꾸 전사자가 나오면 병사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와 동행하고 있는 스위프트 대위의 설명으로는 이라크 병력이 도로 변에서 매복하고 있다 기습공격을 가했다고 한다. 전사자는 종류를 알 수 없는 개인용 화기에 맞았는데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한다. 주변에 있던 다른 정찰차량들이 즉각 가세헤 M240, MK-19 같은 중화기로 응사했고 현장에서 이라크 병사 10여명을 붙잡아 현재 여단내 모처의 수용시설에 수감, 신문을 하고 있다고 스위프트 대위는 전했다.
교전에서 이라크쪽 병사 몇 명이 사망했는지, 이라크 병력이 공화국 수비대인지 아니면 다른 병력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기자가 속한 병력이 이 곳 전술공격지역으로 이동해온 뒤 처음 듣는 전사자 발생 소식이지만 병사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한 편이었다. C.메이어 하사는 "어차피 전쟁터에 오지 않았느냐"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희뿌연 모래 먼지 속에서 다른 병사들은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각자 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번 원정의 주력군 중 하나로 꼽히는 101공중강습사단 휘하 병사들은 아마도 어느 정도 위험을 각오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벤 수퍼 상병은 "열흘 전 캠프 펜실베이니아에 있을 때 막사내 수류탄 투척 테러로 대위 1명이 희생됐지만 그 때는 어디까지나 내부 사건이었다. 이번은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자신들도 상황에 따라 같은 운명에 처할 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경을 담은 듯한 답이었다.
붙잡힌 이라크 군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느냐, 그들을 직접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휘부 막사 안의 호튼 대위는 "지금은 신문 중이라 아마도 보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라크 포로들이 여러가지 다른 군복을 입고 있고 일부는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전쟁터에 온 느낌은 훨씬 배가됐다. 이 곳 병력은 대대 채플린(군목)이 주관해 전사자의 장례를 곧 치른다고 한다.
단 이들이 적군인 이라크 병사나 민간인들의 사망에 거의 관심이 없다는 점이 다소 놀랍게 느껴진다. 한 장교는 이라크 병사들이 많이 사망했느냐는 질문에 성의없게 "아마 그럴 것"이라고만 답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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