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진한 헌법학자의 독백>
순진하게 믿었다
헌법의 이성이 살아있다고
민심의 격정을 이겨낸다고
그 믿음이 무너진 날
위안을 얻고자 논리를 찾아
결정문을 읽고 또 읽는다
눈먼 재판!
촛불의 함성에 귀를 열고
헌법의 법리에 눈을 닫은
사실인정은 추정으로 채워지고
위헌논증은 참으로 쉽구나
니 죄를 니가 알렷다고 다그치네
차라리 정치적 무능으로
죄를 물었다면
고개나마 끄덕일걸
법률의 위헌은 대의자의 의사를 깨는 것이고
대통령 파면은 주권자의 의사를 깨는 것인데
이토록 쉬운 일인지 미처 몰랐네
재판의 권위는 설득에서 나오건만
권한이 있다고 지멋대로 휘두르니
날센 칼날 자신의 심장을 찌르네
민주의 이름으로 민주가 쓰러지고
헌법의 이름으로 헌법이 무너지니
혼돈이 질서를 비웃네
광장민주주의가 승리하고
입헌민주주의가 패배하니
정치가 헌법을 비웃네
다시는 헌법을 안다고 나불대지 않으리
잔인하구나
광장의 민주여!
(글 출처: 손범규 변호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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